지난 14일(현지 시각), 독일의 컴퓨터 전문 포럼 '컴퓨터베이스'에 "온라인 거래 사이트 이베이(eBay)에 가짜 지포스가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바로가기)
컴퓨터베이스는 지난 7월 자체적으로 '가짜 구별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베이에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게 책정된 지포스(Geforce) GTX 1060 3GB 8개를 구매,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각종 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컴퓨터베이스가 잡은 GTX 1060 3GB의 시세는 200유로(약 26만 원) 대. 당시 이들이 구매한 물건의 가격은 최저 54유로에서 최대 80유로로 우리 돈으로 7만 원에서 10만 4천 원 선이다. (금일 환율 기준)
수일 뒤, 컴퓨터베이스 직원들은 정품 박스가 아닌 정체 불명의 박스를 받았다. 이들은 그래픽카드를 뜯어보기도 전에 물건이 가짜임을 직감했다. 조립이 지나치게 엉성했던 것. 가짜 물건은 지포스 시리즈의 제조사 엔디비아(NVIDIA) 물건이 아닌 VGA 비디오 출력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SLI 커넥터 또한 올바르게 연결되지 않았다.
또 기기 안에는 지포스 GTX 450용 페르미(Fermi) 칩셋이 삽입되어 있었다. 페르미는 2010년도에 쓰이던 칩셋으로 최근 기종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컴퓨터베이스 측은 이후 가짜 그래픽카드를 PC에 삽입한 뒤 분석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그 결과, 정상 기기라면 10,000점을 넘겨야 하는 '3DMark'의 FireStrike 점수가 1,600점을 기록했다. 최근 그래픽카드의 출력을 분석하는 프로그램 'GPU-Z'는 해당 불량 그래픽카드를 '가짜'(FAKE)라고 표시하도록 수정했다.
이에 따라 컴퓨터베이스 측은 구매한 그래픽카드 8개가 모두 가짜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8건의 물건을 올린 이는 모두 중국인 리셀러였다. 컴퓨터베이스는 중국인 리셀러에게 사정 설명을 한 뒤, 환불 요청을 보냈지만 이후 돌아온 대답은 "물건이 가짜일 리 없다"는 환불 거절.
컴퓨터베이스 말고 다른 구매자들이 "물건이 사기"라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자 리셀러 측은 반품을 수락했다. 하지만 전자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과 이베이 방침 상 반품 배송 관련된 비용은 컴퓨터베이스가 부담해야 했다. 컴퓨터베이스는 반품 과정까지 전부 끝난 최근에야 이번 글을 올린 것이다.
컴퓨터베이스는 "여전히 이베이에 가짜 부품을 넣어 조립한 그래픽카드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컴퓨터베이스는 해당 소식 말미에 "이베이에서 부품을 구매할 땐 제품 데이터와 사진이 위조되었는지 확인해볼 것"이라며 가짜 그래픽카드 구별 방법을 밝혔다.
그밖에도 구매자 입장에서 보통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형성된 상품을 거르면 가짜 부품을 어느 정도는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게이머라면 사기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픽카드 해외 직구를 노리는 게이머에게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