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인 게임을 소개하는 행사 아웃 오브 인덱스가 오늘(20일), 불광역에 위치한 서울 혁신파크에서 열렸다. 행사에 출품된 작품 중 유일한 VR 게임인 <카펫 크롤러 co-op>은 2명의 플레이어가 부모와 아이로 역할을 나눠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다양한 물건으로 어질러진 카펫 위에서 뭐든지 만지고 입에 넣어보는 아기와 이를 말리는 부모는 어떤 생각을 할까? <카펫 크롤러 co-op>을 기자가 체험해본 뒤 그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볼 수 있었다. /디스이즈게임 유일환 기자
<카펫 크롤러 co-op>에서 아이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VR 장비를 끼고 바닥을 기어 다니며 물건을 만지거나 던지면서 돌아다니고, 부모는 모니터를 통해 아이를 보면서 아이의 행동을 독려하거나 막아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모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화면 우측 상단에 나오는 단어만 말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단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게임 플레이와 관련이 없고, 단어를 말할 때 나오는 억양으로 아이에게 위험을 알리거나 이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이로운지 해로운지는 화면 좌측 상단에 있는 4개의 게이지(행복, 배고픔, 고통, 분노)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아이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VR 장비를 끼고 카펫 위를 탐험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HMD를 장착하는 순간, PC 모니터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던 물건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모양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물건에 대한 학습이 안된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아이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는 눈앞에 있는 물건이 어떤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부모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의 말만 듣고 그 물건이 위험한지 아닌지를 판단해 움직여야 한다.
<카펫 크롤러 co-op>은 개발자가 아이를 기르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개발자는 “아기가 아직 언어가 미숙하기 때문에 부모는 아기와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라며 게임을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플레이해보니 부모 역할을 할 땐 이곳 저곳 헤집고 다니면서 즐거워 하는 아기가 원망스럽지만, 반대로 아기 역할을 할 땐 눈앞에 있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충만해져 물건만 보이면 기어가기 바빠 부모 플레이어의 절규(?)를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아직 결혼도 안한 기자지만, 아기를 돌보는 부모가 느끼는 감정과 동시에 아기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게임은 행사장을 찾지 못해도 아래 링크를 통해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다만,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선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같은 VR 장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