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출시한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만약, 내가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된다면?"이라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 IP에 열광한 세대 혹은 팬이라면 한 번 쯤은 상상해볼 법한 생각에서 출발한 게임이다. 게임은 최근까지 전 세계 220만 장을 돌파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하라 료스케 프로듀서는 원작 '드래곤볼'의 매력을 전 세계 모든 게이머에게 알리도록 <드래곤볼Z 카카로트>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캐릭터 간 치열한 싸움과 더불어 원작에서 느낄 수 없던 일상적인 요소, 그리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것들과 새로운 시도까지. 그야말로 '드래곤볼Z의 종합판'으로 불릴만한 게임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드래곤볼' IP 게임이 나왔지만 많은 팬의 바람대로 '드래곤볼Z' 세계관 속을 직접 탐험하고, 수많은 적과 대결을 벌이는 제대로 된 게임은 <드래곤볼Z 카카로트>가 유일하다. '드래곤볼' IP가 출시 31주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IP의 생명력과 팬덤은 여전하다. 하라 료스케 프로듀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코로나19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 사이어인 편부터 마인 부우 편까지, IP 매력과 스토리 제대로 담아냈다
디스이즈게임: 먼저, 지난 3월 중순에 전 세계 200만 장 돌파 소식이 전달된 것에 대해 축하드린다. 소감이 어떤가.
하라 료스케 프로듀서: 유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우리가 마음에 그린 '오공 체험'이나 세계관 표현에 많은 분이 공감해 주셔서 정말 기쁘다.
그리고 본 작품을 통해 <드래곤볼>이라는 작품의 위대함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애니메이션이 완결된 지 20년 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드는 작품은 좀처럼 드물기 때문이다.
인기 요인을 파악해본다면? 더불어, 성과에 대해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드래곤볼>이라는 작품 자체가 가진 매력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건 분명하다. 그 다음으로 꼽을 점이라면 '액션 RPG'라는 게임성이 큰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이번 작품은 사이어인 편부터 마인 부우 편까지, 원작을 모르는 분이 처음으로 접하더라도 <드래곤볼Z>의 스토리를 확실히 체험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격투나 액션을 위주로 한 다른 <드래곤볼> 게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매력을 많이 담고 있기에 유튜브나 트위치 혹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간 것이 아닐까 한다.
또한, 전 세계 200만 장 돌파가 가능하도록 사랑해 주시고 플레이해 주신 수많은 유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프로듀서의 입장으로 말씀드리고 있지만, 회사 밖으로 나가면 여러분과 같은 <드래곤볼>의 팬 중 한 사람이다. <드래곤볼Z 카카로트>를 선택해 주신 분들이 저처럼 게임을 즐기거나 감동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졌고, 더욱 <드래곤볼>에 애정을 가지게 됐다.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라데츠, 베지터의 습격부터 마인부우와 대결까지, 어떻게 보면 원작 거의 대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의 방대한 양을 포함하고 있다. 팬들이 게임화하기 바라는 주제 중 가장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처음 <드래곤볼Z>를 액션 RPG로 만들게 된 이유부터 설명하면, 최근 몇 년 동안 영화나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슈퍼' 등을 계기로 새로운 드래곤볼 팬이 된 분들도 늘었는데, 이러한 분들도 포함하여 다시금 '드래곤볼Z'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래곤볼Z'에는 그만의 매력이 있지만, 이 매력을 최대한 표현하려면 지금까지와 같은 뜨거운 배틀 외에도 중간중간 일상이나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만의 개그도 재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임 장르가 액션 RPG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드래곤볼Z>의 매력이었으니 그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라데츠의 등장부터 부우 격퇴까지 그려냈다.
<드래곤볼Z 카카로트>는 퀘스트 플레이, 실시간 액션 전투 기반으로 게임을 진행하는데, 이와 같은 형태를 결정한 이유는?
<드래곤볼Z>의 매력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동시에, 게임 테마를 '오공 체험'으로 정하고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팬이라면 누구나 당시에 상상하던 것을 게임으로 구현하기 위해 '내가 오공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철저하게 생각하고, 게임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광대한 필드를 마음껏 날고 달리고 싸우고, 밥을 먹고, 캐릭터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이러한 게임 진행은 모두 '오공 체험'을 추구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게임을 개발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더불어, 개발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린다.
앞서 설명한 '오공 체험'이다.
에피소드는 이것저것 있지만, 배틀 부분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배틀은 처음엔 지금처럼 액션 요소가 강하지 않은, 일반적인 RPG에 가까운 시스템이었다. 현재와 같은 형태로 변경된 이유라면, 이것 역시 '오공 체험'을 추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의 드래곤볼 게임은 PvP가 기본이었기 때문에 캐릭터마다 강함이나 기술에 차등을 두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PvE이기에 이런 제한에서 벗어나 더욱 원작에 근접한 기술이나 파라미터 조정에 치중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적에 따라 광대한 범위의 폭발을 일으키거나 화면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기탄 비를 쏟아내는 식이다. 다만, 오공도 이런 공격을 초스피드로 피해서 공세로 돌아서거나, 초거대 원기옥을 쏘는 등의 공격 수단이 있다. 이런 <드래곤볼> 특유의 공방전을 직접 오공이 되어 즐길 수 있도록 추구한 결과가 지금과 같은 배틀 시스템이다.
# 보다 탄탄한 '드래곤볼Z' 세계관을 위해, 원작자 및 다수 관계자와 협업
정식 출시 후 수개월이 지났다. 게임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세세히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역시 일부 장면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 생각난다. <드래곤볼>에는 명장면, 명대사가 너무나 많다 보니, 모든 것을 100% 재현해서 한 게임으로 엮어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느꼈다. 그래도 한정된 조건 내에서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원작의 모든 스토리 중 주요 장면을 선택해 담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반대로, 원작에 없지만 게임의 세계 설정 상 없던 부분(마을의 기타 NPC라던지)을 추가하는 것도 적지 않은 고민이었을 것 같다. 관련해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
게임의 재미와 <드래곤볼> 세계관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서브 스토리나 마을에서 나누는 대화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개발진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기도 하고,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집영사 등 관계자 협력도 받으면서 설정했다.
그중 가장 협력해 주신 분은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였다. 본 작품은 토리야마 작가로부터 받은 새로운 설정을 몇 가지 포함하고 있고, 그런 요소를 서브 스토리에서 일부 사용했다.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역시 6번째 기뉴 특전대원인 '보뉴'의 존재였다(웃음).
전직 기뉴 특전대원 '보뉴'와 같은 원작에 없던 캐릭터, 설정도 제법 들어갔다. 보뉴 외 새롭게 추가된 것이 있다면 소개와, 넣게 된 배경도 설명 부탁드린다.
'보뉴' 외에도 수인이 줄어든 이유나 부르마네 어머니의 본명, 사이어인의 꼬리가 없어진 이유 등 의도적으로 개발진이 질문드리기도 했고, 질문에 대해 상상조차 못한, 예상외의 답변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이런 질문과 답변은 팬 입장에서 정말 즐거운 일이기도 해서 매번 답변을 기다렸다.
어떻게 보면 좀 더 풍성해진 <드래곤볼>이 됐을 수도 있겠다. 추가한 콘텐츠나 구성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나?
서브 스토리는 나름대로 많은 수를 제공했다고 생각하고, 일단 게임으로서 필요한 기능은 모두 탑재한 것 같다. 다만 빨리 업데이트하고 싶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타임머신 추가가 늦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 극장판 콘텐츠부터 카드배틀까지, '드래곤볼' IP 완성도를 더욱 높일 것
시즌패스로 추가 에피소드 세트를 출시하고 있다. 구성이나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지난 4월 28일 공개한 추가 에피소드 '새로운 각성(전편)'은 더욱 강한 상대와의 싸움과 새로운 성장을 더욱 많은 팬분들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극장판 <드래곤볼Z : 신들의 전쟁>의 비루스와 우이스를 등장시켰다. 하지만 극장판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고 게임으로서의 즐길 거리나 배틀에 특화된 본 작품의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됐다.
게임 내용은 주로 우이스와 수행해서 캐릭터를 대폭 강화, 오공과 베지터의 새로운 각성, 그리고 압도적인 강자인 비루스에게 도전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엔 처음부터 레벨 250인 비루스와 배틀할 수 있으니 실력에 자신이 있으신 분은 수행 없이 곧바로 비루스에게 도전할 수도 있다.
또한 이번 DLC는 본편을 클리어하지 않아도 플레이할 수 있다. 그래서 DLC 내의 시간축은 판단하기 어렵게 해뒀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본편 초반에 DLC를 열심히 플레이하면 '초사이어인 갓'이 되어 라데츠를 일격에 해치워버리는 것도 가능다는 얘기다.
또 보도자료 등을 통해 소개했지만, 이번 시즌 패스는 2개의 추가 에피소드와 1개의 추가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각성(전편)'은 추가 에피소드 중 첫 번째다.
추가 에피소드의 볼륨은 서브 스토리 몇 개 분량, 추가 시나리오는 사이어인 편이나 프리저 편 같은 1개의 분량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후편은 현재 개발 중인 관계로 아직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전편인 이번 DLC에서 캐릭터들을 강화해 두면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웃음).
마인 부우와의 대전까지 담고 있는데, 그 외에 외전이나 기타 팬들이 좋아하는 원작 외 스토리도 담으면 좋을 것 같다. 이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에는 조금 힘든 내용이다. 앞으로 공개될 정보를 기대해주면 좋겠다.
DLC와 더불어 꾸준히 업데이트도 하고 있다. 앞으로 <드래곤볼Z 카카로트>를 어떻게 서비스할 계획인가?
상상도 못한 답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카드 게임'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게임 내에서 컬렉션으로 모으는 카드와는 조금 다른 종류지만, 분명 여러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이 내용도 추후 공개될 정보를 기대해주면 고맙겠다.
마지막으로, 팬들과 디스이즈게임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한국에 계신 <드래곤볼Z 카카로트> 팬 여러분, 그리고 디스이즈게임 독자 여러분, 본 작품은 기대와 부담이 큰 대규모 RPG였던 만큼 많은 고충이 있었다.
그러나 발매 후에 저희 개발진의 마음을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었고, 작품의 게임성이나 '드래곤볼'을 향한 사랑, 감동을 여러분과 공감할 수 있었기에 한 사람의 드래곤볼 팬으로서도 정말 행복했다. 개발진 일동을 대표해 다시 감사 드린다. 계속해서 DLC와 업데이트를 개발할 예정이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