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온라인>의 개발을 총괄한 이후 CCR을 떠났던 장언일 대표가 새로운 개발사를 설립하고 게임엔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장 대표에겐 네 번째로 만드는 게임엔진이다.
장언일 대표(오른쪽 사진)는 2006년 5월에 CCR을 나와서 그해 10월 제로딘게임스라는 개발사를 설립했다. 현재 게임엔진과 신작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요즘 장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MMORPG 전용 게임엔진을 만드는 일이다. 제로딘게임스에 있는 19 명의 개발자 중 상당수는 ‘제로딘엔진’으로 불리는 상용 MMORPG 엔진 개발에 여념이 없다.
‘제로딘엔진’은 이미 3곳의 게임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로 결실을 맺고 있다. 2개 게임은 아직 미공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지만, 나머지 하나는 소프톤의 신작 MMORPG <다크에덴2>다.
<다크에덴2>가 ‘제로딘엔진’을 사용한 것은 커스터마이징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개발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제로딘엔진’에는 엔진 자체는 가볍지만 서버 클라이언트까지 포함한 모든 MMORPG 요소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장 대표는 제로딘엔진을 쓰기 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외국 게임엔진을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커스터마이징은 필수죠. 기존의 외국엔진이 훌륭한 것은 분명하지만 MMORPG의 여러 요소를 간추려서 만든 엔진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요. 저는 엔진을 가볍게 설계하면서도 MMO의 모든 요소를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제로딘엔진’은 멀티코어 렌더링 구조와 64비트, 128비트 렌더링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차세대 게임엔진이 갖춰야 하는 구조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을 모두 갖고 있는 엔진이기도 합니다.”
■ 신작은 내년 여름이면 보여줄 수 있을 듯
장언일 대표는 엔진 개발 외에도 신작 MMORPG를 만들고 있다. 아직 초기 컨셉트 작업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물이 나온 것은 아니다. 장 대표의 말에 따르면 내년 여름에는 어느 정도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은 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MMORPG를 만들면서 <십이지천2> 이야기를 꺼냈다.
“<십이지천2>를 만든 기가스소프트의 홍창우 대표는 예전에 CCR에서 같이 일을 했던 동료예요. <십이지천2>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게임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컨텐츠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겉모습이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 알맹이가 확실한 게임이잖아요. 저도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장 대표는 알맹이가 확실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방향을 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외부에서 별 다른 투자를 받지 않은 것도 게임에 대한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렴풋하지만 ‘Far Beyond’와 ‘퓨전’을 컨셉트로 잡을까 합니다. 있을 법한 세계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멀고 먼 세계를 구현하고 싶습니다. 퓨전 형태로 게임을 만들까 생각하는 것은 세계관을 특정 요소로 제한하지 않기 위한 것이고요. 판타지 캐릭터들과 메카닉 캐릭터들이 함께 공존하는 월드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한편, 장언일 대표는 2년 전 CCR을 나온 이유에 대해 좀더 자유롭고 싶어서라고 이야기했다.
“CCR과 관계가 나빠져서 회사를 나온 것은 아닙니다. 예전부터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큰 회사에 있다 보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힘들어요. 게임엔진을 만드는 것도 그렇죠.”
장언일 대표가 제로딘게임스에서 만들고 있는 게임엔진의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