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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 유저의 호기심이 IP 침해까지… '디아블로 4' 도메인 점유 해프닝

블리자드, playdiablo4.com 점유한 유저에게 삭제 요청… 해당 유저 "블리자드 잘못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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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18-11-26 15:09:26

블리자드가 블리즈컨 이후 공식적으로 "현재 여러 팀이 예고되지 않은 <디아블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한 레딧 유저가 '디아블로 4'를 사용한 도메인을 올렸다가 블리자드와 마찰을 빚었다.

 

지난 11월 21일, <패스 오브 엑자일> 레딧에 'Zeiin'이 올린​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앞선 9월, 'Zeiin'는 'playdiablo4.com'이라는 도메인을 구매했다. 이후 그는 이 도메인을 <패스 오브 엑자일> 공식 홈페이지(pathofexile.com)로 리다이렉트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2013년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온라인 RPG로 <디아블로> 팬들이 <디아블로 2> 모드를 만들다가 아예 새롭게 내놓은 게임이다.​ Zeiin은 레딧 스레드를 통해 이러한 행동이 농담이나 밈(meme)으로 쓰이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지난주, Zeiin은 익명의 유저로부터 적당한 가격에 'playdiablo4.com'을 팔 의향이 있는지에 관한 이메일을 받았다. 여기에 Zeiin은 "그럴지도 몰라"(I might)라고 답변했다. 답장을 보낸 시점으로부터 3시간 뒤, Zeiin은 블리자드 측 변호사로부터 <디아블로> IP에 대한 사이버스쿼팅과 상표권 침해 행위를 저질렀다는 연락을 받았다. 블리자드 측 변호사는 Zeiin에게 "playdiablo4.com에​ <패스 오브 엑자일> 공식 홈페이지 리다이렉션을 내린 뒤, 도메인을 블리자드에게 넘길 것"을 요구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 플레이 화면

사이버스쿼팅 (cybersquatting, 도메인 사냥): 기업, 단체, 브랜드와 무관한 이가 기업, 단체, 브랜드의 이름을 사용한 도메인을 등록해 점유하는 행위. 주로 도메인이 필요한 기업, 개인에게 고가에 도메인을 팔기 위해 '사이버스쿼팅'을 한다. 

 

'낚시'나 농담을 위해 사이버스쿼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2015년 6월 '하프라이프 3' 발매를 원하는 한 유저가 valve.software라는 낚시 사이트를 만든 뒤 가상의 '하프라이프 3'의 티저 이미지를 올린 적 있다.

 

블리자드 변호사의 연락을 받은 이후, Zeiin은 도메인에 <패스 오브 엑자일> 리다이렉트를 해제한 대신, 구글 이미지에 '폰'(phone)을 검색한 결과를 리다이렉트했다. 해당 조치가 밝혀지고 나자, 레딧 상에는 "농담에 법률 대응이라니 심하다"라며 블리자드의 대처를 비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레딧 스레드에 블리자드에 대한 욕설까지 올라오자 Zeiin​은 스레드에 수정(Edit​) 문구를 달았다. Zeiin은 수정 문구를 통해 자신이 "블리자드에 대한 악의가 없으며 (중략) 이번 일은 블리자드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블리자드를 공격하지 말아달라. 블리자드의 대응은 표준 절차다. 블리자드도 이게 농담인 걸 알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삭제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Zeiin의 스레드가 올라온 <패스 오브 엑자일> 스레드의 커뮤니티 매니저도 "제발 타인을 공격하지 마라. 이 스레드는 잠그지 않겠지만, 화면 반대편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한편, Zeiin은 스레드에 "playdiablo4.com​ 도메인을 '디아블로 4'와 관련해 사용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무료로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Blizzard’s Lawyers asked me to take down the playdiablo4.com redirect. from r/pathofex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