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브소프트(이하 엔트리브)의 첫 모바일게임 <세컨어스>가 7월 2일 국내에도 출시됐다. 카카오게임이 주를 이루는 현재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페이스북 계정연동만으로 소셜을 지원하고,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모두를 지원한다.
<세컨어스>의 개발자가 <팡야>
<앨리샤> <화이트데이> 등을
만든 서관희 개발이사라는 것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굳이 내세우지 않는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봐도
미드코어 RPG가 대세인 지금 전략 디펜스 장르를 내세우고 있다.
엔트리브는 <세컨어스>를 통해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도전이라는 말처럼 모든 걸 다 처음 시도하는 셈이다. <세컨어스>를 통한 엔트리브의 도전은 뭘까? 직접 만난 신현근 사업총괄 이사는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무한도전이라고 말한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엔트리브소프트 신현근 사업총괄 이사
도전 1. 모바일게임 시장의 진입: “우리는 모바일 뉴비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세컨어스>를 서관희 이사가 개발했다는 건 다 아는데, 왜 내세우지 않은지 궁금하다.
신현근 이사: 음… 일반적으로 네임드 개발자라면, 굳이 예를 들면 김태곤 사단의 <영웅의 군단>처럼 대표 개발자를 내세우는 편이 마케팅이나 사업적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좀 다르다.
모바일게임에서 개발자 브랜드를 따라가는 것이 콘텐츠의 질보다 중요할까?에서 시작했다. 물론 김태곤 사단의 <영웅의 군단>은 대규모 인력과 자금이 투입된 모바일 대작이기에 개발자 브랜드를 가져가는 것이 옳다.
하지만 <세컨어스>의 개발팀 규모는 10명 내외다. 그리고 게임의 콘셉트는 전략 디펜스 게임의 전형을 따르는 스타일이다. 엔트리브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처음 내딛는 타이틀이고, 대작으로 포지셔닝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개발자 브랜드를 붙이면 대작이라는 선입견이 생긴다. 이는 과도한 기대치가 생기면서 게임성을 안 보고 게임을 접한 이후에는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솔직히 디펜스의 전형을 따라가는 스타일이라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엔트리브는 자체 IP(지적재산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굳이 디펜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듯하다.
신현근: 우리의 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도 개발 중이다. 사실 기존 IP가 있다보니 이를 이용한 게임은 더 신중하게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서관희 이사의 경우도 본인이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 중 <세컨어스>가 가장 진도가 빨랐다. 준비도 잘 되어서 순서상으로 먼저 출시를 하게 됐다.
엔트리브는 스포츠게임도 있지만 새로운 장르에 대한 준비, 그리고 기본적으로 글로벌
서비스로 가야 한다. 앞으로의 진행성에 있어서 정책적으로 전략 디펜스 장르를 선보이는 것이 시기적으로도
맞는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지난 2일 <세컨어스>가 국내에 출시됐다.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신현근: 정량적으로 보면 iOS에서는 신규 7위에 올라왔고, 구글 스토어는 반영이 늦어서 아직 확인 중이다. 현재로는 목표만큼 하고 있다고 본다. 아마 오늘이 지나면 목표치는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성적인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부분과 우려했던 부분 모두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부분은 영상이나 기사로만 접근했던 유저들이 가진 거부감이 실제로 플레이한 이후에는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도 유저들이 <세컨어스>의 플레이 경험이 중요하다고 본다. 솔직히 처음에는 빠른 생산과 전투가 별것 아니라고 봤는데, 게임의 느낌을 확 바꾸었다고 본다. 장르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경쟁보다는 <세컨어스>를 즐기는 유저에 집중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 게임이 있는지 몰라서 <세컨어스>가 가진 재미를 모르고 넘어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콘텐츠 싸움이다. 다만 상대의 콘텐츠가 너무 좋다는 점은 고민이다. 조금 더 지켜보고자 한다.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점에 대한 고민은 없나?
신현근: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시장에서 늦춰진다는 조금함이 없다. 한국시장만 보면 카카오게임하기 타이틀만 1주일에 수십 개가 쏟아진다. 조급할 수밖에 없다. 이 시장밖에 없으니까 순위에서 조금만 밀리면 매출 등에서 타격을 받게 된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자금의 여력이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개발팀이 소규모고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시점에서 이미 준비된 오픈마켓에 게임을 올리고, 서버도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는 등 이미 준비된 환경에 콘텐츠를 올리면 된다. 과거 온라인게임처럼 물리적인 환경마련과 개별 퍼블리셔를 운용할 이유가 없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보강하면서 꾸준하게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면서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유저들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 옳다. 우리가 독자 서비스를 하는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하다.
아무리 당장의 조급함이 없고, 시장에서 한방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름 목표는 있을 텐데.
신현근: 엔트리브의 전략 중 하나가 바로 3위 전략이다. 일단 3등부터 하자. <프로야구매니저>를 서비스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시작해 바로 1등을 노리기보다는 3등을 목표로 달린다. 그리고 나중에는 1등도 한 번 해보자는 게 목표다.
<세컨어스>도 이에 해당한다. 정량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전략 디펜스 장르가 전체의 30%를 차지한다면 그중에서 <세컨어스>가 10%만 점유했으면 한다. 사실 이런 기대치는 결과랑 전혀 관계는 없다. 많은 경험을 해봤지만 사업적으로 기대치를 최대한 낮춰서 개발팀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게 지금의 목표다.
개발팀이 힘 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유저들에게 <세컨어스>의 재미를 제공해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연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도전 2. 선입관이라는 장벽 넘기, “장르의 유사성보다 장르화라는 확장을 준비”
<클래시 오브 클랜>과 너무 닮았다는 피드백이 유독 한국에서 많다. 이런 논란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텐데.
신현근: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말이 안 된다. 다만
우리는 이를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전략 디펜스 장르를 선택한 건, 앞으로 모바일 게임에서 전략 디펜스라는 방식이 하나의 장르화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때 과거의 MMORPG에서 <리니지>가 장르를 대변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장르화로
확장됐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나의 장르를 따라가기보다는 장르화라는 확장성인 관점에서 현재의 <세컨어스>를 준비했다.
그렇다고 차별화를 고민하지 않았다면 이 또한 거짓말일 테고.
신현근: 기본적인 전략 디펜스 게임의 메커니즘은 따라갔다. 다만 앞으로 발전 방향을 시스템에 소셜 피처를 반영하고, 전투 방식과
속도를 개선하는 등 <세컨어스>만의 세계관과 콘셉트에
맞는 독자적인 발전을 생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더 빠른 전투를 위해서 즉시 생산 방식을 선택한 것처럼 시스템의 차별화고 있다. 단순히 생산을 즉각 한다는 것만이 아니다. 이 방식의 적용으로 전투의 속도와 경제 시스템의 밸런스 등 다양한 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다음에 선보일 1.5 빌드에는 탐사라는 시스템이 추가되는데, 그러면 더욱 차별화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필
<세컨어스>가 론칭하는 시점에서 <클래시
오브 클랜>이 100억 원 규모의 마케팅을 시작했다. 같은 장르, 게다가 원조게임이다.
대응책이 있나?
신현근: 사업적으로 <세컨어스>의
목적은 시장을 뒤집는 게 아니다. 경험적으로, 규모적으로도
한 방에 시장에서 역전승을 해보자는 목표를 세우지도 않았다. 현재 대규모 마케팅하고 있는 게임 덕분에
디펜스 장르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히려 저변 확대 차원에서는 많은 사람이 이런 장르도 있다는 점을 알게 해주는 기회로 볼 수도 있다. <세컨어스>도 SF를 배경으로 한 디펜스 장르, 특히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20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세컨어스>의 슬로건은 ‘속전속결 SF 디펜스’다. 선입견 없이 게임을 해보면 즉시생산이라는 작은 차이가 큰 경험의 차이를 만든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 다음 달에 선보일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유저들이 한 번 플레이해보고 평가를 해주는 것이 그 목표다.
이런 차별화가 조금씩
확산되면서 저변이 확대되면 전략 디펜스 장르에서의 콘셉트의 차별화된 시장이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도전 3. 첫 글로벌 서비스 “원(One) 서버, 원 빌드, 멀티 플랫폼”
특이하게도 <세컨어스>는 하나의 서버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한다. 보도자료를 인용하면 137개 국가 유저들이 하나의 서버에서 플레이하고 경쟁할 수 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신현근: 기본적으로 모바일게임도 글로벌을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일
서버에서 국가별 서비스를 해볼까? 하나의 서버에서 글로벌 유저를 대응할 역량이 있을까 고민도 했다. 한 개의 로컬 플랫폼으로 가면 서비스가 다 쪼개진다. 하나의 콘텐츠를
단일서버, 단일빌드로 집중해서 서비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옳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서비스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게임을 처음 공개할 당시 이미 북미 스토어, 정확하게는 캐나다 지역에
먼저 출시가 된 상태였다. 이유가 있었나?
신현근: 알다시피 한국의 유저들의 눈높이가 높고 콘텐츠 소모도 빠르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은 가장 중요한 만큼 민감한 시장이다. 때문에 해외에서 먼저 다듬고 보강한 업그레이드 빌드로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였다.
캐나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유닛 간 밸런스, 그래픽품질, 추가 콘텐츠 등을 튜닝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더불어 앞으로의
콘텐츠 확장을 통한 추가적인 재미를 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현재 하나의 서버에서 모든 국가의 유저들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글로벌 서비스를 하나의 빌드로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게임하기 타이틀이 아닌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한
이유도? 글로벌 서비스이기 때문인가?
신현근: 앞서 말했지만, 카카오톡이나 라인, 밴드 등은 많은 이용자가 있지만 특정 국가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시장을 구분해보면, 한국, 일본, 동남아, 미국, 유럽으로 구분한다. 글로벌로 따지면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보다 대중적인
플랫폼은 페이스북이다.
<세컨어스>의 타깃 연령대도
아주 저연령은 아니다. 앞서 <스타크래프트> 세대를 이야기했는데, 20대가 많이 쓰는 페이스북이 적합하다고
봤다. 앞으로도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계속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
물론 국가별 커스터마이징 버전을 선보일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는 단일 콘텐츠로 서비스가 진행된다.
참고로 PC 연동을 생각하고 있는데, 글로벌
환경과 멀티플랫폼 서비스에서 페이스북만큼 좋은 플랫폼은 찾아보기 힘들다.
<세컨어스>의 PC버전? 모바일게임이
아니었나?
신현근: 내부 테스트는 PC로 진행했다. 물론
에뮬레이팅 방식이기는 했지만 PC 플랫폼을 고려하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연동을 고려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데이터가
그대로 PC상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이를 고려해 페이스북 환경에서 PC버전을 실행해야 할지 다른 방식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다. 일단 기술 구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각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한 조정과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타테스트를 내부에서 진행한 단계로 보면 된다.
이를 라이브 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 기술검토를 하고 있고, 과금 모델 등에서 충돌하지 않는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일단 <세컨어스>는 다양한 플레이 환경에서 시원스러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유저 편의 차원에서 멀티플랫폼 타이틀로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빠르면 올해 안에는 PC버전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