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와 블루홀 스튜디오 핵심 구성원 사이의 ‘리니지3 기술유출 공방’이 민사 소송까지 번진 가운데, NHN이 블루홀과 <프로젝트 S1>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엔씨소프트는 계약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NHN은 13일 블루홀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S1>의 국내 판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S1>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엔씨는 지난 7일 이들을 상대로 65억 원에 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갖고 있는 <리니지3> 관련 기술을 파기하라고 주장해 갈등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NHN이 퍼블리싱 사실을 발표하자 강한 유감의 입장 표명을 하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NHN과 블루홀의 계약이 발표된 13일 엔씨소프트 홍보실의
NHN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NHN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와 블루홀 스튜디오는 이미 형사소송 관계에 있었고, 그 사이에 잠재되어 있는 문제들도 퍼블리싱 협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다. 블루홀 스튜디오 역시 할말이 많지만 마땅한 창구가 없어 언론에는 노출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 때문에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NHN이 블루홀 스튜디오를 대신해 엔씨소프트와 ‘갈등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 S1>의 국내 퍼블리싱 파트너로 NHN이 유력하다는 기사가 나오자, 엔씨소프트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 NHN은 민사소송이 제기된 후 일주일 만에 <프로젝트 S1>의 퍼블리싱 계약을 발표했다”며 시기상의 민감성을 지목했다.
당장 NHN과 엔씨소프트가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NHN 홍보팀 관계자는 “블루홀 스튜디오도 자체적으로 법무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홍보팀도 곧 세팅될 것으로 알고 있다. NHN이 관여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루홀 스튜디오의 김효섭 전략팀장 역시 “아직 소장을 받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충분한 법무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와 블루홀스튜디오가 해결할 문제라는 것이다.
만일의 경우 블루홀 스튜디오가 민형사 소송에서 불리한 결과를 얻는다고 해도 NHN으로서는 국내 퍼블리싱 계약만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
한 게임업체 퍼블리싱 담당자는 “통상 퍼블리싱 계약에는 ‘개발사에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손해를 보상’하는 조항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NHN이 해외 서비스까지 맡은 것도 아니고, 국내 퍼블리싱 계약만 맺은 상태다. 만약 블루홀 스튜디오가 소송에 지더라도 NHN은 계약금을 회수하면 그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괜한 딴지를 건다는 얘기도 있고,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리니지3>의 핵심기술이나 개념을 쓰지 않았다는 증명도 아직 되지 않았다. 어떤 얘기가 맞는지는 향후 소송 진행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NHN이 좋지 않은 타이밍에 논란의 중심에 뛰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민형사 소송의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어느 쪽의 주장이 맞고,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임업계 사상 초유의 '기술유출 논란'으로 법정에서 맞서게 된 엔씨소프트와 블루홀스튜디오, 그리고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프로젝트 S1>의 국내 서비스를 담당할 NHN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