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컨벤션 2008 막을 내리다
독일 라이프치히를 뜨겁게 달군 게임 컨벤션(GC) 2008이 현지시각으로 지난 24일 저녁, 5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유럽 최대의 게임쇼’라는 수식어 그대로 수많은 게임 업체가 부스를 차렸고, (전세계 32개국 540여 개 이상의 업체) 또한 수많은 관람객이 찾아서 성황을 이뤘습니다. 올해는 최초로 2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죠.
(현지시간으로 24일 라이프치히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깨쓰통: 이제 프랑크푸르트에서 비행기만 타면 독일도 안녕이네요. 정말 폭풍과도 같았던 7박8일 해외출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 맥주 맛이 끝내주네요.. 역시 독일은 맥주가 최고라더니. 가격도 싸고. 크으~ (>_<)
다크지니: 정말 힘든 출장이었지? 그나마 7박8일로 왔으니 망정이지, 만약 5~6일 일정으로 왔으면 정말 맥주 한 병 마실 시간도 없이 힘들었을 거다. 좌우지간 어땠어? 이번에 GC 취재한 느낌부터 말해보자.
깨쓰통: 저야 뭐 독일은 첫 경험이었던 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정말 신기하고 배운 점도 많았고, 또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이승엽 홈런과 야구팀 올림픽 우승을 라이브로 보지 못했다는 것인데요…. 아, 생각해보니까 정말 눈물이… 엉엉엉(ㅠㅠ)
다크지니: (-_-;)
꺠쓰통: 아, 그리고 독일 온 주제에 맥주를 제대로 못 마셔 본 게 아쉽네요. 맥주만 해도 지금 마시고 있는 것 포함해서 고작 병 맥주 3병이 전부이고…. 헉, 그러고 보니 독일 생맥주도 먹지 못했네 (;ㅅ;) 그리고 소시지는 반찬으로 나온 거 먹은 게 전부….
다크지니: (-_-) 그게 지금 비싼 돈 들여 이 먼 유럽까지 취재를 하러 온 기자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느냐?! (물론 맥주와 소세지는 충분히 섭취? 했습니다. -다크지니 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를 정리하던 모습. ‘라임맛’ 맥주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ㅅ’)
깨쓰통; 뭐 농담이고, 아무튼 소위 말하는 ‘세계적 게임쇼’는 대부분 가봤지만, 정말 이곳과 같은 ‘관람객을 위한 게임쇼’는 처음 봐서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유저들로 하여금 강제로 게임을 하게 하는 이벤트도 진행하지 않을 정도로 운영도 좋았고, 또한 대부분의 시연대가 ‘앉아서’ 편하게 즐길 수 있었으며, 다양한 신작들을 직접 플레이 해볼 수도 있었다는 것도 좋았고 말이죠. 선배는 어땠나요?
다크지니: 2005년과 2006년 이후 세 번째로 오는 GC인데, 정말 매번 올 때마다 후회 한 적이 한 번도 없어. 유럽 게임 시장의 동향을 살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고, 특히 이번에는 그 동안 참여 못했던 GCDC(게임컨벤션 개발자 컨퍼런스)에도 참여해서 참 좋았다.
꺠쓰통: 취재하기에도 정말 편했어요. 뭐랄까, 만나는 사람들마다 굉장히 친절했고, 개발자들 또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되도 안 되는 영어에도 싫어하는 기색 없이 친절하게 답변을 잘 해주더라고요.
다크지니: 그리고 난 한국 온라인 게임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는 게 눈에 보여서 정말 좋았다. 2005년에 왔을 때는 정말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워해머> 정도만 있었거든? 그런데 올해는 아예 단독부스를 차린 엔씨소프트부터 시작해서 <팡야> <건바운드> <온에어 온라인> 등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국산 온라인 게임들이 많이 나왔으니까 말이야.
깨쓰통: 국산 게임 하니까 조금 아쉽네요. 이번에 GC 2008은 정말 음악 게임들이 초강세였는데…
다크지니: 왜, <DJ MAX 포터블> 이라도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고?
깨쓰통: 네, 그런 국산 게임이 하나라도 나왔으면 정말 인기 많이 끌었을 것 같았는데 아쉬웠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요.
단독부스를 차린 엔씨소프트. <아이온>을 중심으로 출전했다.
유럽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다양한 국산 게임들이 출품됐다.
이번 GC 2008의 트렌드 중 하나는 역시나 ‘음악 게임’, 플랫폼 불문하고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음악 게임들이 관람객들의 많은 인기를 얻었다.
■ 민박집의 친절에 감탄하다
다크지니: 난 GC도 GC지만 이번 출장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우리가 일주일간 머무른 민박집을 꼽겠어.(다크지니와 깨쓰통은 이번 출장 동안 라이프치히 시내의 한국인 교회 집사님 댁에서 신세를 졌습니다.)
깨쓰통: 네, 정말이지 다시 해외 출장 간다고 하면 호텔이 아니라 민박집을 먼저 고려하고 싶어질 정도로 정말 좋았습니다. 일례로 보통 해외 출장 오면 음식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는데, 저희는 정말 민박집 아주머님 덕분에 밥 걱정은 한 번도 안 했던 것 같아요. 설마 독일에 와서 김치찌개를 먹을 줄이야….
다크지니: 또한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셨잖아? 난 정말 우리가 일하러 간다니까 김밥 싸주신다는 이야기 듣고 울컥했다. 뭐라고 할까… 따뜻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깨쓰통: 민박집에서 느낀 독일의 가정은 참, ‘가정적’ 이었던 것 같아요. 일례로 식사 할 때마다 주변의 이웃들을 자주 초대하는 것 같고, 또한 보통 한 끼 식사 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걸릴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데요? 오히려 TV보다 식사 할 때 집안 사람들이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 같더라고요.
다크지니: 나도 한국.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서울에서 느끼기 힘든 ‘사람 향기’를 많이 맡고 온 느낌이다. 아무튼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어. 보통 해외 출장 가면 인터넷 때문에 고생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런 거의 없었고 말이야.
깨쓰통: 역시나 ‘가정집’ 고속 인터넷망답게 끊김도 거의 없었고 일 하기엔 편했죠. 그런데 ISDN 급의 인터넷 속도는 조금 아쉬웠어요. 독일인데 뭘 더 바라냐… 하실지 모르지만, 덕분에 올림픽 야구 동영상 중계가 프레임 단위로 끊겨서 볼 수가 없었던…. 엉엉(ㅠㅠ)
다크지니: 그만! 야구 타령 좀 그만 못 해?! (물로 나도 금메달 따서 기쁘지만... ^^;)
민박집에서 창문을 열면 이렇게 작은 강이 펼쳐졌다.
전형적인 유럽의 동네라는 느낌? 저녁 노을이 아름다워서 한 컷 찍었다.
■ GC를 보니 아쉬운 지스타
깨쓰통: 참 이번에 GC를 보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많이 부럽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지스타도 잘만 하면 이 정도 행사로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좀 식상한 멘트긴 하지만, 정말 지스타 관계자 여러분들. 좀 많이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
다크지니: 물론 지스타에 비하면 세계적인 행사임에 틀림 없으니까 많이 배워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 하지만 난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지스타를 “GC좀 보고 따라 해라 쯧쯧” 이러면서 비판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깨쓰통: 아무래도 독일과 한국은 다르니까요?
다크지니: 그래. 너도 이번에 행사를 보면 알았을 테지만, GC는 어디까지나 체험하기 쉬운 ‘콘솔 게임’이 주가 되는 행사야. 하지만 우리나라 지스타는 ‘온라인 게임’이 주축이잖아? 과연 온라인 게임을 과연 ‘행사장 바닥에 앉아서’ 관람객들이 편하게 시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온라인 게임이 주축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세계적인 대형 업체가 (아직은) 참가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잖아?
깨쓰통: 확실히 온라인 게임이 많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세계적 기준으로 보면 콘솔 게임에 비해 밀리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디까지나 콘솔·패키지 게임 기반인 GC를 무작정 따라 하는 건 확실하게 좀 힘들겠네요.
다크지니: 그래, 물론 행사 진행 전반에 걸쳐선 배울 점이 많아. 그런 면은 충분히 벤치마킹하고 배워야겠지만, 무조건 지스타를 ‘왜 GC 만큼 못하냐’ 라고 힐난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지스타 만의 개성과 특징, 뛰어난 점을 개발하려고 노력해야지.
깨쓰통: 음… 예를 들어 지스타의 상징인 ‘부스모델’을 아예 전세계적인 퀄리티로 끌어 올리고, 또한 차이나조이에 뒤지지 않는 양으로 승부한다는 식으로… 으음. (농담입니다)
다크지니: 아, 부스 모델 하니까 생각났다. 이번에 결국 그 기사 못썼네?
깨쓰통: 헉, 그러고 보니 ‘부스모델 모음’기사 못 썼네요. 아니, 정말 행사장 내에서 한가롭게 다니는 부스모델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완전히 잊고 있었네요.(=_=), 이거 TIG 창간 이래 처음 있는 일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