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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 론칭... 뭐하는 곳이길래?

김대훤 부사장 "BM은 생각말고 일단 한 판을 재미있게 만들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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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5-13 10:29:52
넥슨이 다시 뛴다. 

넥슨은 신규개발본부 산하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론칭하고, 과감하고 독창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첫 작품으로는 해양 탐사 액션 <데이브: 더 다이버>가 낙점됐다. 민트로켓은 게임의 '코어', 즉 핵심 재미가 완성되면 빠르게 유저들과 결과물로 소통하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데이브: 더 다이버> 또한 시일 내 유저들을 찾아갈 전망이다.

민트로켓을 만드는 데 앞장선 넥슨의 김대훤 부사장에게 민트로켓의 취지와 방향을 질문했다. 김 부사장은 '코어'만 확실하면, 개발자들에게 자유도를 줄 것이고, 그 결과를 빠르게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 취재진과 나눈 일문일답.

 

 


 

Q. 디스이즈게임: 서브브랜드 개념이 다소 생소한 거 같은데, 굳이 새로운 실험을 선택한 이유는?


A. 넥슨 김대훤 부사장: 그간 넥슨에서 여러 시도가 있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간 접힌 프로젝트 리스트들을 돌아보면 굉장히 안타까운 것들이 많다. 

개발 면에서 넥슨은 리소스를 아끼는 스타일이다. 기존에 잘해왔던 것들을 약간 비틀어 더 크게 내면 편했고, 그로 인한 아쉬움이 있었다. 내부에서 혁신을 갈망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그리고 넥슨이라는 회사가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과연 새로운 시도를 과감히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해왔다.

혁신적인 시도를 할수록 기존과는 다른 게 나온다. 새로운 것을 기존의 잣대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르게 말하면 기존의 잣대가 넥슨의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얘기다.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 끝에 아예 독립적인 자유도 높은 구조가 필요하다고 결론났다.

이전에 개발자들은 넥슨 이름에 걸맞은 요구를 받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이것도 붙이고, 저것도 붙이게 되면서 개발자가 추구했던 본질이 악화됐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일단 과감하게 사람을 믿기로 했다. 그 사람에게 무한한 자유도를 제공해 새로운 시도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해야 그 프로젝트이 엣지, 날카로움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신규개발본부를 만들었을 때 '빅 앤 리틀'로 타이틀 나눠서 출시한다고 했다. 민트로켓에는 리틀 타이틀이 선보이게 되는 건지?


A. 주로 리틀이다. 게임의 코어가 중요한, 작지만 개성있는 프로젝트들이다. 참신함으로 승부를 본다. 이렇게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서 '오히려 유저분들께서 호의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개발자에게 무한한 자유도를 주겠다고 했는데, 프로젝트 당 개발자 규모는? 디렉터 외부 영입은 없나?

A. 현재 디렉터는 주로 내부에서 발탁한 분들이다. 사람을 믿으려면 그 사람을 잘 알아야 하지 않나? 내부에서 의지와 엣지가 있는 분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규모는 30명을 넘기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인다역도 해야 한다. 대신에 게임의 재미에 대해서 관여할 자유가 높아지는 거다. 체계가 부족하고 본인에게 떨어지는 업무가 과중하다 하더라도 재미를 만드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Q. 그간 큰 회사의 개발자들이 비즈니스모델(BM) 때문에 낙담하는 경우 있었는데 민트로켓 BM은 사업쪽 입김으로부터 자유롭나?

A. BM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기본적인 플레이, 한 판이 재밌으면 그걸로 된다. BM은 차차 생각하자는 주의고, 리틀로켓 분들에게는 '일단 재밌게 만들어달라'고 하고 있다. 비단 신규 조직만의 시도가 아니라 넥슨 경영진 차원에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시도가 어떻게 하면 가능할 것인가 합의를 보고 구성한 것이다


Q.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개발자를 채용할 계획 있는지?

A. 열심히 모시고 있다. 민트로켓 브랜드가 지지와 신뢰를 받아서, 개발자분들이 넥슨을 찾아오도록 만들고 싶다. 아이디어나 라인업을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을 보고 하는 프로젝트다. 그런 좋은 분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가도 힘들어하는 분 계실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자유도라는 건 내가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어려울 때가 많이 있을 것이다.


Q. 넥슨은 게임으로 사업을 하는 곳이다. 민트로켓으로 재미는 있지만 사업적 성과 낮은 게임 나올 수 있다. 그러다가 게임이 접히면 유저들에게 안 좋은 평가로 다가올 수 있다.

A. 정말 조심하는 주제다. 

서비스를 접는다는 것은 마지막까지 그 게임을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죄송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많이 시도해서 많이 접히는 게 아닌가 걱정하시는 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정식 서비스 단계로 넘어간다면 책임감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어에 대한 검증을 받았을 때 미비하거나 부족하다면, 테스트 즐겨주신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 단계에서 유저들과 호흡하면서 많이 검증을 받고 또 지지를 받으면, 책임감있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Q. 민트로켓 레이블이 일종의 플랫폼처럼 작동하면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는 상상을 했다. 스팀 테스트는 이전에 발표했던 '얼리스테이지'가 아니라 일반적인 테스트로 느껴지는데.

A. 일단 브랜드가 안착이 되면, 그것의 플랫폼화를 생각은 하고 있다. (신작을) 자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특하게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간 넥슨의 높은 기준에 의해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탈락하는 상황들이 많이 발생했다. 개성있는 걸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런 상황이 다 되면(구축되면), 플랫폼을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은 브랜드 안착과 혁신적 시도들이 릴리즈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Q. <데이브 더 다이버>는 콘솔에도 출시된다. 이후 민트로켓 게임들은 모두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A. 기본적으로 무조건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꼭 한국이냐 글로벌이냐를 따지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냥 재밌는 걸 만들자는 생각이다. 우리가 잘 하는 것, 디렉터가 잘 하는 것을 하려 한다. 이제 특정 장르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유저의 수준이 너무 높아졌다. 그 분들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한다. 

항상 한국에서 게임을 만들다 보면, 개발자들이 알게 모르게 한국이 선호하는 룩앤필을 의식한다. 민트로켓에서는 재미에만 집중하자고, 한국 시장을 뚫어내려고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를 빼내자고 말하고 있다. 재미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다 통용될 거라고 생각한다.

 

 

 

Q. 민트로켓에서 모바일게임도 만드나?

 

A. 프로토타이핑, 제안서 수준에서 2~3개 있다. 지금 이야기되는 게 대부분 PC, 콘솔 게임이긴 하다.

 

 

Q. 민트로켓 브랜드가 유저들에게 다가가야 할 텐데, 어떤 식으로 브랜딩할 건지?

 

A. 개발 조직 내에 사업팀이 세팅되어 둘이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아마 조금 더 유저 친화적인, 격의 없는 소통을 중심으로 갈 것이다. 허심탄회한 소통들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민트로켓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고민이다. 

 

 

Q. 상업적 성공을 포트폴리오에 남기는, 그러니까 '빅' 쪽을 선호하는 개발자들도 분명 있다. 민트로켓의 '리틀'들이 상업적 성공을 못 해서 개발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대비책은?

 

A. 넥슨에는 독창적인 시도를 하려던 분들이 항상 계셔왔다. 이제는 장기전을 해볼 생각이다. 분명 실패와 아쉬움이 많을 수 있다. 그간 '새로운 시도를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매번 흐지부지됐다.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파서 선언한 것이다.

 

결과가 안 좋았을 때, 디렉터 이하 개발팀을 회사나 경영진 단에서 어떻게 존중하고 배려하느냐는 중요한 거 같다. 그때 태도가 납득될 수준이라고 한다면 다시금 도전하실 것이다. 지치거나 아이디어가 고갈된다면 빅 쪽으로 보내드릴 수도 있다.

 


Q. 개발자들에게 자유도를 주겠다고 하셨는데 바깥에서 바라보는 입장에서 넥슨 신규개발본부에 콘솔 노하우가 얼마나 축적됐는지 의문이 있을 거 같다. 아무리 엔진 범용성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콘솔로 게임을 만드는 건 다른 문제 같다.

A. 슈퍼 대작과 비교한다면, 부족할 수 있겠다. 코어가 얼마나 개성있고 재기발랄하느냐가 관건일 거 같다. 코어가 평범한데 스펙도 부족하고 퀄리티도 부족하다면 외면을 받을 것이다. 반대로 볼륨을 키우고퀄리티를 높이기엔 해야 할 일이 많다. 빅 쪽에서 그 분야를 노력 중이다. 상호 교류하면서 계속 회사 차원에서 노하우를 쌓아갈 것이다.


Q. 민트로켓이 안착된다면 개발자 사이의 알력다툼이 생길 수도 있다. (김대훤 부사장은) 전부터 개발자 사이의 프로젝트 공유와 소통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개발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툼이나 갈등은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A. 넥슨에게는 좀 더 개성있는 것, 달라보이는 것 만들겠다는 DNA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과감하게 다른 걸 만들고 있지 못하다. 시대가 변하고 회사가 커지다 보니 블록버스터 쪽은 제대로 발전해서 가고 있는데, 다른 걸 해보겠다는 건 놓치고 있었다. 다른 걸 원하는 분들이 일할 수 있도록 민트로켓을 만든 것이다.

개발자들의 알력다툼, 그럴 수 있다. 사람을 믿고 간다는데, 무슨 기준으로 디렉터를 뽑았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옛날에 알력이 왜 생겨났냐면, 조직별로 담을 쌓아서 저기서 뭘 하는지 모르고, 저기서 기회를 받았는지 모르고 있었기 떄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무조건 개방하는 방침이다. 멍석을 깔아주면, 엣지는 튀기 마련이다. 그게 튄다면 사람에 대한 평판도 달라질 것이다. 회사에서 신경쓰는 부분이다.


Q. 민트로켓이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실적인 기간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나?

A. 넥슨은 항상 개성있는 시도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시간을 정해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런 시도를 담는 그릇이나 환경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민트로켓을 만들었다. 실패가 쌓인다면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들조차 결과보다는 시도나 내용을 봐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뭐라도 하고 있나'가 아니라 '어? 이거 괜찮네?'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 기간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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