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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9] 넥슨 '마블 배틀라인' 시나리오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넥슨 손수현 강연자가 말하는 '마블 배틀라인' 시나리오 작업 과정 포스트모템

정혁진(홀리스79) 2019-04-26 00:50:32
24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앤드 게임>이 화제인 가운데, 이번 NDC에서 마블 IP 관련 강연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넥슨의 손수현 강연자는 NDC에서 IP 홀더인 마블과 함께 개발한 <마블 배틀라인>의 시나리오 작업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시나리오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일어난 다양한 일화를 포스트모템 형식으로 공개했다.

 

넥슨 '마블 배틀라인' 팀의 손수현 강연자

 

 

 

# 마블, 그 달콤한 유혹(?)

 

손수현 강연자는 처음 마블 IP를 활용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소식에 매우 설렜다고 말했다. 설렌 만큼, 그는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그를 기반으로 게임의 시놉시스를 제작했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인피니티 스톤이 파괴되고, 유저가 파괴된 인피니티 스톤의 조각을 자원으로 해 영웅을 소환한다는 내용의 시놉시스를 제작했다. 그리고 마블에 가서 자신이 준비한 시놉시스를 설명했다. 그러나, 5분도 안돼 마블 관계자는 단번에 "안돼"라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인피니티 스톤은 절대로 부서질 수 없다"는 것.

 

야심차게 시놉시스를 던졌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온 <마블 배틀라인> 시나리오는 마블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타깃은 한국, 미국을 합친 글로벌 시장. 시나리오에는 아트워크 콘셉트를 코믹스의 룩을 가져가면 좋겠다는 내부 논의를 반영했다. 마치 한 편의 그래픽 노블을 보는 것처럼.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대형 IP를 활용한 고퀄리티의 시나리오가 나오려면 IP에 대한 이해와 관심, 그리고 작업 프로세스를 잘 구성해야 한다. 사실, 첫 번째 항목도 작업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손수현 강연자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설명을 시작했다. 본래 계획했던 스토리텔링은 고유 시나리오를 메인 스토리로 하되, 영화나 TV 시리즈를 연계해 원작의 코믹스를 압축한 이벤트성 스토리를 넣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북미 코믹스의 특수성을 간과했다'고 말했다. 매우 복잡했기 때문이다.

 

 

 

# 마블이 안된다고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보통 북미 마블 코믹스는 아래 사진과 같이 5개의 연재 방법을 가지고 있다. '시빌 워' 만화책을 살펴보면, 3권은 일종의 이벤트 코믹스이며, 이를 매끄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리즈 코믹스도 이해해야 하므로 읽어야 할 것이 더 늘어난다. 손수현 강연자는 시빌 워를 모두 이해하려면 적어도 30권은 읽어야 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순서도 거미줄 같이 너무나 복잡했다. 그는 "애초에 코믹스를 압축해 스토리를 보여주자는 것에 대해 왜 마블이 '안된다'고 했는지 이해했다"고 회상했다.

 

 

북미 마블 코믹스는 이런 5개의 특수성 외 관계도도 복잡하다. '어벤져스'의 경우 팀을 결합하고 다시 해체하거나 재결합하는 등 사례가 매우 많다고 밝혔다. , '어벤져스'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스파이더맨', '토르' 등 각 시리즈 별 연재 되기는 하지만, 이를 관통하는 시빌 워 스토리가 진행되면 이것이 각 시리즈에 영향을 준다고 손수현 강연자는 말했다.

 

최근 연재를 시작한 '워 오브 랠름'의 경우 수 많은 캐릭터가 나온다. 그 중 가운데 있는 토르가 눈에 띈다. 게다가 묠니르와 스톰 브레이커 등 강력한 무기가 두 개 들고 있다. 이런 설정에 대해, 미국과 우리나라 유저들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미국의 경우 "! 이게 무슨 일이야?"라며 기대감에 차 말하지만, 국내 독자는 오히려 의아함과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초반 우여곡절에 대한 개선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처음 <마블 배틀라인>의 시나리오는 오픈 당시 보유한 100명의 영웅을 많이 보여줘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 많은 영웅의 대사를 모두 따라가기란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소수 캐릭터를 먼저 소개하고 점점 확장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배경도 원래는 여러 배경을 동시에 돌아다니고 전선이 운영되면서 매우 복잡해졌다. 게임에도 넣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돼 한 장소를 마무리하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게 조치했다. 내레이션 동안 챕터 앞, 뒤 요약도 해줬다.

 

 

다음은 호칭과 대사, 어투. 그리고 캐릭터 간 동기다. 수 많은 컨퍼런스를 통해 발견된 팔콘과 스파이더맨 대화의 경우 코믹스의 레퍼런스를 적극 참고했다. 전문가 감수와 여러 학습을 거쳐 현재 데이터 샘플을 확보하게 됐다.

 

캐릭터 동기의 경우, 영화의 타노스는 특수한 목적이 있으나, 원작을 다 다루기는 어렵다. 그래서, 유저와 익숙한 영화를 끌어모아 영화가 등장한 동기로 접근해 최대한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작업했다.

 

'아이언맨'이야 워낙 인지도가 높아 호칭이 여러 개여도 모두 알지만,
인지도가 낮은 영웅의 경우 여러 개로 불릴 경우 식별이 힘들어질 수 있어 일부 단순화 작업을 거쳤다.

 

 

# 험난하고 힘든 '마블'이 되어가는 과정

다음은 작업 프로세스. 여러 이해당사자가 모여 만들다 보니,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추구해야 했다. 프로세스 구조는 영어 시나리오 구조 작성부터 작가 전달, 검수, 그리고 최종본까지 총 7단계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마블 코믹스와 마블 노블 시리즈 작가를 맡고 있는 알렉스 얼바인과 얘기를 나눴다.

 

알렉스 얼바인은 왜 영웅들이 나서서 보스를 잡아야 하는지 명확한 개연성을 주문했다. 이후 개연성을 고려한 첫 안이 나왔다. 최초 사건이 터질 때 어벤져스, 토르와 닥터 스트레인지가 각각의 배경을 가지고 있고, 유저는 어벤져스부터 함께 활동하면서 보스를 잡고 이어서 나머지 두 영웅과 합류하면서 보스를 만나는 형식이다.

 


 

문제는 이렇게 진행되면 북미 코믹스의 이벤트와 유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저가 먼저 합류한 영웅과 사건을 돌파했을 때, 다른 환경에서 사건을 맞닥뜨리던 영웅의 '넌 그 상황에서 무엇을 했냐?'라는 질문에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타협안이 '사건이 터져서 유저가 어벤져스와 대응한 후 보스를 물리치자, 이로 인해 사건이 더 확대되면서 새로운 영웅을 만나서 다시 보스를 만나고 또 확대되는' 계단식 구조였다. 원작 코믹스와 유사하게 큰 스케일 흐름대로 가면서 설명도 되므로 충분히 설득됐다. 적절하게 새로운 캐릭터를 포커싱 할 수도 있고.

 

 

전반적인 이야기 성립, 캐릭터들의 성격 묘사, 충실한 원작 고증, 마블 트렌드 반영 요청, 말투와 비속어, 호칭 등 텍스트 등 5개 관문을 돌파한 후 마블에 보내면 검수 작업이 진행된다. 최대 1주일까지 걸리기도 한다. 물론, 검수 과정이 끝나도 마블 브랜드팀도 검수가 들어가기에 결코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블 배틀라인>의 경우 한국어, 영어를 비롯한 다국어 언어 지원도 하고 있다. 다행히 마블 측이 신뢰하고 있어 관련 일정이 제법 줄었다.

 

 

끝으로, 손수현 강연자는 "마블과의 협업 과정을 평가했을 때, 초반에는 코믹스 이해도도 부족했고 작가의 의도 파악도 부족했으나, 프로세스 확립과 더불어 '마블'이 되고자 마블과 함께 노력한 결과 룩필이 개선되면서 불필요한 시간이 단축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물론, 고민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캐릭터, 사건, 소재 등 계속 변하는 마블 트렌드의 반영 방법, 시나리오 부분에서 지속적으로 신선함을 주기 위한 방안, 그리고 꾸준히 고민해야 할 작업 손실을 줄이는 법 등. 손수현 강연자는 "개발팀과 마블과 연결고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하게 됐다. 영화도 영화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게임은 많은 캐릭터를 동시에 다룰 수도 있고 코스튬 등 흥미 요소도 많다. 게임적인 점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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