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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EA “제이투엠 롤모델은 배틀필드 개발사”

EA의 국내 개발사 제이투엠 인수 배경과 전망

현남일(깨쓰통) 2008-12-04 17:13:17

<레이시티> <>(TAAN) <데뷰>를 만든 제이투엠소프트가 12 2 일렉트로닉아츠(EA)에 인수되면서 제이투엠 소프트 & EA 컴퍼니(J2M Soft & EA Company, 이하 제이투엠)로 거듭났습니다.

 

이번 인수는 미국의 대형 게임회사가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를 제휴나 지분투자가 아닌, 직접 인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EA와 제이투엠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인수 배경과 향후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EA 온라인 사업의 전환점 <피파 온라인>

 

EA의 온라인 게임 진출은 역사가 꽤 깊습니다. 이 과정에서 네오위즈게임즈와 공동으로 개발한 <피파 온라인>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EA는 <피파 온라인> 이전에도 2001년부터 <피파 웹사커> <메달 오브 아너 온라인> <피파 2005 온라인> 등 자사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죠. 하지만 <피파 온라인> 이전에는 모두 시행착오를 남기면서 쓴맛을 보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2006년 <피파 온라인>이 최대 동시접속자 18만 명을 기록하면서 히트하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한 마디로 탄력을 받은거죠. EA의 온라인 게임 전략도 빠르게 변했고요.

 

기존에는 PC 패키지나 콘솔 게임을 만들던 자사 스튜디오를 통해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온라인 게임 경력이 있는 검증된 개발사 및 퍼블리셔와의 제휴(주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회사)를 통해 온라인 사업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가 지난해 2월에 진행된 EA의 네오위즈 지분투자였습니다. EA는 <피파 온라인> 이후 네오위즈게임즈와 <NBA스트리트 온라인> <배틀필드 온라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EA는 제휴나 공동개발 외에 개발사 직접 인수도 꾸준히 추진했습니다. 제이투엠의 인수 역시 협상 과정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꽤 오랫동안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EA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급박하게 갑자기 인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양사간에 오랜 기간 교감이 있었고 서로의 조건과 필요성이 맞아 떨어져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만 최고 월매출 27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피파 온라인 2>.

 

 

제이투엠의 롤모델은 배틀필드의 개발사 D.I.C.E

 

EA의 자회사가 된 제이투엠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까요? 이에 대해 EA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배틀필드> 시리즈와 <미러스 엣지>를 만든 디지털일루전(D.I.C.E)과 같은 롤모델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EA의 자회사가 된 <C&C>의 웨스트우드나 <울티마>의 오리진 등은 인수 이후 이름과 정체성을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죠. 하지만 디지털일루전은 2006년 3월, EA에 인수된 뒤에도 D.I.C.E라는 이름을 내걸고 자신들의 색깔을 가진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미씩도 인수되고 나서 EA미씩으로 이름이 변했다가 다시 미씩엔터테인먼트로 돌아간 바 있고요.

 

이같은 EA의 최근 행보와 관계자의 설명으로 미루어 볼 때 제이투엠도 독립성을 보장받고 개발을 계속 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제이투엠은 지금도 미공개 신작을 2개 개발하고 있는데요, 이번 인수와 관계 없이 계속 진행될 예정입니다.

 

물론 앞으로 제이투엠의 모든 게임은 EA를 통해서 퍼블리셔를 정하거나 해외에 서비스될 것입니다. 제이투엠 입장에서는 앞으로 신작 게임의 해외 서비스에 있어 EA의 막강한 유통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 보는 장사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EA의 유명 PC·콘솔 게임의 온라인화도 제이투엠을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A코리아의 관계자는 EA스포츠와 EA게임즈 레이블을 가진 유명 PC 패키지/콘솔 게임의 온라인 게임화가 제이투엠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논의는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이투엠이 자체 개발 엔진으로 만든 MMO 레이싱 게임 <레이시티>.

 

 

EA 한국 개발 스튜디오, 당장 큰 변화 없다

 

그렇다면 EA가 올해들어 야심차게 추진한 한국 개발 스튜디오는 어떻게 될까요? 한국에 개발 스튜디오가 있음에도 다른 온라인 개발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EA코리아는 공식적으로 한국 스튜디오의 비중이나 역할이 축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관계자는 본래 한국 스튜디오는 당장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네오위즈게임즈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배틀필드 온라인>과 <NBA스트리트 온라인>의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한국 스튜디오의 역할이 갑자기 줄어들거나 변경되지는 않을 것이며, 지금도 계속해서 개발자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네오위즈와의 관계에도 변화는 없을 전망입니다. EA코리아 관계자는 네오위즈게임즈와의 관계 역시 현재 상태에서 크게 변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기존에 공동으로 하던 프로젝트는 흔들림 없이 그대로 추진될 것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향에서 제휴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A코리아, EA 온라인 게임 전초기지로 위상 강화

 

<피파 온라인> 시리즈의 성공에 이른 제이투엠의 인수로 EA코리아는 EA의 온라인 게임 전초기지로 그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인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EA코리아 한수정 지사장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를 모두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제이투엠과 한국 개발 스튜디오, 나아가 네오위즈게임즈와 업무를 조율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혹시 <워해머 온라인>이나 <배틀필드 온라인> 이후의 신작 게임을 EA코리아가 직접 퍼블리싱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A코리아의 관계자는 “제이투엠의 인수가 당장 신작의 국내 직접 퍼블리싱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EA코리아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옵션을 갖게 된 만큼 앞으로는 다각도로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지분참여와 공동개발로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는 네오위즈게임즈, <스타워즈: 구공화국>을 개발 중인 바이오웨어, <워해머 온라인>의 미씩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제이투엠까지, EA는 막강한 자본과 유통력을 넘어 남부럽지 않은 온라인 게임 개발력을 갖췄습니다.

 

지난 9월 게임컨벤션 아시아(GCA)에서 만난 EA 아시아 존 니어만 대표는 현재 12개 이상의 온라인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죠. 그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상황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EA와 EA코리아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지스타 2008 현장에서 진행된 <워해머 온라인> 국내 퍼블리싱 계약식.

왼쪽부터 NHN 김정호 게임 본부장, 그리고 EA코리아 한수정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