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EA의 배틀로얄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가 늘어가는 핵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핵 유저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문제인데다, 핵 판매자까지 나타나 게임을 부실하게 플레이해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타이탄폴> 세계관 기반의 게임으로 지난 5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은 서비스 첫날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정식 발매되지 않은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통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높은 인지도에 힘입은 <에이펙스 레전드>는 서비스 1달 만에 5천만 유저를 돌파하는 등 배틀로얄 장르로써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플레이 유저가 늘어나는 만큼 인기 게임이 겪는 고질적 장애물, '핵' 문제 역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특히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핵 유저 뿐만 아니라, 핵 판매자까지 게임에 나타나 악질적인 홍보로 다른 유저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보통 <에이펙스 레전드> 핵 판매자는 게임을 준비하는 짧은 시간 동안 음성과 문자 채팅을 통해 핵 판매를 광고한다. 그리고 본 게임이 시작되면 잠수하거나 경기에서 아예 나가는 등 게임을 전혀 플레이하지 않는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한 게임에 총 60명의 유저가 참여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러한 핵 판매자들의 홍보 방식 때문에 게임이 시작되면 절반 이상의 유저만 남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 덕분에 <에이펙스 레전드> 특유의 재미인 '숨 가쁜 교전'이 줄어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역시 지루해진다. 또한 게임의 또 다른 강점은 (핑 시스템 등 섬세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통한) 팀 플레이의 재미 또한 급격히 악화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기본적으로 3명의 유저가 한 팀이 되어 경기를 치른다. 만약 핵 판매자와 팀으로 매칭된다면 남은 팀원은 다른 팀보다 불리한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되며 최악의 경우 팀원 없이 혼자 플레이할 수도 있다. 혼자 남은 유저는 남보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게임을 하거나, 아예 전적을 포기하고 경기를 나갈 수 밖에 없다. 만약 이런 유저들이 나가게 된다면 앞서 말한 교전의 재미가 다시 한 번 악화된다.
물론 핵 판매자뿐 아니라 '핵 사용자'로 인한 피해 역시 점차 늘고 있다. FPS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임핵', 상대 유저의 위치를 알려주는 'ESP' 등 불량 유저들의 핵 사용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일반 유저들이 순식간에 학살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핵 유저 정지시키곤 있지만…, 증가 속도 못 따라가는 처분
이에 대해 <에이펙스 레전드> 개발사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월 15일 핵 사용 유저들에게 이용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핵 유저 근절'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유저 수가 급속도로 늘어난 만큼 이러한 빠른 대응에도 핵 문제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현재 게임 내 신고 기능이 없으며 EA 웹사이트를 통한 신고만 가능하다. 신고가 들어오면 개발진이 계정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유저 ID와 접수자 정보, 리포트 내용 등 직접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물론 신고 페이지를 모르는 유저도 많아 사실상 빠른 대응이 어려운 상태다. 핵 문제 해결에 대한 개발사의 구체적인 방안은 현재까지 언급되지 않았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는 출시 초 <리그 오브 레전드>와 함께 PC방 점유율 20%대를 유지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하지만 FPS 게임이라면 피할 수 없는 '핵' 문제를 장기간 겪었고, 블리자드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이를 해결하지 못해 다수의 유저들이 게임을 떠났다.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인기 게임이라면 피할 수 없는 핵과의 전쟁.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어떤 방식으로 핵 문제에 대응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