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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워 뮤비'쿵푸'의 감독을 만나다.

워머신 길드의 바하네스

니스 2005-07-14 17:43:35

"정말 대단들 하시네..."

"어떻게 저렇게 했을까?"

 

[쿵푸 동영상 보기]

 

<길드워>를 하건 안 하건, '쿵푸' 뮤직비디오를 본 유저들이 반응도 디스이즈게임 멤버들과 다르지 않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환상적인 '단체 댄스 퍼포먼스'에 찬사와 함께 궁금증이 쏟아진다.

 

게임이 현실을 닮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전투에 포커스를 둔다. 인사나 춤은 액세서리 같은 기능들이다. 당연히 몇가지 동작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쿵푸' 같은 환상적인 뮤직비디오가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멋진 춤사위 뒤에 어떤 땀방울이 숨겨져 있었을까. 디스이즈게임도 마냥 궁금했다. 참을 수 없었다.  '쿵푸'를 감독한 워머신 길드의 바하네스에게 직접 물었다. 

 

 

TIG> 바하네스 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길드워>를 즐기고 있는 부산 '싸나이' 이승훈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서른 넷이구요, 게임 닉네임은 바하네스입니다. 게임 경력은 TRPG부터 시작해 MMORPG까지, 경력 아닌 경력이 15년 정도 되는군요. 현재 자영업 하고 있습니다.

 

 

TIG> 왜 '쿵푸'를 만들게 됐나요?

저희 길드는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 길드원끼리 이런 재미있는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즐기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만들기 전에 '슈퍼스타'라는 곡을 이용해 만든 다른 작품이 있습니다. 그 동영상에서도 몽크가 단체로 춤을 추는 장면이 있었는데 동영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몽크만을 주제로 한 '쿵푸'를 만들게 됐죠. 제가 플레이하는 직업이 몽크이기도 하구요.

 

 

TIG> 몽크 유저시라구요? 실례지만 길드워 실력은 어느정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

하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열심히 하고 있다'로 넘어가주세요. ^^;

 

말은 겸손하게 했지만 그는 같이 플레이 했던 유저가 <길드워> 공식사이트 자유게시판에 잘한다고 칭찬한 적이 있을 정도의 실력자다.

 

이승훈씨는 몽크 직업의 고수기도 하다.

 

 

TIG> 동영상 편집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진 것 같은데 경력은 어떻게 되시나요?

사실 경력이라고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슈퍼스타를 이용한 작품이 제 첫 작품이거든요. <길드워> 동영상을 찍으려고 부랴부랴 벼락치기로 배운 초짜일뿐 입니다. 인터넷 동영상 강좌로 6편쯤 봤지요.

 

이런 강좌들을 본다면 본인도 '쿵푸'같은 동영상을... +_+

 

 

TIG> 놀랍군요! 초심자일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확실히 전문적인 편집기술이 사용되지는 않은 것 같네요. 하지만 엄청난 정성을 들여 제작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쿵푸'를 제작 과정이 정말 궁금합니다.

처음엔 몽크의 춤사위와 어울릴 만한 음악으로 뭐가 좋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Queen이라는 길드원이 '황비홍'의 주제가를 추천해 한번 들어봤더니 제가 생각하던 이미지와 딱이더군요. 음악을 수백번씩 들으며 떠오르는 영감들을 스케치했습니다.

 

스케치가 어느 정도 모였을 때 길드원들한테 부탁해서 직접 영상을 찍은 뒤 편집했습니다. 구상, 촬영,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끝마치는데 총 열흘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구상하는데 일주일쯤 걸리고 촬영에 하루, 편집에 이틀 정도 걸렸습니다.

 

TIG>콘티는 전부 직접 짜신 건가요?

네. 콘티는 전부 제가 짰습니다.

 

 

TIG> 다른 게임의 춤동작과 <길드워>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춤이 상당히 정교하고 종류가 다양합니다. 레퍼토리도 한계가 있긴 하지만 전부 2, 3개씩 가지고 있구요. 무엇보다 몽크(힐러)의 경우엔 춤이라기보단 무술을 연마하는 동작을 넣어서 특징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TIG>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요? 16명의 싱크를 맞추는 일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 말씀하신대로 춤의 싱크를 맞추는 부분이 제일 곤란했습니다. 서로 간의 화면마다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제 컴퓨터에 호흡에 맞추느라 길드원들이 많이 고생했죠. 처음 3명이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찍는데 4시간이나 걸렸거든요. 하지만 점차 요령이 생겨서 16명이 단체로 추는 장면은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TIG> 요령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요령이기에 16명이 그렇게 딱딱 호흡을 맞추고 추는데 2시간밖에 안걸린 거죠?

먼저 춤이 시작되는 최초의 모션을 기억합니다. 한명이 춤을 추면서 최초의 모션으로 돌아갈 타이밍에 맞춰서 다음 사람이 춤을 시작하는거죠. 처음 6시간이 걸렸을 땐 세명이 한꺼번에 추려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려버렸습니다.

 

그런데 좀 억울한 건 이렇게 작업하고 나서 열흘도 안 되서, <길드워>에 모두 동시에 춤울 출 수 있는 명령어가 생겼다는 거죠. 조금만 일찍 업데이트됐으면 저희가 그런 고생을 안해도 됐을텐데 말입니다. ^^;

 

 

TIG> 아하! 그런 수가 있었군요. 그렇다곤 해도 여러 명이 한꺼번에 시간 맞춰야 하니까 길드원들이 힘들어하거나 짜증내지는 않았나요?

다들 힘들어했지만 좋은 분들이라 내색 안하고 잘 따라와 줬습니다. 막 촬영이 끝나고 '다시는 이런거 안해 ㅠㅠ' 라고 하신 분은 있었지만 직접 결과물을 보더니 무척 좋아하더군요.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16명의 군무

 

 

TIG> 제작 중에 생긴 재미있었던 일이 있다면?

전문가라면 단숨에 해치웠을 일을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가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30분동안 계속해서 실수를 했던 베리’. 자기도 출연시켜 달라고 '띵깡' 부리는 모습이 불쌍해서 시켜준 워맨’. 정말 출연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쑤기양’. 등이 인상에 남습니다.

 

 

TIG> 자기가 만든 작품을 봤을 때아 이건 아닌데하는 아쉬운 부분이나. ‘그래 이거야하고 스스로 뿌듯한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전체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특별히 아쉬운 부분을 말하자면 역시 제작시 사용했던 컴퓨터의 사양이 낮았다는 점입니다. 그래픽 옵션을 최하로 했는데도 프레임이 끊기는 부분이 생겼거든요. 똑같은 동작이 주는 지루함을 없애려고 각도를 계속 바꿔가면서 잡았는데도 전반부가 조금 지루하다는 점도 아쉽군요.

 

반대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라면 눈내리는 봉화대. 중간에 몬스터와 전투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빛나는 고대 제왕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 세 부분이 제가 의도했던 느낌을 가장 잘 살려내는 것 같거든요.

 

둥둥둥! 적을 물리쳐라~.

 

 

웅장한 고대 제왕들의 무덤

 

 

TIG> 작품을 만들어본 소감은 어떠세요?

촬영에 협조하느라 고생해준 길드원들!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아직 기술적으로 서툰 면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모쪼록 정성을 다해 열심히 만든 동영상이니 즐겁게 봐주신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은 없을겁니다.

 

 

TIG> 앞으로도 이런 동영상을 제작해 나갈 예정인가요?

아직 정확한 계획은 없습니다. 요즘은 대회 연습이다 뭐다 해서 이래저래 바쁘기 때문에 시간도 없구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실력을 더 쌓아서 계속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