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11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자사 오디토리움에서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를 열었다.
척암선생문집 책판 환수는 라이엇게임즈의 '한국문화유산 보호와 지지를 위한 사회환원 활동'(문화재지킴이)의 일환으로 2014년 ‘석가삼존도’, 2018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에 이어 3번째 해외 유출 문화재 환수 활동이다.
해당 책판은 오스트리아의 한 가족이 가지고 있다가 독일의 한 경매회사에 내놓은 것으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라이엇게임즈를 통해 받은 기부금 5천 유로(약 640만 원, 수수료와 세금 별도)로 낙찰받았다.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한국의 유교책판’ 중 하나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로 꼽힌다. 이번에 환수된 책판은 문집을 찍기 위해 1917년경 제작한 책판 1천여 장 중 한 장으로 주자의 유학 이론인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대한 척암선생의 견해를 설명한 권9 23∼24장에 해당한다. 환수받은 책판은 다른 책판과 마찬가지로 국학진흥원에서 관리한다.
11일 공개된 책판은 현재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나머지 책판이 전부 등록되었고, 공개한 책판의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는 점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추가 등재할 수 있도록 (유네스코에)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재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은 "임시정부 설립 기념일에 항일운동가 척암선생의 소중한 책판을 되찾아온 소식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라며 "출판본과 책판 내용이 똑같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 없이 진품으로 볼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척암선생의 5대 종손 김동호 씨는 "어렸을 때 보던 문집의 책판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다"라고 밝혔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한국 대표는 "앞으로도 문화재 보호와 사회 환원 활동을 계속 해나가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척암 김도화(拓庵 金道和, 1825-1912) 선생은 안동 지역의 유학자로 퇴계 학파의 마지막 거두로 꼽힌다. 일제의 국권 침탈을 우려하는 통문을 발표했으며, 을미의병 당시 의병장으로 추대되어 안동관찰부를 점령하고, 상주 태봉의 일본군 병참기지를 공격했다. 이러한 독립 운동 내용을 인정받아 1983년에는 건국포장, 1990년에는 애국장에 추서되었다. 척암선생문집은 1917년 선생의 후손들이 시가와 산문을 엮어 간행한 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