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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게임과 법, 실마리는 청소년보호법에 있다"

국회 문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국회의원을 만나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0-07-06 11:28:33

국회의원 전용기는 대학생 때 더불어민주당 활동을 시작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서 생활체육을 전공했고 학교 앞에서 3년 동안 식당을 운영한 적 있다. 정당 활동을 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다. 

 

전용기 의원은 1991년생​으로 '당연히' 게이머다. 전 의원은 과거 PC방에서 <배그>를 즐겨왔고 요즘도 짬짬이 모바일로, 콘솔로 게임을 즐긴다. 그러니 그에게 "원래 게임을 좋아하시냐" 묻는 것은 우문이 따로 없었다. 돌아온 대답은 원사운드의 명대사, "오락하는 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였다.

 

당연히 게임을 즐기는 전 의원은 복잡하게 꼬인 게임 이슈를 풀기 위해 실마리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전 의원과 사전심의와 셧다운제를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공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는 바로 '청소년보호법'이었다.

 

임기 초 전 의원이 게임 업계에 던진 파문은 작지 않다. 그는 예비후보 시절부터 확률형 아이템 폭사 방지법을 내걸었고,​ 스팀 미심의게임 논란 때 주도적으로 게임 사전심의 의무 폐지를 주장했으며, 이제는 불법 유사 게임물을 단속하는 특별 사법 경찰을 만들자고 하고 있다.​ 전용기 의원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게이머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감사하다. 

 

 

원래 게임을 좋아하시나? 요즘은 의정 활동 중이라 게임 즐기기 어려우실 텐데.

 

좋아한다? 원래부터 게임을 좋아했다기보다는 그냥 게임을 항상 해왔다. 일상생활처럼. 게임을 좋아한다? 음... 그냥 게임은 늘 했던 거다. 요즘은 바빠서 모바일 게임을 자주 한다. 짬날 때마다 5분씩. 스트레스 받으면 30~40분 씩 <배그> 한 판 하기도 한다.

 

 

<배그>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다.

 

진짜 좋아한다. 많이 할 땐 엄청 많이 했다. 특히 작년에 많이 했고 올해는 바빠서 잘 못 하고 있다. 이런저런 게임을 많이 해왔다. <스타크래프트>도 했고, <메이플스토리>도 했고. <뮤>는 PC방에 가면 공짜라서 했던 기억이 있다. 대학 다닐 때는 <서든>, <카트>... 뭐 이런 게임들도 했고. 

 

의원이 되기 전에는 같이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 활동하던 비서관이랑 PC방도 종종 갔다. 비서관은 <롤>을 좋아하는데, 나는 <배그>를 좋아해서 가면 서로 입장이 갈렸다. (웃음) 요즘도 점심시간 15분에서 20분 정도 남으면 콘솔 연결해서 한두 판씩 하고 그런다.

 

 

아무래도 국회의원이 게임을 한다고 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다른 문화생활 즐기는 의원분들 많지 않나?

 

그런 시선이 바로 게임 혐오라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는 운동을 직업으로 보고,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직업으로 본다. 운동을 업으로 삼는 선수는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겠지만,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란 쉽지 않다. 나는 볼링 할 때가 제일 힘들었다. (전용기 의원은 대학생 시절까지 볼링 선수로 활동했다)

 

일이랑 취미랑 엄연히 다른 건데 취미로서의 게임을 왜 이렇게까지 혐오하는 건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하나의 문화생활로 봐주시면 좋겠다.

 

 

그런 게임 혐오를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중적으로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을 만들고 하는 사람이 자주 모여서 같이 말을 나눠봐야 한다. 그렇게 힘 있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도 젊은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우리가 직접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게임을 한다는 것을 나쁘게 보는 것 자체가 꼰대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서로를 인정하면 되는 건데 내 취미만 취미고 남의 취미는 취미로 보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다.

 

"점심시간 15분에서 20분 정도 남으면 콘솔 연결해서 한두 판씩 하고 그런다"

 

실제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 게임과 법 이슈, 실마리는 청소년보호법에 있다

 

지난 스팀 미심의게임 사태 때 "게임법을 개정해 게임의 법정 사전심의 의무를 삭제하고 심의과정에 있던 정부의 역할 또한 폐지하고자 한다. 일방적으로 법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쟁점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확인하며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주장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앞서 말한 게임 혐오가 만연했지만, 그럼에도 한국은 게임이 굉장히 활성화된 나라다. 근데 지금 법이 글로벌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사전심의 의무를 삭제해야 한다라는 의견에는 변한 게 없다. 물론 법안만 고친다고 모든 게 다 해결될 거라 보진 않는다. 민간에게 키를 넘겼을 때 사후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봐야 한다. 법안이 수정됐을 때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도 방지해야 한다.

 

나는 여당 의원으로서 현실적인 대안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그냥 "사전심의 의무 없애면 된다"가 아니라 없앴을 때 리스크도 봐야 한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모델링이 잘 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내 역할은, 큰 협·단체에서 뭐라고 한다고 해도 결국 소비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보는 것이다.

 

여러 계층의 목소리가 담기고, 그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을 때 게임 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사전의무 폐지, 민간 주도의 방향으로 가려면 게임법만 고쳐서는 안 된다. 아니라 청소년유해매체물을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심의하고, 타 법령에서 심의기관이 있을 때 그곳에서 심의를 본다는 청소년보호법의 산을 넘어야 할 텐데?

 

현재 상황에서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자신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전심의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청소년보호법의 목적에 대해 새로 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으면 ​풀어나가야 한다고 본다. 사전심의 의무는 폐지해야 한다.

 

등급을 매기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연령등급은 미국도 매기고 영국도 매기고 다 매기지 않나? 그런데 다 자율 아닌가?

 

 

발언은 곧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존재와도 연관된다. 한 인터뷰에서 '특사경'(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하자 언급한 적 있는데 조금 더 자세히 말씀 주실 수 있나?

 

알다시피 현재 심의가 이뤄지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은 이미 민간 영역에서 처리가 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없애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앞서 말했듯 등급제 자체를 폐지하자는 이야기로 가는 게 아니다. 게관위에게 주어진 의무를 축소하고 민간과 접점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남아있는 진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특사경을 세팅하자는 말이엇다.

 

내가 특사경을 언급한 것은, 1%의 음성 게임을 어떻게 잡느냐에 관한 것이다. '바다이야기' 이후로도 뿌리 뽑히고 있지 않은, 게임의 탈을 쓴 그런 것들을 잘 잡아야 한다. 사전심의 의무를 폐지하고, 특사경을 세워서 음지의 게임들, 길거리에 무지 많은 가짜 PC방들 잡자는 이야기였다.

 

지금 사이버수사국에 인력이 1,500명가량 되는데 이 분들 지금 n번방 잡고, 보이스피싱 잡고, 사이버 범죄도 대응해야 한다. 게임 영역에서는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특사경을 세팅하고 도박물들을 핀셋으로 제거할 수 있다면 좋지 않겠냐는 것이다. 별의별 우회책을 다 쓰는 실정이라서 게임의 탈을 쓴 도박은 진짜 전문가가 잡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 문체부에서는 IARC와 비슷한 '설문형 등급분류체계'를 내놓았는데. 

 

글로벌 기준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그런 방향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한국만 유독 심하면 외국 게임이 한국에 들어오려고 할까?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잘 오픈했으면 좋겠다.

 

 

내년이면 벌써 셧다운제 시행 10주년이다.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실효성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 늦게까지 드라마를 보거나, 공부하면 문제가 없는 건가? 왜 굳이 게임만 콕 집어서 막고 있는 건가? 부모 선에서 자율에 맡길 수 있는 거 아닌가? 획일적 통제를 위해 다른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제도를 도입했고, 그게 10년 가까이 가고 있다. e스포츠 대회 하다가 셧다운제에 걸려서 튕겼다는 프로게이머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우선은 친권자 동의 하에 셧다운을 풀 수 있는 형태를 고민했는데, 그게 또 청소년보호법이랑 충돌된다. 문체부의 시행령과 여가부의 시행령이 있는데, 여가부는 '안 된다'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문체부 단에서 풀 수가 없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봐야 하는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청소년보호법이랑 얽혀있는 게 너무 많다. 그 부분을 풀어야 한다.

 

 

 

# 코로나19 시대, "게임은 새로운 먹거리" 그렇지만 "이제는 인디를 지원할 때"

코로나 시대에 게임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어느 때보다 게임산업 진흥에 열정을 보이고 계시다. 정부 여당 국회의원으로 이러한 행보를 서포트할 복안이 있다면?

 

정부 차원에서 게임산업법을 전면 개정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이 있다. 게임 산업을 키우기 위한 큰 틀의 계획이 굉장히 많다. 이런 입법을 추진할 때는 공청회도 해야 하고 의견 수렴도 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까다롭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낡은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정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모으고, 이것을 문체부에 전달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게임 산업의 종사자, 그리고 게임 이용자들과 계속 간담회도 하고 소통하려 한다. 그게 지금 게임 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게임은 항상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직접 안을 만들어서 의원회관으로 들고 들어오고, 실제로 행동에 나선다. 아직 실제로 나타나는 모습을 여론으로 보는 성향이 강한데, 그런 역할을 우리가 하려고 한다.

 

논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걸 도와드리는 게 우리 일이다.

 

 

게임이 미래 먹거리라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게임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좋아하시는 <배그>도 벌써 3년 전 게임 아닌가? 업은 컸지만 내용물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 주시겠나?

 

지금 이 산업이 정체기인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과금유도 게임만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본다. 양산형 게임, 추억의 게임을 리메이크한 게임이 너무 많다. 모바일 게임 깔아놓고 5분 만에 지우는 경우 무지 많다.

 

알아서 돌아가는 게임, 뽑기 게임, 돈을 내라는 게임, 이런 것들보다 새로운 것을 제시하려면 인디 개발자, 중소 개발사를 많이 지원해줘야 한다고 본다. 게임사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게임도 문화예술이라는 추구가 있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새롭다는 느낌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한국 게임이 잘 되기란 어렵다고 본다.

 

과도한 과금 잡겠다고 하면 게임 회사 망한다고 한다. 근데 그런 게임만 줄곧 만들어온 상황에 대한 인식은 어디에 있나? 산업이 한쪽으로 치우친 상황은 어떤가?

 

 

앞서 인디 개발자, 중소 개발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이미 어느 정도 지원은 이뤄지고 있고, 그들에게 "앞으로 창의적이 되세요"라고 한다고 해도 창의적으로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스팀에 매일 수백 가지의 인디 게임이 출시될 만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규모가 작은 이들과 대기업을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하고 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의 풀뿌리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정부가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서 실무적인 지원 정책이 더 강화돼야 한다. 돈을 벌려고 창의성을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당장 뽑기를 집어넣지 않아도 자기 게임을 만들어나갈 수 있게끔 정부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

 

축구선수를 키우려면 운동장을 만들어주고, 잔디를 깔아줘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몸 날리기 좋지 않나? 그런 운동장을 만들어주자는 거다.

 

 

요즘 게임 허위 광고에 자주 당하셨다고?

 

광고 보고 재밌을 거 같아서 받아놓고 보니까 그 게임이 아닌 경우 있지 않나? (웃음) 확실히 잘못된 거고 소비자 우롱이다. 어떻게 규제할 수 있을까 검토 중이다.

 

게임은 <플래닛사이드 2>다.

 

 

현재 준비 중인 토론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하반기 동안 여러 회에 걸쳐 게임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첫 토론회 주제는 확률형 아이템이다.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오셔서 말씀 주시면 좋겠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게임을 정말 인정받는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국회의원이 관심을 가져서 고맙다고 해주시는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셔야 한다. 많은 의견 보내주시라. 모아서 국회에서 이야기하고 정부에 전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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