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 퍼블리셔 단체 ESA(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연합)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주요 회원사 6곳이 탈퇴했으며, 최근 엔씨소프트도 탈퇴를 결정했다.
8일 ESA의 관계자는 해외 매체 게임폴리틱(gamepolitics)을 통해 “엔씨소프트가 ESA 멤버십 갱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남아 있는 회원사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ESA의 회원사는 28개에서 21개로 7개나 줄어들었다. 전체 회원사의 25%가 빠져나간 것이다. 탈퇴한 회원사들은 루카스아츠, id소프트, 코드마스터, 액티비전, 비벤디 게임즈, 크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로 모두 쟁쟁한 업체들이다.
탈퇴한 회원사들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게임업계에서는 ‘비싼 ESA 회비’와 ‘갈팡질팡하는 E3 등 정책적인 실망’을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ESA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ESA는 글로벌 불법복제 방지, 비즈니스·소비자 리서치, 대 정부 관계 유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활동을 하며, 게임쇼 ‘E3 미디어&비즈니스 서밋’의 운영권도 갖고 있다. 국내의 한국게임산업연합회와 유사한 존재다.
최근 몇 년간 E3는 축소와 확대를 거듭해왔다. 2006년을 끝으로 작년과 올해는 일반관람이 불가능한 ‘업계 행사’로 축소되어 운영됐다. ESA 회원사들과 업계는 뚜렷한 대안 없는 E3 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내년에는 다시 LA컨벤션센터로 돌아가서 ‘확대된 E3’로 열린다.
ESA는 업계에서도 필요한 단체이기 때문에 당장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여전히 닌텐도, SCEA, 마이크로소프트, 세가, 코나미, 에이도스, 캡콤, 아타리, 남코반다이, SOE, 스퀘어에닉스, 테이크-투, THQ, 유비소프트,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주요 업체들이 회원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추세로 회원사가 줄어들 경우 내년 연말에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재도약을 선언한 2009년 E3를 통해 ESA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