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북미와 유럽의 지사 및 자회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엔씨 웨스트’(NC West, 가칭)를 설립한다.
엔씨소프트는 10일 북미와 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통합 조직 ‘엔씨 웨스트’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엔씨 웨스트는 서울 본사의 100% 자회사로 엔씨 인터랙티브, 엔씨 유럽, 엔씨 오스틴, 아레나넷 등을 하나의 조직으로 아우르는 서양권 전진기지다.
연말 이전에 설립될 엔씨 웨스트의 이름은 임시로 정해진 것이며, 가까운 시일 내로 정식 이름과 신설 법인의 조직구조가 발표될 예정이다.
■ 아레나넷 설립자들, 최전방에 투입
아레나넷의 설립자인 제프 스트레인 대표는 엔씨 웨스트의 개발부문 부사장을 맡게 되며, 또 한 명의 공동 설립자인 패트릭 와이엇은 엔씨 웨스트의 CTO와 유럽 총괄 역할을 맡는다.
제프 스트레인은 이전까지 아레나넷의 설립자 겸 대표였으며, <길드워2>의 총괄 프로듀서도 맡고 있었다. 앞으로 제프 스트레인은 북미와 유럽의 모든 개발 프로젝트를 관리, 감독하게 된다. 또한, 서울 본사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의 서양권 버전 개발도 총괄한다. 패트릭 와이엇은 아레나넷의 공동 설립자로 <길드워> 시리즈의 네트워크와 서버 기술 개발을 이끌어왔다.
왼쪽부터 엔씨 웨스트 제프 스트레인 개발 부사장, 정동순 대표, 데이비드 리드 퍼블리싱 부사장.
김택진 대표 직속으로 엔씨 웨스트의 CEO가 될 정동순 엔씨 인터랙티브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으로 아레나넷에서 <길드워> 프랜차이즈의 비즈니스를 맡았으며, 이후 서울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퍼블리싱을 총괄하다가 지난해 말 엔씨 인터랙티브 사장으로 임명됐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우리는 정동순 사장의 리더쉽 아래 여러 자회사들을 하나의 글로벌 조직으로 통합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 엔씨 웨스트는 서양권 MMO 시장에서 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 웨스트의 CEO로 임명된 정동순 사장은 “엔씨는 북미와 유럽의 힘을 하나로 모아서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블록버스터 MMO를 만드는 최상의 개발력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 웨스트의 설립은 효율성의 극대화라는 측면과 조직의 재정비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북미와 유럽에 분산되어 투입된 자금과 인력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엔씨는 지난 6개월 동안 북미의 조직을 돌면서 보완할 점을 준비해왔다.
엔씨는 개발 경쟁력은 있지만 이를 총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역할이 부족했다고 판단, <길드워>를 성공시킨 아레나넷의 제프 스트레인 대표에게 엔씨 웨스트의 개발총괄 부사장을 맡겼다. 퍼블리싱과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Xbox360의 글로벌 런칭을 맡았던 데이비드 리드를 엔씨 웨스트의 퍼블리싱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 엔씨, 게리엇 형제와 결별하나?
엔씨 웨스트 설립 발표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게리엇 형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엔씨는 지난해 말 인터랙티브의 사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게리엇을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및 계획 총괄로 임명한 바 있다.
당시 엔씨는 로버트 게리엇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은 뉘앙스로 발표했지만, 정작 이번 웨스트 설립에서 로버트 게리엇은 배제됐다. 로버트 게리엇과 리차드 게리엇은 현재 휴직 상태로, 모두 이번 웨스트 설립에서는 핵심 직책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리차드 게리엇(오른쪽 사진)과 <타뷸라라사>는 아레나넷 제프 스트레인의 관리, 감독 아래에 놓이게 된다. 때문에 개발경력과 연륜이 많은 리차드 게리엇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계속 엔씨에 남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