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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 이벤트에 ‘올림픽’ 문구 못 쓴다

공식 후원사만 사용 가능, 우회적 문구는 사용가능

현남일(깨쓰통) 2008-08-06 14:43:20

8일 개막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게임사들이 준비한 올림픽 관련 이벤트들이 잇따라 수정되고 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경우 올림픽’으로 직접적인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의 마케팅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대한올림픽위원회의 공식 후원사가 아닌 경우 베이징 올림픽 내지는 올림픽을 연상시키는 어떠한 단어도 상업적 홍보나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원칙적으로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세계의 축제 같은 문구도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일부 게임사들이 이벤트에 올림픽 관련 문구를 사용했다가 뒤늦게 수정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은 아직도 관련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계속 사용하고 있어 우려된다.

 

 

일부 게임사들, 올림픽 문구 계속 사용

 

예당 온라인은 지난 731 <오디션> <프리스톤테일2>에서 북경 올림픽 승리기원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규정에 어긋나는 문제가 불거지자 서둘러 올림픽 문구가 들어간 이벤트 이미지를 교체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벤트 페이지에서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문구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문제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윈디소프트도 ‘<겟앰프드>와 함께하는 올림픽 응원 대작전 이벤트를 87일부터 진행한다고 7월31일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지금까지 관련 문구는 수정되지 않고 있다. CCR은 지난 5 자사를 포함, 올림픽 이벤트를 진행하는 타사의 사례까지 모아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에 맞춰 게임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려는 취지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올림픽이라는 문구가 IOC의 자산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데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 사업단의 관계자는 올림픽이라는 문구는 IOC의 자산으로, 어떠한 방식의 상업적인 홍보나 마케팅 수단으로도 무단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를 어긴다면 1차적으로 공문을 보내 시정 요청을 하며, 최종적으로는 법적 소송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디션> 공식 홈페이지 이벤트 안내에서는 여전히 '베이징 올림픽' 문구가 들어있다.

 

 

대표팀 응원 같은 우회적인 문구는 사용가능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문구 사용 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올림픽 관련 이벤트는 가급적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퍼블리셔의 관계자는 “법무팀에서는 마케팅이나 홍보에 올림픽 관련 이벤트를 아예 기획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은 올림픽 시즌에 맞춰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일까? 대표팀이나 태극전사’ 같이 올림픽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지 않는 단어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림픽 이벤트를 수정한 게임사들도 대부분 우회적인 문구로 교체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을 후원하는 <마구마구> 퍼블리셔 CJ인터넷은 올림픽을 연상시키지 않는 대한민국 야구팀 선수들과 마구마구가 함께 뜁니다를 이벤트 문구로 사용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붉은악마’를 후원했던 SK텔레콤이 월드컵 공식 후원사였던 KTF보다 홍보나 마케팅에서 더 많은 효과를 봤던 전례가 있다. 온라인 게임사들도 무작정 올림픽 이라는 이름에 매달리지 말고 아이디어를 모아서 이벤트를 진행하면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올림픽 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조항.

 

<마구마구>는 직접적으로 올림픽이 아닌 '대한민국 야구팀'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