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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9] 모바일게임 시장과 유저 분석, 정확하면서 더 멀리 내다볼 수 없을까?

넥슨레드 윤훈섭 강연자가 말하는 PLC의 개념, 그리고 필요한 이유

정혁진(홀리스79) 2019-04-25 20:24:19

넥슨 레드 전략기획팀은 넥슨의 초기 모바일게임부터 시장과 유저 분석에 따른 개발 방향을 설정, 콘텐츠 제공하고 그에 따른 게임의 미래를 예측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일어난 일에 대한 분석, 예측이 아니라 유저가 필요로 하는 ‘욕구’에 기반한 PLC(Product Life Cycle)의 분석, 예측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넥슨레드 윤훈섭 강연자는 NDC 2일차 강연에서 PLC의 기본 개념과 필요한 이유,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사용자의 능력을 다지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강연을 1인칭 시점으로 정리했다.

 

넥슨레드 윤훈섭 강연자.

 

#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시장과 게임을 보고 있는가?

우리는 시장을 대부분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보고 있다. 보통 마켓 순위를 많이 참고하고 이를 통해 표면으로 보여지는 현상에 대해 추측한다. DAU 등 조사 업체에서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일들은 모두 '일어난 일'이며, 과거의 데이터이기에 바로 앞의 상황만 예측할 수 있다. 판단하기 위해서 기준이 필요한데, 제공되는 데이터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넥슨 레드는 조금 더 멀리 볼 수 있는 기준에 대해 고민했고 PLC를 도입했다. 제품의 수명 을 뜻하는 것으로, 라면의 경우 출시 후 시장에서 철수할 때까지 기간이라고 치면 게임 내 PLC는 출시~종료 기간이 아니라 게임에 유저가 들어와 재미를 통해 욕구를 느끼고, 그 욕구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수명을 의미한다.

 

여기에서는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구'가 중요하다. 우리는 대부분의 게임이 다양안 요인에 기반하는 '우선 욕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욕구는 장르나 특징 등 디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잘 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어하는 것이 많은데, RPG의 경우 레벨업이나 아이템 성장이 있다. 캐릭터 수집형 RPG는 특정 캐릭터나 덱을 수집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이런 우선 욕구에 대한 수명을 측정하는 것이 1차적인 PLC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접속할 때부터 해당 욕구를 완료하는 순간까지 레벨, 시간 당 보상, 동선 등 모든 것을 체크하고 기록한다. 그러다 보면, 예외적인 보상이나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일정 패턴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PLC는 어떻게 측정할까?

모든 것에는 그에 알맞은 가격과 기준이 있다. PLC는 목표에 대해 얻어지는 경험과 완료되는 시간, 유저가 들인 노력의 가격이 얼마인지 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MMORPG PLC 측정법으로, 유저의 성장은 시간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기에 일정 단위로 시간을 나눠 가장 효율적인 유저의 패턴을 카테고라이즈한다. 

 

PLC 측정의 대원칙으로는 게임을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과금 유저의 플레이를 기본으로 하며, 이를 기준으로 과금 유저를 측정한다. 또 단일, 복합 성장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실제와 같이 고려해 복합적으로 계산하며, 기획서를 기반으로 진행하지만 기획서와 상이한 결과가 나오지 않기 위해 반드시 실제 플레이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

 

 

PLC는 목표 또는 욕구 달성의 경험과 타이밍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보통 유저가 첫 번째 PLC 목표를 달성할 때 이탈할 가능성이 발생하는데, 이 때 2차 목표를 부여할 지, 아니면 다른 게임으로 옮길 지 고려하게 된다.

 

과거 <AxE>의 데이터 사례를 보면, 빨간 선이 우리가 실제로 계산한 설계 PLC고 주황색 선이 50% 수준의 설계 PLC다. 두 개의 선은 론칭 전부터 설정됐으며 나머지 선은 서비스 후 유저가 실제로 성장한 수준을 표시했다. 

 

이 중 회색 선이 상위 1% 유저인데, 당초 설계한 PLC와 매우 흡사하게 따라갔다. 상위 10%, 30% 유저는 50% 수준 설계 PLC 대로 움직였다. 여기서 빨간 선 우측 끝 부분을 보면 꺾이면서 평탄한 부분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유저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10%, 30% 유저는 아직 콘텐츠가 많이 남아 있기에 PLC를 계속 따라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선들을 보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상위 1% 유저의 경우, 평탄한 부분에 도달하기 전데 2차 목표(새로운 콘텐츠, 이벤트 등 각종 동기부여)를 설정해줘야 한다. 장르나 게임의 규모가 클 수록 조치하기 위한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충분한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시점을 조금 더 지켜보며 상위 10%, 30% 유저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오기를 기다릴지 아니면 상위 1% 유저에 대응할 지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상품에 대한 정확한 가치 판단도 중요하다. 우리가 측정하는 것은 유저가 게임에 쏟은 노력이나 경험한 재미다. 보통 상품을 출시할 때, 유저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것을 기본으로 제공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회사는 그에 대한 유형의 재화를 받는다.

 

이는 어떤 기준으로 책정해야 할까? 만약, 상품의 가치가 일관되지 않으면 유저로부터 불신을 얻게 되고 회사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공하는 콘텐츠의 가치로 유저의 시간과 노력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 시장 관점에서 PLC를 확장, 측정하는 것도 필요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시장 관점으로 PLC를 확장해보자. 시장을 보면 왜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게임이 마켓 상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인지부조화(우리의 신념 간에 또는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간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있을 때 생기는 것)를 많이 겪곤 한다. 이로 인해 편견도 생기고,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상황에서 그냥 무시하는 방법을 많이 선택하곤 한다. 만약 이렇게 치부하면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 해당 게임의 유저를 송두리째 제거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유가 무엇인지 꾸준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화제가 되기도 했던 <왕이 되는 자>의 경우, PLC 측정을 하면서 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워게임과 동일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플레이를 해 보면 시뮬레이션 게임​과 같은 형식이지만 모든 것을 버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워게임은 익숙하지 않은 장르지만, <왕이 되는 자>는 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해주고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넥슨 레드의 경우, 해당 게임 PLC를 파악해 어떤 경험과 플레이 패턴을 제공하는지 확인하고, 일일히 DB화해 비교하며 확인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특징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게임의 라이브 방향성을 살펴야 한다. 게임사는 대부분 유저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잘 알고 있으므로 게임의 업데이트를 보면 어떤 목표와 욕구를 자극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PLC 측정을 통해서 얻는 것으로는 유저의 플레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지 알 수 있으며, 여러 게임의 PLC를 측정함으로써 시장의 유저가 선호하는 콘텐츠 소비 방식과 보상 구성, 성공적인 업데이트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바꿔야 하는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알 수 있으며 플레이를 통해 유저에게 어필하는 여러 욕구와 충족 방법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실패하지 않는 게임을 구성할 수 있기도 하다.

 

끝으로 일본 주요 게임의 PLC 측정을 한 결과를 사례로 설명하겠다. 일본의 경우 여러 게임의 PLC 측정을 한 결과 콘텐츠를 '퍼즐' 같이 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특정 캐릭터가 필요하고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유저는 이를 위해 특정 덱이 필요하다는 목적을 갖게 된다. 콘텐츠 업데이트의 같은 흐름으로 진행된다. 타 국가의 경우 사회, 국가적인 이해가 필요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외부 문서를 참고해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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