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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레드5 “우리는 WoW와 다른 길로 간다”

웹젠이 글로벌 판권을 가진 T 프로젝트의 현황과 방향성

이재진(다크지니) 2008-12-29 11:23:19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임은 <WoW> 속편이 아닙니다.

 

웹젠이 전세계 판권을 보유한 MMORPG <T 프로젝트>를 개발 중인 레드5 스튜디오의 마크 컨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2005 9월 설립된 레드5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T 프로젝트>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이제 몇 달 뒤면 그들의 MMORPG가 세상에 공개된다.

 

게임업계에서 레드5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개발력’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개발팀장(Team Lead)이었던 마크 컨, <WoW>의 아트 디렉터였던 윌리엄 페트라스, <WoW>의 현지화를 주도한 블리자드 한국법인의 윤태원 이사 등 WoW 핵심인력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곳이 레드5였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T 프로젝트>의 정보는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 스스로 은둔형 개발사임을 자처하는 레드5의 근황과 신작의 방향성, 시장 공략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 경영진의 교체, 현재 인력은 100명 이상

 

설립으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그들의 <T 프로젝트>는 철저히 베일에 싸인 채 세상으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다. 그 동안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우선 레드5의 인력이 100 명이 넘었고, 본격적인 제작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아쉽게도 윤태원 부사장은 레드5를 떠났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영입되어 마크 컨이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레드5는 지난 11월 말 엔지니어링을 맡고 있던 마이클 웨인가트너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마이크 웨인가트너는 오라클과 HP 등의 대형 회사에서 조직을 관리해 본 경험이 있는 인물로 올해 3월 레드5에 합류했다.

 

기존에 대표를 맡고 있던 마크 컨은 CCO(Chief Creative Officer)로 자리를 옮겨 <T 프로젝트>의 기획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경영과 개발을 동시에 맡는 데는 분명 한계가 따른다. 본격적인 공개서비스를 앞둔 <T 프로젝트>에 마크 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게임 개발 파워가 실린 것이다.

 

현재 레드5는 두 곳에서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게임의 핵심 기획과 프로그래밍 등이 진행되는 미국 스튜디오에 2/3의 인력이 있고, 중국 상해에서는 나머지 1/3의 인력이 비즈니스 모델과 그래픽 개발 등을 맡고 있다.

 

2006년 말 1,850만 달러(약 238억 원)의 투자를 받았을 당시의 사진.

가운데가 윤태원 부사장, 오른쪽이 마크 컨 (당시) 대표이사다.

 

 

■ 우리 게임은 <WoW> 속편이 아니다

 

<WoW> 런칭 버전의 개발을 이끌었던 마크 컨에게 신작과 <WoW>의 다른 점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때마다 마크 컨은 우리는 <WoW> 속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다르다고 말해왔다.

 

최근 가마수트라와의 인터뷰에서 마크 컨은 타깃 유저층에 대한 생각을 제시했다. <WoW> 속편 같은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는 결정은 자연스럽게 (우리 신작의) 타깃을 <WoW> 핵심 유저층과 다르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레드5의 핵심 개발진 중에는 <WoW>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WoW>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재창조에 몰두하고 있다. 마크 컨에 따르면 기존의 어떤 형식이나 시스템 등으로 분류될 수 없는 성격의 컨텐츠가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그 중심에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게임이 달라진다

 

레드5는 지금도 <T 프로젝트>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하길 꺼려한다. 몇 달 내로 있을 발표를 위해 아껴 두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개발 중인 신작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 정도는 나오고 있다.

 

마크 컨은 우리 게임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개발진이 스스로도 흥분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T 프로젝트>에 반영하면서 세계관의 변화시간이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마크 컨은 유저들이 게임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시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레드5의 개발진은 시간이라는 요소를 다양한 플레이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세계가 바뀌고 성장하는 개념은 <T 프로젝트>를 지속하게 만드는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레드5는 인재 영입을 위해 골든 티켓(Golden Ticket)이라는 채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레드5에서 원하는 인재에게는 겹겹이 포장된 미지의 박스가 배달된다.

그 안에는 퍼즐 같은 문구와 더불어 "당신과 함께 하려는 이유"가 담긴 아이팟이 들어 있다.

골든 티켓은 해외 매체들도 기사를 썼을 정도로 독특했고, 실제로 효과도 있었다.

 

 

■ 레드5 처음부터 글로벌 게임으로 만들었다

 

동서양 유저들이 새로운 MMORPG를 보면서 흔히 하는 말이 동양용서양용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이다. 레드5 <T 프로젝트> 역시 그러한 첫인상’의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개발진은 (설립 첫날부터) 우리는 글로벌 게임을 만들어왔다고 자처한다.

 

설립멤버였던 윤태원 부사장 덕분에 레드5의 개발진은 아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것은 마크 컨과 새로운 대표 마이클 웨인가트너가 과금 정책을 묻는 질문에 하나의 정답은 없다고 본다고 대답한 대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은 동양과 서양의 온라인게임 시장이 가진 현재의 상황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마크 컨과 마이클 웨인가트너는 이제 동양에서 월정액 모델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도, 서양에서 부분유료화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 의견을 술술 풀어낼 정도로 이해도가 높았다.

 

물론 <T 프로젝트>의 비즈니모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요즘의) 경제 상황이 유저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차세대 MMO를 자처하는 신작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었다. 또한, <에이지 오브 코난>이나 <워해머 온라인> 등의 경쟁작들이 겪은 성공과 실패 지점을 파악하는 데도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최근 우리는 개발진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게임을 종종 봐왔다. 때문에 <T 프로젝트>에 대한 흥행전망을 내놓는 것은 무척 조심스럽다. 다만, 확실한 것은 레드5가 3년 동안 계획대로 차분히 그들의 일을 해왔고, 이제 곧 결과물이 공개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참고로 웹젠에 따르면 3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자된 레드5의 <T 프로젝트>는 2009년에 공개되며, 2010년에 오픈 베타와 상용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 기사에 첨부된 이미지들은 <T 프로젝트>의 원화로 추정되는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