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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팀원 나이차? 문제 없다" 브롤스타즈 한국 대표 '곰세마리'

아쉽게 4강에서 탈락의 아픔 맛 본 곰세마리, 엔젤 · 모딩 · 나이스베어 인터뷰

송주상(무균) 2019-11-17 08:18:09

15일, 16일 양일간 벡스코 오리토리움에서 '브롤스타즈 월드파이널 2019' 경기가 펼쳐졌다. 첫 <브롤스타즈> 세계 최강은 유럽의 'NOVA'로 가려졌다. 이번 대회는 각 지역에서 5개월간의 예선전을 거쳐 대표를 뽑았고, 한국 대표는 Nicebear(나이스베어), ANGEL7777(엔젤), Moding(모딩)으로 구성된 '곰세마리'였다.

 

▲ '곰세마리' 선수들. 왼쪽부터 나이스베어(17세), 엔젤(31세) 그리고 모딩(20세)이다.

 

특이하게 곰세마리는 주장인 엔젤과 막내인 나이스베어의 나이 차이가 열 살이 넘는다. 엔젤을 중심으로 팀이 굴러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명의 선수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뛰어가는 동료였다. 그들에게 나이는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했다.

 

이하는 15일 8강 승리 이후에 진행된 인터뷰다. 곰세마리는 아쉽게 16일, 4강에서 일본 지역 대표인 '애니멀참프루(Animal Chanpuru)'에 패배했다.

 

 

디스이즈게임: 팀원이 다른 팀원을 소개한다면?

 

나이스베어: (엔젤을 소개하며) 엔젤형은 팀장을 맡고 있고,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입니다. 

 

엔젤: (모딩을 소개하며) 우리팀의 전략을 만드는 '전략가' 모딩입니다.

 

모딩: (나이스베어를 소개하며) 많은 브롤러를 선택할 수 있는 넓은 픽과 불리한 상황에서 파고들어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이자 에이스입니다.

 

 

팀명을 '곰세마리'로 붙인 이유는?

 

모딩: 친근감을 주는 팀명을 찾다가 팀장인 엔젤 선수를 봤는데, 곰 같이 생겨서...(다들 웃음). 여기에 <브롤스타즈>는 3명이 하는 게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곰세마리'가 됐습니다.

 

 

주장인 엔젤 선수는 31살, 팀의 막내인 나이스엔젤은 17살이다. 나이 차가 꽤 난다. 어떻게 3명이 만났는지 궁금하다. 

 

엔젤: 제가 팀원을 모았습니다. 원래 모딩 선수와는 게임을 했고, 이전부터 알고 있던 나이스베어까지 영입해서 팀을 완성했습니다. 이 선수들과 함께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해 영입했습니다. '얘랑 하면 잘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딩: 저는 커뮤니티를 하지 않아서 대회를 열린 지 몰랐어요. 엔젤 형이 '대회 나갈래?'라고 물으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우승까지 생각하진 않았나?) 그렇죠. 꿈에도 몰랐습니다. 우승을 생각하고 연습했지만, 스스로 부족함이 느껴져 큰 기대하지 않았는데 팀원 덕분에 좋은 성적 거뒀습니다.

 

나이스베어: 저는 같이 나가자고 했을 때, 이 선수들은 <브롤스타즈> 베타 테스트 기간부터 게임을 즐겼던 분들이라 함께하면 3명의 실력이 같이 잘 나올 거로 생각했는데 ... 막상 3명이 맞춰보니까 팀 합이 너무 안 맞더라고요(다들 웃음). 

 

그래서 당시에 '형, 뭐에요? 예선전부터 탈락할 거 같다'라고 자주 말했어요. 이런 문제로 팀원끼리 많이 싸우면서 모두의 실력을 더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또 피지컬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어요.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 싸운다니 신기하다. 엔젤 선수가 '많이 편안'한가?

 

엔젤: 제 원래 성격이 나이랑 상관없이 할 말 하면 듣는 스타일인데, 너무 들어준 거 같기도 하네요(웃음). 악의로 말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제 입장에서는 기분이 조금 나쁠 수도 있지만, 동생들 의견이 납득이 되어서 이야기가 된 거죠.

 

 

오늘 8강 경기에서 이겼다. 오늘 누가 MVP인가?

 

나이스베어: 우리 팀 모두가 잘해줬지만, 그 중 모딩 형이 마지막 '바운티' 맵에서 '파이퍼'를 잘 썼다. 제가 상대방을 잡을 수 없는 위치에 있을 때, 모딩 형이 다 잡아줬다. 오늘의 에이스다.

 

엔젤: 오늘 경기에서 다들 한 번씩 돌아가면서 잘한 순간이 있죠. 그 중에선 나이스베어 선수 말대로 마지막 바운티에서 모딩 선수가 화룡점정을 찍어줘서, 에이스 충분히 받을 만 하지 않나 싶네요.

 

모딩: 서로 돌아가면서 맵마다 잘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이라서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스스로도 기억에 남나요?) 파이퍼요? 그렇죠(웃음).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나? 나이 차이, 학업 등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엔젤: 나이 차이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물론 두 선수 입장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제가 제 입장에서는 '나이 부심'을 최대한 안 하려 하는데... 몰라요. 두 선수에겐 다를 수도 있긴 하죠.

 

 

이야기 나온 김에 다른 선수들은 어떤가? 엔젤 선수가 '나이 부심' 안 부리나?

 

나이스베어: 저는 봤습니다(웃음). 제 카카오톡에 증거가 남아있습니다.

 

모딩: 저는 엔젤 형이 '나이 부심' 부려도 말하는 태도나 예의 같은 부분에서만 이야기했습니다. 동생들이 게임 내에서 피드백이나 못했다고 화를 내도 묵묵히 들어줬어요.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올라 올 수 있었죠.

 


 

엔젤 선수가 팀의 중심을 잘 잡았나?

 

모딩: 본인의 멘탈을 잘 잡았죠(웃음). 

 

엔젤: 맞아요. 제 멘탈 케어는 열심히 한 거 같아요 (웃음).

 

 

나이스베어 선수는 학생 신분상 학업 때문에 힘들지 않았나?

 

나이스베어: 스케줄이 좀 어려웠죠. 오픈 코리아 라운드3에서 고민이 컸어요. 학교 시험때문에 나가지 않을까 고민도 했는데, 내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만들고 싶어서 나갔죠. 당시 결승전 다음날이 시험이었고, 그 다음날은 수학여행이었어요. 다행히 시험은 어려웠지만, (우승하고 가서) 행복한 수학여행이었던 거 같아요.

 

 

모딩 선수는 어떤가?

 

모딩: 저는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게임을 하다 보면, 여기까지구나라는 벽이 느껴져요.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 벽을 계속 두드리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그래서 지금도 힘들긴 하지만, 대회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계속 올라가고 있기도 하고, 좋은 경험 하고 있는 거 같아요.

 

▲ 많은 팬이 한국 대표팀인 '곰세마리'를 응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가벼운 질문 하나 하고 싶다. 셋 다 <브롤스타즈> 경력이 길다. 모딩 선수와 엔젤 선수는 베타부터, 나이스 베어 선수는 정식 서비스부터 게임을 즐긴 것으로 알고 있다. 좋아하는 브롤러와 싫어하는 브롤러는 누구인가?

 

모딩: 크로우가 제일 좋아요. 크로우는 독을 묻히고 이동속도도 빠른 브롤러죠. 덕분에 무빙만 열심히 하면 상대에게 약을 올릴 수 있는 캐릭터죠. 그래서 크로우가 좋아요. 싫어하는 브롤러는 없습니다.

 

엔젤: 저는 '리타'를 뽑겠습니다. 처음 <브롤스타즈>를 시작했을 때, 이 브롤러를 많이 했고 재밌기도 하고요. 저도 싫어하는 브롤러는 딱히... 생각나지 않습니다.

 

나이스베어: 제가 좋아하는 브롤러는 '진'입니다. 캐릭터 자체가 강해서 라인에서 우위에 있거나, 나만 잘해도 팀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서 좋아해요. 그리고 궁극기가 역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서 더 좋다. 싫어하는 브롤러는 크로우죠. 까부는 게...

 

모딩: 약간 저격 아닌가요? (웃음)

 

 

많은 국내 팬이 '곰세마리'를 응원하기 위해 벡스코 오리토리움을 찾아왔다.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엔젤: 정말 감사하죠.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더 열심히 해서 더 멋진 플레이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겠습니다.

 

모딩: 부산까지 와서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대회를 준비한 노력과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높은 경기 수준으로 보여주겠습니다.

 

또, <브롤스타즈>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방송되는 경기를 열심히 봐주시면서 댓글이나 채팅을 남겨주시는 팬들이 많아요. 저희가 경기장에서는 경기만 신경 써서, 응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유튜브 다시 보기를 통해서 나오는 채팅들과 영상에 달린 댓글은 경기 분석하면서 다 읽습니다. 재미도 있고,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나이스베어: 직접 오셔서 응원해주시는 분, 네트워크상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분들 덕분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고, 그런 힘으로 결승전, 우승까지 가보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아쉽게 우승컵을 들진 못했다.

▲ 그들은 곰-포즈를 잘 취했지만, 사진 찍은 기자가 잘 찍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