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인디 게임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이하 BIC) 2019년 행사가 8일, 4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되었습니다. 올해 BIC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개최되어 전 세계에서 출품된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관람객들을 맞이했는데요.
그리고 마지막날에는 BIC 2019에서 각 부문 별로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BIC 어워드’가 개최되었습니다. 올해 BIC 어워드는 ‘루키’ 부문과 ‘일반’ 부문으로 나뉘어 다양한 작품들이 선정되었으며, 스웨덴의 인디 게임 <시솔트>(Sea Salt)가 최고의 게임에 주어지는 ‘그랑프리’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이번 BIC 어워드 수상작들을 모아봤습니다.
<귀 없는 마을>은 대학생 게임 개발 연합 동아리 출신의 ‘호구스 게임즈’가 개발한 추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한쪽 귀가 온전하지 않는 고양이들이 ‘귀 없는 마을’에 끌려가서 차별받는 세상을 배경으로, 주인공은 실종된 동생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데요.
게임은 ‘차별 받는 자’들과 그들을 외면하던 자들. 하지만 더 이상은 외면할 수 없게 된 자들을 중심으로 깊이 있고 철학적인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스토리는 매우 높은 완성도와 몰입도를 자랑하며, 덕분에 BIC 2019 어워드 루키 부문 최고의 ‘서사(Narrative) 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은 현재 모바일로 스테이지 1편이 출시되어 있는 상태이며, 추후 2편과 3편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오파츠(OOPARTS)에서 개발한 <프로스토리>는 세계를 구하는 용사 레오나르도 경의 모험을 그린 탑뷰 시점의 액션 게임입니다.
다양한 몬스터를 물리치고, 또한 스테이지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함정과 퍼즐 요소들을 파훼해서 스테이지를 진행하게 됩니다. 2D 도트풍의 비주얼과 이러한 액션 & 퍼즐 요소들이 절묘하게 조합된 것이 많은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BIC 2019 루키 부문 최고의 게임 디자인 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오로레>는 프랑스 대학생 게임 개발팀 ‘Reverie Forge’ 에서 개발한 3인칭 퍼즐 어드벤쳐입니다.
유저는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어린 소녀 '오로레'가 되어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그녀는 여행 도중 공상에 잠기면서 사물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신만의 세계를 상상하게 되는데요. 특별한 조작 없이 오로레의 상상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힘만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이며, 퍼즐을 상상하는 재미가 일품입니다.
또한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몽상의 세계가 감미롭고 아름다운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에 BIC 2019 루키 부문 최고의 아트로 선정되었습니다. 게임은 지난 6월 출시됐습니다.
루키 부문 최고의 게임으로는 한국 카셀 게임즈의 <레트로폴리스>가 선정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2D 그래픽을 가진 카드 기반의 디펜스 게임입니다. 주기적으로 카드를 뽑아 금화를 벌고, 건물을 세우며, 군대를 양성해서 몰려오는 괴물로부터 도시를 지키는 게임인데요. 디펜스 게임에 ‘카드’라는 요소를 삽입했다는 점에서 다른 디펜스 게임이나 카드 게임과 차별화되는 색다른 재미를 선보입니다.
이러한 카드를 이용한 디펜스 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매우 높으면서도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BIC 2019 루키 부문 최고의 게임에게 주어지는 ‘라이징 스타’에 선정되었습니다. 게임은 올해 초 텀블벅을 통해 펀딩을 진행했으며, 목표 금액의 300% 이상을 달성하는 데 성공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레트로폴리스>는 스팀 플랫폼으로 올해 말에 얼리억세스를 통해 출시할 예정입니다.
■ BIC 어워드 일반 부문
한국사에서 잊지 말아야 할 참극 ‘4·3 사건’을 다룬 게임이라고 해서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은 <언폴디드: 참극>이 BIC 2019 일반 부문 최고의 소셜 임팩트, 그리고 최초의 서사까지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이 게임은 지난 해 9월 발매한 모바일 게임 <언폴디드: 오래된 상처>의 후속작으로, 현재 모바일 플랫폼으로 발매가 이뤄진 상태인데요.
<언폴디드: 참극>은 1949년 제주를 배경으로 그리고 있으며, 작품 주요 소재는 제주도민 수 만 명이 희생된 ‘4·3 사건’입니다. 게임의 주인공인 문학 소년 ‘동주’는 초등학교에 주둔한 군인의 수상한 움직임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조사하게 됩니다. 게임은 동주가 겪는 다양한 사건을 관찰자 시점에서 보여주게 됩니다.
게임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다양한 사물을 조합하거나 등장인물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플레이 타임은 짧지만 탄탄한 완성도와 뛰어난 몰입도가 장점으로, 특히 사회적 파급력이 높은 소재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BIC가 아니라고 해도 주목해볼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슬롯 카>는 <팡야>와 <화이트데이> 등으로 유명한 서관희 대표가 설립한 게임사 원더스쿼드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입니다. 상쾌한 질주와 드리프트 액션의 맛이 살아있는 게임 <온슬롯 카>는 어린 시절 레일에 미니카를 놓고 경주를 벌였던 '슬롯 카'를 컨셉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게임 플레이에 사용되는 버튼은 속도 조절 버튼뿐. 유저는 이를 이용해 가속과 감속을 조절하면서 차량을 움직이게 됩니다. 간단한 조작이지만 코너링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트랙에서 이탈, 차량이 전복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레이싱 게임으로서의 속도감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간편한 조작에서 오는 캐주얼함이 호평 받아 이번 BIC 2019 어워드 최고의 캐주얼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온슬롯 카>는 현재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출시되어 있습니다.
BIC 2019 어워드 최고의 멀티 플레이는 태국의 인디 개발사 1Moby의 <더 라스트 버그>가 수상했습니다. 이 게임은 ‘턴제 배틀로얄’ 게임으로, 벌레들의 대장을 뽑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독특한 게임 플레이로 풀어내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게임은 턴 방식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게임의 룰은 <배틀 그라운드>와 같은 배틀로얄의 그것을 따르며, 각 벌레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온갖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들과의 치열한 ‘두뇌 싸움’과 재미있는 전투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특히 멀티 플레이의 재미가 살아 있습니다.
한국의 인디 개발사인 터틀크림이 개발한 <RP6>는 어떻게 보면 이번 BIC 2019에 출품한 게임들 중 가장 독특하면서도 실험적인 형태를 가진 게임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BIC 2019 어워드 일반 부문 ‘최고의 실험성’을 수상하게 되었는데요.
게임은 정말 간결하면서도 추상적인 형태의 RPG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용사 캐릭터는 자동으로 움직이며, 플레이어가 해야 할 것은 용사 캐릭터가 바닥을 밟는 타이밍에 맞춰 슬롯을 굴려 던전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용사가 무사히 던전을 통과하는 것 뿐만 아니라, 레벨업을 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안전하기만 한 던전을 만들면 안되며, 체력회복이나 독 같은 상태이상에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하는 <스컬>은 꼬마 해골이 머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액션을 펼친다는 색다른 콘셉트의 인디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로그라이크 요소가 가미된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이며, 주인공인 ‘스컬’은 머리를 교체하는 것으로 다양한 액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교체할 수 있는 머리로는 거대한 대검을 쓰는 기사 콘셉트의 해골부터, 닌자 같은 빠른 액션을 자랑하는 해골, 한 방 한 방의 위력이 강력한 무사 콘셉트의 해골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은 특히 2D 도트 그래픽을 통해 게임의 세계를 독특한 비주얼로 구현했으며, 컨셉에 맞는 액션 연출이 호평을 받아 BIC 2019 어워드 최고의 아트 부문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게임은 현재 텀블벅을 통해 펀딩이 진행중이며, 올해 내에 우선 스팀 얼리억세스로 게임을 출시한 이후 PS4 및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싱글코어게임즈가 개발한 <프린세스&나이트>는 저마다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개구리 공주’와 ‘고양이 기사’가 힘을 합쳐서 지하 감옥을 탈출한다는 내용을 가진 2D 퍼즐 게임입니다. 개구리 공주는 긴 혀를 이용해 벽에 붙을 수 있으며, 고양이 기사는 점프를 통해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특성을 조합해서 탈출로를 찾는 것이 게임의 기본 흐름이며, 플레이어는 스테이지 별로 기가 막힌 ‘두뇌싸움’을 하게 됩니다.
이 게임은 이번 BIC 2019에서 정교하면서도 심도 있는 퍼즐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특히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아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BIC 2019 어워드 최고의 상인 ‘BIC 그랑프리’는 스웨덴 YCJY Games의 <시 솔트>가 차지했습니다. 이 게임은 ‘최고의 게임 디자인’까지 2관왕에 올랐는데요.
<시 솔트>는 가상의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다루는 실시간 전략 액션 게임입니다.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를 기반으로 전체적으로 어두운 세계관을 자랑하며, 거대 종교와 그를 습격한 심해 괴물과 크리쳐들의 전투를 그리고 있는데요. 게임에서 유저는 고스트, 피시맨 등 다양한 크리쳐를 소환하고 이들을 조종해 마을을 습격하게 됩니다.
게임은 항구, 성문, 마을 등 다양한 스테이지 형식으로 구현되어 있으며, 스테이지 별로 개성 넘치는 보스들이 등장합니다. 전체적으로 탄탄한 게임 구성과 신선한 소재, 빠른 템포의 게임 진행과 섬세한 레벨 디자인 등이 큰 호평을 받아 이번 BIC 2019에서 2관왕에 오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시 솔트>는 PC와 콘솔 버전으로 개발 중이며, 오는 10월 출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