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핵 감지 프로그램 '데마시아'의 오작동으로 인한 대규모 부정 행위자 영구제재 사건이, 간단한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고 시간이 지날 수록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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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 소환사 광장을 포함한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4월 3일 패치 이후 억울한 피해를 호소하는 유저들이 유독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해당 유저들은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데마시아 오작동'으로 인해 계정이 영구정지 당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 3월 29일 <리그오브레전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부정행위 적발 계정이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두고 '데마시아' 오작동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3월 29일자 부정행위 적발 계정을 보면 그 수는 모두 459개인데, 이는 3월 8일, 15일, 22일에 적발된 계정을 모두 합쳐도 128개라는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많은 수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이하 라이엇게임즈)는 사실무근이며, 데마시아 오작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계정은 모두 복구가 되었다고 밝혔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3월 29일 적발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단순히 부정행위자의 수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이번에 발표된 459개의 적발 계정은 데마시아 오작동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데마시아가 오작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과거에 오작동한 사례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내부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어떻게 데마시아의 오작동이 발생했으며, 이후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억울하게 영구제재를 당한 유저들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 그저 데마시아 오작동으로 피해를 입은 유저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 및 사과를 하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라이엇게임즈의 소극적인 행보로 인해 유저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전체 공지사항으로 게시하기에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쪽지를 통해 직접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지를 통해 조치 사항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저들의 혼란은 더욱 더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일부 유저들 중 '억울하다'라고 주장하는 유저들은, 자신의 계정이 정지당한 것에 대해 아직도 조치가 진행중인지, 혹은 끝났는지 어디서도 확인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이 벌어진 이유나 제재·복구의 정확한 기준도 알 수 없다는 점 또한 비판하고 있다.
참고로 라이엇게임즈는 '데마시아' 오작동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조치는 이미 끝났으며 계정 정지에 대한 문의는 라이엇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에 접수해야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4일 억울한 영구정지 피해를 호소하는 유저의 글, 당시 이미 라이엇게임즈의 조치가 이뤄진 상태였다
최근 영구정지뿐만 아니라 '계정 보호 조치'로 인해 일시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는 현상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호소하는 유저가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데마시아 오류' 현상이 이에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는 '계정 보호 조치'는 부정행위나 도용이 의심되는 경우 유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취해지는 조치로, 데마시아 오작동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추후 OTP와 같은 계정 보안 시스템 등에 대해 고려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계정 보호 조치는 부정행위나 도용이 명백히 의심되는 경우에만 이루어지며, 이를 해결하는 것 또한 수동으로 신중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소 처리가 느릴 수 있다는 점은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라이엇게임즈가 유저들과 소통하는 것에 다소 미흡했다는 것이다. 물론 <LOL>의 전체 유저에 비한다면 400여 명 정도의 유저가 피해를 입은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피해규모가 크지 않은'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영구정지는 게임을 평생 즐길 수 없게 되는 무거운 조치인 만큼, 공지사항 등을 이용해 안내를 더 확실하게 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많다.
'계정 보호 조치'도 마찬가지다. 해당 조치가 유저를 보호하는 수단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게임을 일시적이나마 즐길 수 없게 된다는 점 때문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조치를 해제하는데 드는 시간도 비교적 길기 때문에 조금 더 유저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가가는 소통이 필요하다.
<LOL>은 2019년으로 한국 서비스 8년째를 맞이한다. 그리고 유저들의 충성도가 그 어떤 게임보다도 높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세밀한 유저 케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