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08이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첫날(13일)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총 38,830 명. 지난해 첫날 성적인 21,528 명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성과입니다. 올해 지스타는 (조직위원회의 전략적인 결정에 의해) 수학능력평가 시험일과 개막일이 겹쳤죠. 덕분에 학교를 쉬게 된 초중학생들이 지스타 현장에 몰렸습니다. 쾌조의 출발을 알린 지스타, 과연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드래곤네스트와 영웅전, 그리고 C9
올해 지스타에는 (전반적으로) 신작 게임의 출전이 많지 않았습니다.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은 모두 이미 테스트를 했거나 오픈베타 중인 게임을 들고 나왔더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매년 볼 거 없다고 했지만 올해 지스타는 정말 없다. 행사장에서 10분 돌아 봤는데 볼 게 없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하는 법. 양보다 질이라는 말이 있죠. 실제로 양은 적더라도 올해 지스타에 나온 미공개 신작들은 실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게임을 꼽자면 넥슨의 <드래곤네스트>와 <마비노기 영웅전>, 그리고 NHN의 <C9>을 꼽을 수 있습니다. 3개 게임의 시연대는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행사가 끝난 오후 5시 이후에도 게임을 해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세 게임 모두 액션을 강조하는 MO(인스턴스 공간 생성) 게임이었죠. 자연스럽게 관람객들이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직접 해보니 어느 게임이 낫다”는 이야기가 활발하게 오고 갔습니다.
평일임에도 굉장히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습니다. 개막 직전의 행사장 입구 전경.
넥슨의 시연대는 개막일 행사가 끝난 오후 5시 이후에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 지스타 행사장도 부익부 빈익빈?
올해 지스타의 규모 자체는 예년보다 확실히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대형업체 부스의 수는 많이 줄지 않았지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게임학과, 솔루션 업체 등 ‘중소부스’의 수가 감소해서 특히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중소 부스는 대형업체에 비해 흥행 면에서도 많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스타 2008에서는 대형 부스와 중소 부스가 마치 구획정리를 한 것 처럼 몰아서 배치됐습니다.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기대작과 이벤트가 있는 대형업체 구역에 몰리더군요.
결과적으로 한쪽에는 몰려든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는데, 중소업체 부스가 있는 반대쪽은 사람이 너무 없어 한산한 모습까지 연출됐습니다.
■ 소음과 부스모델은 확실히 나아졌지만…
매년 지스타에서 지적됐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소음’과 ‘부스모델’(선정성, 과다 배치) 문제. 이번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년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작년까지도 지스타 행사장 안에서 전화통화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바보 같은’ 짓이었습니다. 심한 소음으로 전화통화를 하면, 과장 조금 보태서 목이 쉴 정도였죠. 하지만 올해는 붐비는 일부 지역을 빼면 비교적 원활하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음 문제가 나아졌습니다.
부스모델의 기용도 출전사마다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작년에는 시연 PC 한 대에 한 명씩 부스모델이 배치됐지만, 올해는 5대 걸러 1명 발견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가 줄었습니다. 복장도 그렇게 선정적인 것을 발견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렇다고 말끔하게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일부 출전사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스피커를 설치해 심한 소음을 야기했습니다. 또한 대부분 부스모델보다 ‘게임’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 부스에서는 여전히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포토 이벤트를 자주 진행했습니다.
지스타에 본격적으로 관람객이 몰려드는 시점은 토요일(15일)과 일요일(16일)입니다. 이제 나흘 중에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요, 지스타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