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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중국 게임업계 자수성가 억만장자 실종되다

‘전민기적(뮤 오리진)’의 주인공 '왕위에'가 자취를 감췄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준호(마루노래) 2019-04-01 18:53:02

중국 유명 게임업체 킹넷의 전임 CEO 왕위에(王悦)가 지난주 행방불명됐습니다. 왕위에는 2016년 3월 포브스가 발표한 ‘젊은 자수성가 억만장자’ 7위에 선정된 인물입니다. 당시 32살이었고, 재산 추정액은 11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였습니다. 그런데 3년 만에, 갑자기 행방불명된 거죠.

 

※ 이하 기사는 독자님이 묻고, 디스이즈게임이 답변하는 식으로 구성했습니다.

 

킹넷 전임 CEO 왕위에

 

혹시 만우절 기획 기사 아냐? 잘나가던 기업의 최대주주가 진짜로 사라졌다고?

 

네. 거짓말 아니에요. 킹넷은 3월 29일 왕위에의 행방불명 사실을 공시했거든요. 3월 28일, 킹넷은 선전 증권거래소로부터 지배주주 왕위에가 확인해야 할 내용에 대한 문의서를 받았고, 이에 답하기 위해 왕위에에게 전화, 이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왕위에는 킹넷의 지분 21.44%를 가진 지배주주이기도 합니다.

 

 

희한한 일일쎄. 그런데, 재산이 1조 원 넘는 32살이었다고? 어떻게 돈을 모은 거야?

 

왕위에가 포브스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 게임 <뮤> 덕분입니다. 킹넷은 2014년 12월 <뮤>의 모바일 버전 <전민기적>(全民奇迹)을 중국에서 출시했고, 13시간만에 2,600만 위안(약 47억 원)의 매출을 찍어내며 엄청난 화제가 됐습니다. 이후에도 <전민기적>은 월 평균 350억 원의 매출을 거뒀고, 2015년에 <뮤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출시돼 구글 매출 1위에 올랐죠.

 

중국 아이폰 이용자를 위한 탈옥마켓을 운영해오던 킹넷은 덕분에 중국 모바일게임 강자로 우뚝 올라섰습니다. 2015년 12월, 선전 증시에 우회상장에 성공했고, 덕분에 2016년 3월 왕위에가 가진 주식 가치는 국제적으로 주목받았죠.

 

 

<전민기적> 덕분에 킹넷의 주가는 단숨에 400% 넘게 폭등했죠.

그리고 주가가 폭락했다? 그런 뻔한 스토리?

 

딩동댕! 맞습니다. 그런데 그 스토리가 특별해요. 그것도 한국 게임과 연결돼 있거든요. 킹넷은 <뮤>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으로 대박을 냈으니, 당연히 한국 온라인게임 IP를 또 노렸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한국 RPG IP인 <미르의 전설 2>와 <던전앤파이터>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잘 풀리지 않았죠.

 

2016년 10월 킹넷은 위메이드와 500억 원 규모의 <미르의 전설 2> 관련 계약을 맺었지만,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위메이드는 2017년 2월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에 중재를 신청했습니다.

 

<던전앤파이터>는 계약도 맺지 않은 채로 ‘짝퉁’ 게임 <아라드의 분노>(阿拉德之怒)를 출시했습니다. '넥슨의 분노'가 뒤따랐죠. 2017년 11월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짝퉁 게임을 만드는 중국 게임사 7개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라이선스 관리자인 텐센트가 소송을 진행했고, 킹넷의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초부터 급락한 킹넷의 주가.

 

확 올랐다, 훅 떨어졌네. 역시 모바일게임 시장은 무서워. 그렇지만 여전히 '부자' 아닌가? 21.44%면 지분 가치도 1,000억 원이 넘고 행방불명될 필요까지는 없어보이는데.

 

왕위에는 2018년 7월 31일,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사임했었죠. 2019년 3월 25일에는 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고요. 이때 회사 내에서 어떤 직무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기도 했습니다.

 

왕위에가 가진 킹넷의 지분 21.44%는 4월 1일 기준 약 22억 위안(약 3,700억 원) 정도입니다만,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그가 가진 지분은 모두 은행에 저당 잡힌 상태입니다. 주가 폭락 했으니, 금융기관이 대출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팔 수도 있는 상황이라, 그 지분이 자기 것으로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거죠. 개인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이상한 설이 돌고 있어요. 투자자들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회사와 합의하에 실종 상태로 둔다는 설,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돈을 빼돌려 도주했다는 설 등.

 

추가되는 소식이 들려오면 더 업데이트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