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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들기? 플레이 먼저" 포탈 개발자와 '우리말' 인터뷰

"밸브는 유저와 직원 위하는 따뜻한 곳"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1-06-07 16:00:58

“그래서, 게이브 뉴웰은 3을 말할 수 있나요?”

 

얼마 전, <포탈> 시리즈의 ‘아버지’ 지프 바넷의 이름이 별안간 국내 게이머 사이에 회자됐다. 다름 아닌 바넷 본인이 한국어로 올린 유튜브 댓글 때문이다.

 

한국 유튜버의 <포탈 2> 관련 영상에 홀연히 나타나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는 바넷에 팬들은 열광했다. 지프는 <포탈> 시리즈의 전신인 <나바큘라 드롭>을 제작했고, 이를 통해 대학생 시절 밸브에 전격 채용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후 <포탈> 시리즈, <레프트 4 데드> 시리즈, <팀 포트리스 2>,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밸브의 핵심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그런 그가 한국어를 사용하고, 국산 게임을 플레이하고, 국내 팬들과 직접 교류한다는 소식. 관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우리말로 답을 보내왔다. 한국말을 더 배울 기회로 삼고 싶다며, 인터뷰 역시 한국말로 진행하길 원했다.

 

그는 어떻게 밸브에서 일하게 되었을까? 밸브는 어떤 회사일까?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뭘까? 그가 생각하는 개발자의 중요 소양은 무엇일까? 궁금했던 여러 질문에 그는 친절하게 답해왔다. 게임을 향한 애정이 담뿍 담겨 있는 그의 답변을 함께 살펴보자. / 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바넷이 인터뷰에 응한 취지를 살려, 일부 표기법 및 띄어쓰기 수정 외에는 답변 내용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적었습니다. 괄호 안의 내용은 기자의 주석 및 첨언입니다.


개발자 지프 바넷 (출처: Jeep Barnett 유튜브 공식 채널)

 


 

 

# 밸브의 주요 개발자, 한국어 배우게 된 계기

 

Q. 디스이즈게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지프 바넷: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지프 바넷이라고 합니다. 저는 게임 프로그래머로 16년째 일해오고 있어요. 그동안 여러 종류의 게임을 개발해왔는데 아마 한국에서는 <포탈>과 '스팀'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Q. 바넷 님은 <포탈>뿐만 아니라 밸브의 다른 전설적 게임 제작에도 참여하셨죠. 그 게임들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솔직히 말해서, 그걸 미처 몰랐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작년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고깃집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고깃집 사장님과 게임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사장님이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좋아한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한국의 프로게이머를 떠올리면 항상 <스타크래프트>가 먼저 생각이 났거든요.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한국에서 인기 있고 잘 알려진 게임이라는 게 너무 신기하고 자랑스러웠어요.

 

 


Q.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여러 언어 중에 한국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대학생 때 우연히 한국 드라마를 처음 봤어요. 그 드라마를 통해 한국말을 처음 듣게 되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너무 신선해서 정말 요즘 한국 신조어로 ‘덕질’ 많이 했고요. 저희 게임 크레딧을 보시면 한국 드라마 캐릭터들의 이름도 많이 나와요.

 

또 다른 계기는, 시애틀에는 한국분들이 많이 사셔서 그런지 맛있고 저렴한 한국 식당이 많아요. 특히 코리안 비비큐(삼겹살)라고 한국 고깃집이요. 저와 친구들은 그 당시에 가난한 대학생이였기 때문에 그러한 한국 식당에서 식사를 자주 했었어요.

 

덕분에 한국 문화도 많이 알게 되고 좋은 경험이였죠. 그로부터 10년 후,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여가시간이 생겼고, 저는 다른 언어보다 가장 배우고 싶었던 한국어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Q. 바넷 님이 느끼는 한국어의 매력과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일단 한글 자체가 매력적이에요. 어렸을 때, 친구랑 암호를 만들어 비밀 편지를 쓰는 걸 좋아했는데, 한글의 독특한 디자인을 보자마자 어렸을 때 추억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한글을 배우기 전에 저는 6개월 동안 한국말을 듣고 따라 말하는 방법으로 처음 배우기 시작했어요. 한국어의 실제 발음이 듣기에 정말 좋더라고요. 저는 특히 비읍과 미음 같은 자음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어 비빔밥과 봄바람 같은 단어를 들었을 때 제 마음이 정말 설레요. 또 의성어와 의태어 같은 단어를 발음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어요.

 

반면, 어려운 점도 아주 많았어요. 잘 아시다시피 한국어는 문법과 어순이 영어와 완전 달라요. 특히 외국인인 제 입장에서는 간접화법이 정말 배우기 어렵더라고요. 처음엔 한국 예능은 커녕 어린이용 만화도 이해가 안 됐어요.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듣고 말하고 연습했어요. 요즘 가장 골치 아픈 건 사자성어에요.

 

 

Q.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관심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특별히 좋아하는 한국의 문화가 있나요? 한국에 관련된 생각이나 경험을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A. 케이팝을 자주 듣는 건 아니지만, 어느 날 친구가 이소라 씨의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라는 노래를 추천해줬는데, 듣자마자 목소리가 되게 인상 깊더라고요. 그때부터 이소라 씨한테 빠졌어요. 지금까지 나온 이소라 씨 앨범도 다 수집했어요.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60편 넘게 봤고요. 또 이번 3월에 라이브 콘서트 방송을 보게 되어 진짜 기뻤어요. 그 외에는 관심 있는 한국 문화는 한국 음식이에요. 떡국, 호떡, 치맥 정말 최고예요!

 


 

# 한국 게임과 한국 팬

 

Q. 한국어 학습을 위해 한국어 게임도 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게임들을 했나요? 무슨 게임이 특히 재미있었나요? 한국 게임이 학습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제가 한국어 학습을 위해 했던 게임들은 대부분 비주얼 노블, 그러니까 감성적인 스토리 텔링 게임이에요. 저는 그 게임 속에 나오는 한국어 문장들을 소리 내 따라 읽는 방식으로 공부해요. 그 문장들은 따라 말하기 자연스럽거든요. 여러 번 따라 말하고 나서 저는 제가 그 한국어 문장들을 무의식적으로 말하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만약에 게임 속에 성우가 한국말을 한다면, 저는 한국어 듣기 연습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다른 한국어 학습을 위한 게임으로는 <더 코마: 커팅 클래스>라는 공포게임을 하고 있어요. 게임이 굉장히 무섭지만 재미있더라고요. 등장인물이 고등학생이라서 한국어 신조어를 많이 배울 수 있어요. 저는 게임이 끝난 후 쓰기 연습을 하려고 한국말로 후기를 항상 남겨요. 또 이왕 하는 김에 저처럼 한국어를 배우시는 분들을 위해 스팀 큐레이터로 추천 페이지를 설정했어요. (큐레이터 페이지 링크)

 

 

Q. 전반적인 한국 게임 업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솔직한 감상을 말해주세요.

 

A. 예전에 <건바운드>와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자주 했었어요. 요즘은 한국 게임을 해도 저는 게임 산업 쪽 한국어를 잘 몰라서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 주제에 대해 더 배워야겠다고 느껴요. 한국에서 개발자로 일하시는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저에게 이것에 대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최근 유튜브에서 한국 팬들과 소통하기 시작하셨죠. <포탈 리로디드> 플레이 영상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 영상들을 만들고 공유한 이유는 무엇이고, 소감이 어떤가요? 앞으로도 이런 한국어 영상과 게임 플레이 영상을 더 올릴 계획인가요?

(바넷은 유튜브 개인 채널을 운영한다. 한국어로 된 자전적 강연 영상도 만들어 올렸다. 최근에는 한국 구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링크)

 

A. 시청자분들이  <포탈 리로디드> 영상을 원하셨어요 그래서 게임 플레이 영상을 올리게 되었고요. 또 저는 종종 언어교환 파트너와 함께 영어로 된 동화책을 읽는데, 파트너가 영어를 읽으면 제가 바로 한국어로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각자 상대방의 모국어를 즐겁게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면서 상부상조 할 수 있어서 좋거든요.

 

<포탈 리로디드>는 제가 이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한국어를) 공부해 보고 싶어서 올린 이유도 있어요. 그런데 퍼즐은 재밌었는데, 퍼즐을 맞추면서 계속 끊임없이 한국어로 이야기해야 해서 당황하고 말았어요. 최근에 <포탈 리로디드>는 한국어 자막이 생겨서 다른 방법으로 꼭 다시 해 볼게요. 한국에서 온 게임(한국산 게임)에 대한 영상도 올릴지도 몰라요.

 

<포탈> 팬메이드 모드 <포탈 리로디드>를 플레이하며 한국 팬들과 소통했다. 실시간으로 영어 대사를 한국말로 옮기기도.

 

 

# 대학 시절 작품으로 밸브 입사한 썰

 

Q. 이제 바넷 님의 업계 경력에 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바넷 님은 어려서부터 게임개발에 관심이 많았고, 17살의 어린 나이에 게임 개발 대학인 ‘디지펜’ 입학 허가를 받으셨죠. 하지만 학비를 준비하기 위해 청소 일을 하며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는데요. 당시의 상황과 심정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디지펜 입학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10대 시절 바넷은 미국 유일의 4년제 게임 개발 대학이었던 디지펜에 끈질기게 요청해 조기 입학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등록금 부족으로 인해 즉시 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식당에서 화장실 청소 일을 하며 자금을 모아야 했다.)

 

A. 제가 학교 입학을 포기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를 사자성어로 말한다면 ‘고진감래’가 가장 큰 동기부여였어요. 아무리 그 힘든 상황이 와도 화장실 청소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거라고 다짐했어요.

 

또 다른 동기부여는 대학교에 떨어지면 계속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하기로 다짐했던 것 같아요. 제가 만약 그 당시에 제가 좋아하고 편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면 대학교에 가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느낀 게 많아서 좋았어요. 신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진지하게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은 경험이였어요.

 

 

Q. 어린 시절의 바넷 님처럼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어떤 소양을 기르는 것이 좋을까요? 한국의 개발자 지망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A.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게임 개발을 할 수 있어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수백 가지 게임을 해봐야 해요. 게임의 퀄리티나 재미 상관없어요. 모든 개발자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아간답니다. 먼저 아주 단순한 목표를 세우고 그걸 실천하도록 해보세요. 예를 들어, <퐁> 튜토리얼을 보고 따라 해 보세요. 매일 매일 조금씩 실천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

 

(지프 바넷 채널에 올라온, 우리말로 진행한 디지펜 강연)

 

 

Q. 디지펜에 입학한 뒤 개인적으로 어떤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수업을 선택했나요?

 

A. 제가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두 가지 큰 목표를 세웠어요. 첫 번째는 똑똑한 친구를 동료로 두고 같이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는 졸업하기 전 마지막 학기에 꼭 취직을 하고 싶었어요.

 

제 바람대로 학교에 들어가고 첫째 주에 똑똑한 친구와 친해져서 제 두 번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같이 계획을 짰어요. 저의 한가지 전략은, 졸업하기 전 마지막 학기에 수업을 덜 듣도록 여름학기를 최대한 다니기로 했어요. 저는 계획대로 이것을 실천했고, 마지막 학기에 제가 원하던 대로 포트폴리오 프로젝트와 회사 면접을 준비할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어요.

 

 

Q. 대학 시절에 밸브에 스카우트되셨는데, 그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스카우트 제의가 왔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A. 저는 제 가장 친한 동창과 (함께)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될 줄 상상도 못 했어요! 제가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 한 달 전, 당시 밸브에서 일하시는 분 중 한 명인 게이브 뉴웰께서 저희가 만든 게임을 주목하고 저희를 회사에 초대해주셨어요.

 

좁은 회사 회의실에서 그분께 저희가 만든 게임을 선보이며 자세히 설명해드렸어요. 30분도 채 되지 않아, 게이브는 그만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 순간 고개를 돌려 그분을 쳐다봤어요. 저는 갑자기 그만하라는 그분의 말에 뭔가 잘못됐나 하고 너무 떨려 죽을 뻔했어요. 근데 정말 기쁘게도 그분은 저희에게 밸브에서 저희가 만든 것과 같은 게임을 개발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저희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완전 환호성을 질렀어요. 발표가 끝나고 회사 밖으로 나가서 저희는 계속 “우리가 정말 이 회사에 붙었다고!? 그럴 리가! 대박!”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어요. 그 순간은 정말 하늘을 붕붕 나는 기분이었어요.

 

바넷의 밸브 입사 계기가 된 게임 <나바큘라 드롭> (출처: 디지펜 홈페이지)

 

 

# 밸브라는 장소, 그리고 사람들

 

Q. <포탈>과 <포탈 2>는 바넷 님의 졸업작품 <나바큘라 드롭>에서 시작된 게임이죠. 본인의 학생 시절 아이디어를 큰 회사에서 메이저 작품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어땠나요? <나바큘라 드롭>을 만들 때와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었나요? 소감은 어땠나요?

 

A. 솔직히 모든 개발자가 개발했던 게임이 끝날 때 이걸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할 거예요. 왜냐하면 시작부터 끝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이 게임을 다시 만든다면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훨씬 지혜롭게 잘 만들 수 있거든요.

 

<포탈>은 제게 딱 그런 기회였어요. 사실 <나바큘라 드롭>을 개발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유저분들이 텔레포테이션(순간이동)으로 인해 항상 혼란을 느끼시는 거였어요. 저희가 그 게임을 다시 개발하게 되었을 때, 저희는 이미 텔레포테이션으로 인한 유저분들의 혼란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바로잡는 게 가장 중요한 이슈였어요.

 

그 문제를 꼭 제대로 다시 풀고 싶었어요. <포탈>을 개발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2년 반이 걸렸지만, 저희는 이미 그 문제와 해결방식을 인지하고 있었고 마침내 저희는 해결할 수 있었어요.

 

 

제가 <포탈>을 개발하면서 느꼈던 또 다른 차이는 <나바큘라 드롭>을 개발할 때 저희가 저희만의 엔진을 따로 만들었었어요. 사실 밸브의 소스 엔진이 엄청 좋기는 하지만, 저희는 텔레포테이션 문제가 없이 매끄럽게 하기 위해 소스 엔진을 저희 방식대로 바꿔야 했거든요.

 

이건 저희끼리 해결하기 너무 힘든 문제였는데 회사 고참분과 함께 일 하면서 빨리 배우고 해결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는 회사에서 만났던 천재 작가분들이 게임 스토리를 잘 써주셔서 게임 스토리가 정말 웃기고 재밌게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Q. 바넷 님은 <포탈> 외에도 밸브의 대형 게임과 개발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해온 핵심 개발자입니다. 밸브는 어떤 기업인가요? 개발 분위기나 기업문화 등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제가 밸브에 대해 막 떠오른 느낌(이미지)은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에요. 밸브는 직장 동료와 게임 유저분들 신경을 많이 써요. 저희는 유저분들의 관점에서 생각을 많이 해요. 그분들이 저희 게임을 하면서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하고요.

 

이러한 이유로 저희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유저분들이 게임하는 걸 정기적으로 모니터하고 그 결과를 토론해요. 아무 아이디어나 생각이 날 때마다 바로 테스트를 하고 수백 번 수정해요. 또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모두 풀어봐요.

 

 

Q. 게이브 뉴웰은 3을 말할 수 있나요?

 

A. 저도 몰라서 할인마에게 물어봐야 해요.

 

할인마

 

 

# 그가 생각하는 개발자의 자질

Q. 만약 함께 일할 신입 개발자를 직접 뽑아야 한다면,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바넷 님이 생각하시는 게임사 직원의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최근에 무슨 게임을 하고 있냐고 물어봐요. 간단한 물음이라도 대답을 근거로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거든요. 사실 무슨 게임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진 않지만 왜 그 게임이 마음에 들었는지, 왜 좋은지, 왜 안좋은지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게임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 게임을 개발한다면 어떻게 수정하는 것이 좋은지 잘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비판적 사고는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거든요. 또 개인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덧붙이는 건 필수에요.

 

 

Q. 현재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게임계의 새로운 유행이 있나요? 있다면 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A. 제 예상은 항상 빗나가는 것 같아요. 왠지 제가 고르는 게 저주가 될 것 같은데요. 최근에 저예산으로 실존 인물의 자전적 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이 게임들은 실존 인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게임이에요. 유저분들이 실제 인물의 실화를 배경으로 플레이하시면서 그 인물에게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어요.

 

반면에 고예산 게임으로는 감성적인 픽션 게임이 굉장히 흥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잇 테이크 투>라는 게임이 잘 출시됐죠. 아마 미래에는 인기 있는 연예인들의 자전적 게임들이 많이 나올지도 몰라요.

 

바넷이 어린시절 초보자용 개발툴로 만든 습작 게임 (출처: Jeep Barnett 유튜브 채널)

 

 

Q. 개발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단기적 목표 혹은 장기적 목표 모두 좋습니다.

 

A. 아시다시피 다음 달에 있을 한국어 능력 시험에 합격하려고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또 다른 목표는 저희 가족은 요새 캐나다에서 이민을 준비 중이에요. 올해 이미 캐나다로 이주를 해서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또 개발자로서 친환경적인 게임을 개발해 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사는 친구와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거든요. 요즘 지구가 많이 아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국의 팬들,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얘기해주세요.

 

A.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저에 대한 또 다른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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