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에픽세븐>이 신규 출시한 한정 캐릭터 ‘루나’ 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에픽세븐>은 루나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업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동시에 주요 커뮤니티는 1주일 넘게 정상적인 주제의 이야기가 힘들 정도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게임사를 향한 유저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유저들 사이에 논쟁도 심화되었다. 기어이 일부 유저는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민원 제기를 했으며, 일각에서는 ‘불매’나 ‘무과금 운동’까지 거론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하다. 대체 <에픽세븐>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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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단 - 한정 캐릭터 ‘루나’ 출시
지난 10월 30일, <에픽세븐>은 매주 진행하는 정기 업데이트에서 신규 캐릭터인 ‘루나’를 출시했다. 용족 여성 전사라는 콘셉트를 가진 루나는 공개 직후부터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동시에 2주간의 ‘기간 한정’ 소환 캐릭터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물론 <에픽세븐>을 포함해 대부분의 수집형 RPG에서 신규 한정 캐릭터가 출시되면, 이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다. 어찌 보면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루나는 <에픽세븐> ‘최초의 한정 캐릭터’다. 동시에 <에픽세븐>은 특정 캐릭터를 뽑는 데 필요한 최대 과금한도가 없는 게임이다. 이런 점이 겹치면서 루나는 출시와 함께 유달리 논란이 심하게 벌어졌다. 캐릭터를 뽑은 유저와 그렇지 못한 유저간의 논쟁은 기본이고, 아무래도 처음이기 때문에 ‘<에픽세븐>에 한정 캐릭터를 출시하는 게 옳으냐’를 두고 게임사를 원망하고 비판하는 목소리 또한 그 어느 신캐릭터가 출시될 때보다 높았다.
# 전개 - 일부 유저들의 게임물등급위원회 민원 접수
사실 여기까지는 좋게보자면 그냥 수집형 RPG에 의례 있는 ‘한정 캐릭터가 처음 출시되면 발생하는 성장통’ 내지는 ‘커뮤니티 내의 논란’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엉뚱한 곳에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에픽세븐>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2세 이용가’ 게임이다. 그런데 루나를 뽑지 못한 유저들 중 일부가, 루나의 일러스트가 도저히 12세 이용가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선정성을 가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불만을 품은 유저 중에는 실제로 게임물등급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민원을 넣었다며, 이를 인증하는 사례까지 나오기에 이른다.
현재 국내법상 12세 이용가 모바일 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진행해도 된다. 하지만 민원 제기로 인해 <에픽세븐>의 등급이 차후 18세 이용가로 변경된다면, 당장 학생부터 시작해 수많은 유저들이 게임 이용에 불편을 겪게 된다. 혹은 루나에 그치지 않고 게임 내 모든 여성 캐릭터들의 일러스트와 연출에 손질이 가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민원 제기가 옳으냐, 그렇지 않느냐를 두고 또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이 이슈는 커뮤니티에 참가하지 않고, 평온하게(?)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조차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더 화제성이 커졌다.
# 절정 - 예고 없는 일러스트 변경. 그리고 또 다른 논란을 낳은 해명
이에 대해 <에픽세븐>의 한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은 후에 내부에서 노출도 관련해서 다시 체크해본 결과 루나의 최초 일러스트가 지금 게임의 연령대와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서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고 해명했다.
한편 일러스트의 변경 관련해서, 게임사가 이런 식으로 등급에 맞지 않는 일러스트를 출시한 다음, 논란이 일어나면 뒤늦게 수정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등급에 맞지 않는 일러스트를 출시하는 것 자체가 게임사 내부에서 이에 대한 규정 준수 및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게임사들에 의해 이런 사례가 계속 누적된다면 모바일 게임 업계의 '자율규제' 기조 자체에도 추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