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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로 승부하겠습니다."

게임전문 라디오방송 Big FM 한상균 대표

이재진(다크지니) 2005-04-12 03:59:26

 

 

대한민국 최초의 게임전문 라디오방송국 Big FM(www.bigfm.co.kr)이 15일 개국한다.

 

Big FM의 소식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쳤다. ‘그러고 보니 라디오는 없었네?라는 작은 탄성부터 그런데 왜 하는 걸까? 잘 될까?’하는 걱정 반 궁금 반까지.

 

이런저런 생각을 안고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Big FM’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기자를 반긴 것은 넉넉한 목소리의 한상균 캐스터, 아니 Big FM한상균 대표였다. 지금부터 사람욕심이 라디오, Big FM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Big FM을 시작한 건 운명입니다.”

 

한상균(35). 98년 부산방송 아나운서 공채 5기로 방송에 입문, 2000년 경기방송 DJ 공채 1, 2001년 온게임넷 게임캐스터 시작, 2004년 원음방송 청소년 라디오프로그램 DJ, 그리고 게임방송 3사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던 그가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였다.

 

12월부터 준비해서 4월 15일 개국이면 최초 구상 후 5개월 만에 런칭하는 셈이다. 놀랍다. 그런데도 빠른가요? 더 일찍 했어야 했는데…”라며 아쉽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에게 그런 욕심과 추진력을 부여한 동기는 무엇일까?

 

“현재 Big FM 기획팀장인 오민씨가 12월에 게임전문 라디오방송을 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꺼냈어요. 솔직히 들었을 때 확신은 없었죠. 그런데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몰라서 안 했나, 사업성이 없어서 안 한걸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 대표는 시장조사에 착수해 아마추어 CJ(사이버 자키)들이 각종 온라인RPG에서 인터넷 라디오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래서 처음엔 자신도 방 하나에 PC 한두대 갖다 놓고 아마추어로 시작할까 고민도 했다.

 

시장조사를 하면서 온라인게임의 커뮤니티를 들여다 봤더니 사회 및 경제구조가 현실세계와 똑 같은 거에요. 그런데 없는 것 중 하나가 라디오방송이었습니다.” 막연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한 대표의 머리 속에 게임 속 방송국’(Broadcasting In Games)이라는 컨셉트가 잡혔다. 그에 따라 방송국의 이름도 Big FM으로 정해졌다.

 

조금 건방진 생각이지만 게임전문 라디오방송은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내에 게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방송, 그 중에서도 라디오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죠.” 실제로 한 대표는 게임캐스터 중 유일하게 온게임넷, MBC게임, TV 게임전문 케이블TV 3사에서 모두 활동하며 폭 넓은 경험을 쌓았다.

 

준비된 확신을 가지니 행운이 계속 잇따랐다. 엔젤 투자자와 KT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평소 방송가에서 형동생하며 지냈던 지인들이 속속 의기투합, 7명의 Big FM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시험방송중인 Big FM. 왼쪽이 조호준 PD, 오른쪽이 노현지 아나운서

 

 

 라디오는 따뜻한 매체입니다.”

 

한 대표의 확신에 찬 설명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보면서 즐기는게임을 라디오로 방송한다는 것이 쉽게 와 닿지 않았다. 여전히 갸우뚱한 기자의 고개를 본 한 대표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라디오야 말로 진짜 게임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라디오는 TV와 다르게 따뜻한 매체에요.” 한 마디로 사람냄새가 나는 매체란 것이다. 온라인게임이야 말로 세상의 축소판, 그런 만큼 사람이야기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 한 대표의 생각이었다.

 

“TV보다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기 좋은 매체는 라디오입니다. 특히 2005년 현재 게임방송에서는 사람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다룰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Big FM은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죠.”

 

게임에 대한 것보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 그것이 Big FM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었다. 게임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듣기편한 라디오방송에 게임이라는 옷을 입힌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Big FM의 프로그램들은 온라인게임 속의 게이머들의 이야기부터 e스포츠 소식과 뒷이야기, 게임산업을 조망하는 빅 포커스, 편하게 다가오는 음악과 토크 위주의 방송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었다. 

 

 

가장 작지만 가장 단단한 방송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Big FM은 주파수가 없다. 바로 인터넷 라디오방송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대세이기도 하고 게임전문 라디오방송으로서 손익을 맞추기에 좋습니다. 특히 외국에 있는 한국인 게이머들도 쉽게 들을 수 있어 좋죠.”

 

인터넷 방송을 선택한 만큼 Big FM문턱이 낮은 게임방송국을 지향하고 있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의 질문을 찔렀다.

 

매출요? 기본적으로는 배너 광고입니다. 그 외에 방송을 제작하는 스폰서 협찬금도 생각하고 있긴 해요. 하지만 일단 게임전문 라디오방송이라는 파이를 새로 빚어내고 난 뒤에 생각할 일입니다.”

 

 

평생 방송을 하면서 살고 싶어 인생의 베팅을 했다는 한 대표의 꿈은 결코 작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힘주어 말하는 한 대표의 말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단단한 방송국을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