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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감원·부채, 해외 게임업계에 ‘찬바람’

소니·EA는 대량 감원 예고, 미드웨이는 파산 위기

이재진(다크지니) 2008-12-11 16:49:51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계속 되는 가운데 최근 해외 게임관련 회사들도 우울한 상황에 처하고 있다.

 

소니 그룹은 수익률 저하를 이유로 소니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감원을 예고했다. EA는 연말 라인업의 판매부진 등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낮추고 비용구조를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드웨이는 대주주가 헐값에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막대한 빚을 갚아야 한다.

 

 

■ 소니 그룹, 16천 명 감원 예고

 

소니 그룹은 최근 2009년 회계연도의 수익이 전년에 비해 59%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정규직 8천 명(전체 4%)과 비정규직 8천 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57개 생산공장의 10% 5~6개 공장도 폐쇄할 예정이다.

 

소니 그룹의 구조조정은 소니전자 쪽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사업 영역별 감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소니는 ‘2010년 회계연도(2009년 4월1일~2010년 3월31일)동안 집중적인 군살빼기를 통해 비용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소니의 입장에선 최근의 엔화 강세가 달갑지 않다. 매출이 올라가도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감원 대상에 게임사업을 진행하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게임사업도 정밀진단을 통해 줄일 건 줄이는 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 판매부진·실적저하로 허리띠를 졸라맨 EA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회사 EA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최근 추수감사절 대목에서 기대를 밑도는 판매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331일 끝나는 2009년 회계연도의 실적전망을 낮춰 잡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EA의 연말 주요 라인업 <미러스 엣지> <록밴드2> <니드포스피드: 언더커버> 등은 기대치를 밑도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대목이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 했다.

 

EA의 존 리치티엘로 대표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제품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이러한 실적과 불안정한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A는 지난 10 실적발표에서 전체 직원의 6%600여 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연말 라인업의 판매부진으로 추가 감원과 라인업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차기작 라인업을 재조정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컨퍼런스콜에서 EA는 스포츠 라인업을 놔두고 코어·캐주얼 라인업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데드 스페이스> <미러스 엣지> 프렌차이즈는 생존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신작이나 프렌차이즈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내려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A의 주식은 낮은 실적전망이 발표된 지난 10일 평소보다 6배나 많은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12% 떨어졌다. <WoW: 리치왕의 분노> <기타히어로: 월드 투어> 등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EA는 내년에 신작 패키지·온라인 게임으로 실적반등을 노릴 계획이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내년 라인업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스타크래프트2>의 출시가 유력한 가운데 <기타히어로5>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 빚더미에 올라 앉은 미드웨이

 

<모탈컴뱃>의 산실 미드웨이는 최대 위기에 처했다. 대주주는 미드웨이의 지분을 헐값에 팔아 치웠고, 내년 초까지 갚아야 할 빚이 15천만 달러( 2,055억 원)에 달한다.

 

미드웨어의 지분 87%를 보유한 ‘미디어 대부’ 섬너 레드스톤은 최근 개인투자가에게 미드웨이의 주식 9,210만 주를 10만 달러( 14천만 원)헐값에 넘겼다. 시장가치로 3천만 달러에 해당하는 주식이었다. 미드웨이 주식의 시장 평균가인 0.33 달러보다 한참 낮은 0.0012 달러에 넘어간 셈이다. 미드웨이의 부채 일부를 개인투자가에 떠넘기는 조건이었다.

 

미국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미드웨이는 현재 24천만 달러( 3,29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중에서 내년 123일까지 100% 원금상환을 해야 하는 금액만 15천만 달러에 달한다.

 

대부 역할을 하던 섬너 레드스톤까지 등을 돌린 상황에서 미드웨어가 부채를 갚지 못 할 경우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