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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몰입을 위한 게임 속 비주얼 스토리텔링

[ICON 2008 강연] 前 엔씨 배경 디자이너 김나영

태무 2008-09-04 22:28:05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주얼 랭귀지입니다. 이는 개발부터 유저가 즐길 때까지의 공통 언어이며, 이를 통해 유저들은 몰입감을 느끼게 됩니다.”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콘텐츠개발자 컨퍼런스(ICON 2008)에서 전(前) 엔씨소프트의 배경디자이너 김나영 씨(오른쪽 사진)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에 대해 위와 같이 언급했다.

 

그녀는 “MMORPG에서 스토리텔링이란 가상 세계 속 모험담이며, 디지털 서사론(new poetics)이다”고 말했다. 디지털 서사론이란 연극과 영화에서 많이 등장 한 플롯(Plot), 캐릭터(Character), 테마(Theme), 딕션(Diction), 뮤직(Music)이 아닌 인터랙티비티(Interactivity), 즉 쌍방향성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과거 연극에서는 플롯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캐릭터나 스펙터클(배경, 이미지, 특수효과 등)이 중요하며, 이를 통한 몰입(Immersion)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위의 표와 같이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선택할 때 분위기나 스토리 같은 비주얼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김나영 씨는 스펙터클(Spectacle)과 이머젼(Immersion)을 일으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무대 연출 기법을 예로 들었다. 아래 그림들은 무대 연출이 잘 된 그림들이다. 그녀는 청중들에게 아래의 그림을 보고 어떠한 세계가 연상되는지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그림을 통해서는 중세 아랍의 어느 강력한 왕국이 연상 되고, 두 번째 그림을 통해서는 버섯 포자가 머릿속에 그려진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이처럼 “일러스트 한 장을 보더라도 그 배경이나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좋은 스토리텔링의 예시”라고 말했다.

 

다음 그림은 배경 속에 위치하고 있는 오브젝트들을 보여주고 있다.

 

 

김나영 씨는 “위 그림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휴지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게임은 사방에서 유저들이 접근을 하기 때문에 그러한 동선들을 모두 이해하고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영화에서 엑스트라가 중요한 것처럼 게임에서는 사소한 물건 하나하나의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 개발자들 역시 이러한 오브젝트 연출에 많은 고민을 한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씨는 위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캐릭터와 배경 오브젝트의 조화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오크 종족의 마을은 ‘토속적이고 묵직하게’ 그렸고, 엘프 마을은 ‘섬세하고 여성스럽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또, 다크엘프 마을은 ‘어둠의 자식들이 사는 곳처럼’ 표현하고 휴먼 마을은 ‘친근한 중세 마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처럼 배경과 오브젝트, 캐릭터가 하나가 되어야지 사람들이 몰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다시 한번 자연스러운 무대 연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녀는 무대 연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특수효과와 사운드라고 강조했다. 이런 요소들은 몰입감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효과(effect)와 빛(light)을 통해 동적인 분위기 형성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김나영 씨는 효과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유저들이 배경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효과가 많기 때문이다. 작은 횃불 하나에도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이런 점을 잘 활용했고,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카메라 연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유저의 감정과 몰입감 연출을 위한 방법으로 ‘게임 컨트롤을 방해하지 않는 영화와 같은 카메라 연출 기법 도입’, ‘캐릭터 중심의 동선에 따른 화면 연출’, 그리고 ‘레벨디자인을 통한 비주얼적 몰입구도 연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실제로 게임 속에서 이루어지는 카메라 연출 기법들이다.

 


어깨 너머 화면. 공간감 인지가 가능하다.

 


버즈아이. 유저가 영웅이 된 듯한 느낌 연출.

 


와이드샷. 유저와 캐릭터 사이의 동질감이 떨어진다.

 

김나영 씨는 이밖에도 유저간 대화를 나누는 씬에 자주 이용되는 ‘롱 샷’, 드라마적인 상황과 감정적인 대응시 사용하는 ‘미디움 샷’, 그리고 캐릭터와 감정적으로 연결시켜주는 ‘크로즈업’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게임 비주얼 스토리텔링이 잘 적용되기 위해서 “1차 텍스처링과 2차 모델링 및 텍스처링이 잘 이루어져야, 마지막으로 3차에서 라이팅 및 이펙트를 통해 전체적인 분위기나 배경, 캐릭터가 기획대로 이루어진다”며 1, 2차 텍스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기획자의 ‘영감을 주는 기획’을 통한 컨셉 아티스트의 ‘스토리가 보이는 컨셉’ 연출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들간에 정확한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마지막 제작 과정인 ‘분위기 연출’이 안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제작 과정에서의 올바른 의사 전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