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나이트 게임즈가 개발, 2018년 정식 출시된 <더 포레스트>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초반부 <더 포레스트>는 아주 '평범한' 생존 게임과 같은 콘텐츠로 가득하다. 유저들은 나무를 줍고 필요한 자원을 채집해 무인도'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한다.
점점 그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유저들은 충격적인 스토리를 마주하게 된다. 잃어버린 아들과 섬의 진실에 관한 내용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더 포레스트>는 삽시간에 '공포'를 전달하는 호러게임으로 바뀐다. 덕분에 <더 포레스트>는 국내외 많은 게임 팬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엔드나이트 게임즈는 후속작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엔드나이트 게임즈가 그리는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엔드나이트 게임즈 게임 디렉터 벤 팔코네(Ben Falcone)과 <더 포레스트> 시리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디스이즈게임: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벤: 반갑다. 엔드나이트 게임즈에서 게임 디렉터를 맡고 있는 벤이다. <더 포레스트>,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 제작에 참여했다.
'엔드나이트 게임즈'라는 사명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어디에서 영감을 받은 건가?
벤: 우리가 개발한 첫 번째 게임의 이름이 바로 <엔드나이트>다. 여담으로 <엔드나이트>는 2012년 출시된 아이패드용 호러 게임인데 하룻밤 동안 미치광이 살인자에게서 생존해야 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엔드나이트 게임즈의 발자취에 대해 알려달라. 언제 회사를 설립했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데.
벤: 엔드나이트 게임즈는 2013년 <엔드나이트>의 기본 컨셉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게임의 무대가 자연으로 바뀌었으며 몇 가지 기본 건물이 추가됐다. 그것이 <더 포레스트>다.
총인원은 몇 명인가? 그리 크지 않은 '인디 개발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벤: 현재 20명의 직원과 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이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엔드나이트 게임즈는 어떤가?
벤: 우리 회사는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라... 큰 문제 없이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만약 개발 환경에 제약이 없다면 어떤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나.
벤: 지금 개발 중인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호러 테마의 '진짜' 오픈 월드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더 포레스트>는 '엔드나이트 게임즈'를 스타덤에 올렸다. 인기를 실감하나?
벤: <더 포레스트>는 우리에게 큰 성공을 안겨줬다. 믿기 힘들 만큼 기쁠 따름이다.
패치를 통해 추가된 엔딩이 결정적이었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게 됐나.
벤: 우리는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할 내용으로 게임을 마무리 짓고 싶었다. 사실 아이디어 자체는 꽤 오래전에 준비됐었지만, 이를 디자인하고 아트와 이야기를 만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설마 게임을 기획한 시점부터 계획한 그림이었나?
벤: 기존에는 아주 심플한 엔딩을 구상했었다. 다만 너무 지루하고 밋밋한 느낌이라... 아이디어를 확장했고, 지금의 '그 엔딩'에 이르게 됐다.
<더 포레스트>는 처음엔 평범한 생존 게임처럼 보이지만, 특정 시점부터 호러 게임에 가까운 분위기로 바뀐다.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는데 의도한 부분인가?
벤: 우리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아무리 호러게임이라 한들, 게임 내내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면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경치 좋은 연못이나 사슴이 물을 마시는 등 평화로운 장면을 배치한 뒤,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하도록 설계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 뒤에 어떤 장면이 따라올지 알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한 거다.
<더 포레스트>를 통해 당신들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나. 인간의 잔혹함? 혹은 부성애?
벤: 우리는 게임을 통해 어디서도 할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야기의 경우엔... 글쎄. 해석하는 이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한국에도 <더 포레스트>를 사랑하는 팬이 많다. 몇몇 유튜버의 영상이 화제가 된 적도 있고. 전반적인 반응은 어땠나? 기대치에 비하면 높은 편이었나?
벤: 솔직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더 포레스트>에 열광하고 수년간 계속해서 플레이할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특히 유튜버나 트위치 스트리머들은 게임의 수명을 정말 길게 늘여줬다. 덕분에 수많은 유저가 직접 <더 포레스트>를 플레이하지 않고도 우리 게임의 존재를 알게 됐다.
현재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후속작이 나온 뒤에도 <더 포레스트>를 관리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벤: 일단 지금은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에 집중하고 있다.
후속작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 역시 공포스러운 분위기다. 어떤 걸 주안점으로 두고 작업하고 있나.
벤: 몰입 가능하면서도 자유로운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게임'의 기준은, 게임이 유저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유저가 원하는 데로 플레이하는 것이다.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 개발 단계는 어디쯤 와있는지 궁금하다.
벤: 현재 폴리싱 작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세세한 부분에 관한 개발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얼마 전 공개한 트레일러의 핵심은 '의문의 가면'이었다. 미지의 생명체를 가면을 통해 속이는 듯한 장면도 보였는데 가면의 활용도에 대해 알려달라. 일회용인지, 다양한 종류의 가면이 존재하는지도 궁금한데.
벤: 유저들은 게임 내에 존재하는 3D 프린터를 통해 트레일러에 등장한 마스크는 물론 다른 마스크도 만들 수 있다. 몇몇 적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게임에 등장할 것이다.
만약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가 멀티플레이 모드를 갖고 있다면, 마스크가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 같다. 협력 모드에 마스크를 활용한 콘텐츠도 존재하나?
벤: 그렇다.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에는 멀티플레이(full-multiplay game) 모드가 탑재될 것이다.
트레일러를 보니 현대 무기들이 등장하더라. 얼마나 많은 무기가 존재하는지, 또한 어떤 방식으로 무기를 얻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
벤: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에는 매우 다양한 무기가 등장할 예정이다. 수작업으로 만든 무기부터 3D 프린터로 무기를 제작할 수도 있고, 필드를 돌아다니다 무기를 발견할 수도 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가. 몇몇 이는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가 마스크, 현대 무기, 그래픽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이라 부르기엔 아쉽다고 하더라.
벤: 단연 AI다.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의 적과 동물들은 전작에 비해 훨씬 스마트해졌다. 덕분에 한층 흥미롭고 새로운 게임 플레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게임 속 세계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아직 게임에 대한 뚜렷한 힌트가 없는 상황이다. 한 단어로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를 표현한다면?
벤: 글쎄... 한 단어로는 어렵고, 두 단어면 가능할 것 같다. "악마와 싸워라" (Fight Demons)
타임 어택과 같은 도전 모드가 있나? DLC에 대한 계획은?
벤: 몇 가지 게임 모드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건 출시 시점에나 공개할 수 있을 듯하다.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로 잡고 있나.
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 역시 열린 세계와 스토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유저가 어떻게 게임을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타임도 달라질 것이다.
데모 또는 얼리 액세스 출시 여부가 궁금하다. 한글 지원 계획이 있는지도 알려달라.
벤: 한글은 지원할 예정이지만, 데모나 얼리 액세스는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출시 시점이 가까워지면 차근차근 알려드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를 기다리고 있을 한국 팬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벤: <더 포레스트>를 플레이해주셔서 감사하다. 후속작에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