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의 한계를 뛰어넘는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노력을 인정받은 기분이에요”
7일 판교 게임인재단 사무실에서는 ‘제 6회 힘내라! 게임人상’(이하 게임인상)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는 <서비이벌 게임>의 아크베어즈와 <얼티밋 테니스>의 나인엠인터랙티브에게로 돌아갔다.
아크베어즈 정신철 대표는 “<힘내라! 게임人상> 수상 소식이 정말 반갑고 기쁘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버프를 얻게 됐다. 특별히 즐거울 일이 없는 스타트업 개발사의 고된 개발 기간을 버텨 준 팀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나인엠인랙티브 김성훈 대표 역시 “작은 회사의 한계를 뛰어넘는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나기도 했다. 이번 <힘내라! 게임人상> 수상을 통해 이러한 노력이 일정 부분 인정을 받은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 더 좋은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종 수상 업체에게는 각각 ▲개발 지원금 1,000만원 지원 ▲카카오 게임하기 무심사 입점 ▲NHN엔터테인먼트 서버 및 네트워크 지원 ▲프로모션용으로 활용 가능한 <쿠키런> <애니팡> 아이템 쿠폰 지원 ▲㈜와이디온라인 고객서비스(CS) ▲(주)네시삼십삼분의 크로스 프로모션 마케팅 ▲법무법인(유) 한결의 법률자문 서비스가 제공된다.
게임인상의 여섯 번째 주인공 아크베어즈와 나인엠인터랙티브를 만나 게임에 대한 소개와 수상 소감을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새로운 장르의 대세를 만들고 싶다” <서바이벌 게임> 아크베어즈
아크베어즈의 <서바이벌 게임>은 게임명 대로 실시간 PVP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RPG이다. 가상의 무인도 ‘Lumea’라는 한정된 공간을 탐험하며 다른 플레이어를 제거하고 최후에 살아남는 자가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무인도는 공장·학교·병원·양궁장 등 총 22개의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지역에는 공격을 하거나 방어·치유 등 특수한 기능을 하는 200개의 고유한 아이템이 숨겨져 있는데, 오랜 생존을 위해 유저는 각 지역의 아이템을 수집해야만 한다. 아이템은 단독 사용도 가능하지만 조합도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 어떤 아이템을 모아 나만의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지 전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무기 아이템은 권법·베기·찌르기·둔기·활·총·던지기 등 7개 타입으로 구분되며, 각각 상성이 존재한다. 게임인상 제출 버전까지 구현된 캐릭터는 총 10개의 캐릭터는 고유한 스킬과 무기 숙련도를 가지기 때문에 캐릭터에 따른 무기 수집과 조합이 게임의 승패를 좌우한다.
<서바이벌 게임>은 기본적으로 PVP가 중심이지만 시나리오 모드의 PVE도 있다. 아크베어즈는 스토리의 퀄리티리를 높이기 위해 방송 작가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를 고용했는데,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에게도 고유한 이야기를 넣을 예정이다.
Q. 먼저 간단하게 아크베어즈의 소개부터 부탁한다.
정신철 대표: 아크베어즈는 ‘내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뭉친 소규모 개발사다. 현재 7명의 직원과,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 1명이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퍼피라이더 for Kakao>라는 게임을 개발해 론칭하기도 했다. 그 계기로 NPC(Nexon & Partners Centr)에 입주했다가 최근 졸업(?)했다.
Q. 3번의 도전
끝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게임상은 다양한
혜택이 있는데, 어떤 게
가장 좋나?
정신철: 최근 사무실 이전을 하면서 고정비가 생겼다. 일단 상금이 너무 좋다. 게임이 출시도 안됐는데 첫 매출이 생긴 게 아닌가. 당장 내일 회식부터 하고 싶다. (웃음)
게임상이 다양한 혜택이 많은데, 사실 진심으로 기분 좋은 건 정성적인 부분이다. 스타트업은 일하기가 참 고되다. 우리가 맞는 길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프로젝트를 팀원끼리 믿고 이끌어 간다는 게 쉽지 않다.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기업에서 같은 월급 받고 일하는 것보다 심적으로 힘들었다.
이번 대상 수여는 동기 부여가 됐다는 점에서 멘탈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우리가 최소한 누군가는 재밌어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니까. 시상식도 대표 혼자 참여해도 되는데, 일부러 팀원들과 같이 축하하고, 받고 싶어 함께 왔다.
Q. 게임의 장르가 독특하다.
정신철: 지금 당장 대중적으로 퍼질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 없는 게임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컸다. 여전히 RPG가 대세인데, 사실 요즘 같은 시장 상황에서 우리 같은 소규모 개발사가 <블레이드> 급의 게임은 못 만든다.(웃음) 시장엔 없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진행 방식이 모바일게임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아예 새로운 것도 아니다. MOBA(Multiplayer Online Battel Arene)라는 점에서 감히 <리그 오브 레전드>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Q.
MOBA라는 점은 동의하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와는 게임성
자체가 다르지 않나?
정신철: 풀어 나가는 방식만 놓고 본다면 그렇지만, 게임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피지컬이 중요한 게임이지만 단순히 누구의 손가락이 빠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라인 운용 방식이라든지, 아이템, 캐릭터의 상성 등에 따라 게임의 판도가 달라지지 않나.
<서바이벌 게임>은 모바일 환경에 맞춰 조작에 힘을 빼고 머리를 쓰도록 하고 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아이템을 찾고 조합하는지, 누구와 싸우는 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어떤 캐릭터는 시체들을 찾아 이용할 수 있는 패시브 스킬도 있다.
우리는 소규모 개발사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확장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을 거라고 본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패치 하나에 전략과 운용이 달라지듯이, 이런 식의 패치를 기획하고 있다. 또 현재는 시작은 10개 캐릭터로 시작하는데,캐릭터 자체에 등급을 매기는 게 아니라 그 수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Q. 최근 실시간
대전 모바일게임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큰 성과가 없다. 이에
대한 고민도 있을 텐데.
정신철: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가장 고민 되는 건 플레이타임이다. 모바일게임은 1분 30초 내외가 적합하다고 하는데 <서바이벌 게임>은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사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이후 테스트 등을 통해 적합한 시간을 찾으려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즉각적인 반응이다. 즉, 내가 타 플레이어에게 특정 액션을 취했을 때 실시간으로 리액션이 있어야 하는데 네트워크 등의 문제로 인해 구현이 쉽지 않았다. <서바이벌 게임>의 전투신을 보면 다소 밋밋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일부러 화려한 액션을 넣지 않고, 치고 받는 수준만 구현했다. 실시간 대전 게임의 장르를 선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Q.
PVP 콘텐츠는 방향성이 뚜렷한데 PVE는 잘 모르겠다.
정신철: 당연히 시나리오에 신경을 썼다. 사실 내가 <리그 오브 레전드>의 광팬인데 이 게임은 캐릭터가 늘어난 이후 시나리오를 뒤늦게 붙이면서 가끔 말도 안 되는 스토리도 있다. 적어도 이런 사태를 막아야 된다는 생각에 없는 살림에 방송 작가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를 고용했다.
처음엔 우리가 직접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웃음)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스테이지나 지역에 따라 0.01%라도 현실에 있을 법한 배경을 넣었고, 모든 캐릭터에도 개연성 있는 스토리를 삽입했다. 향후 추가되는 캐릭터도 마찬가지고.
이번에 게임인상을 준비하면서 여성 유저 성향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있다. 전투를 하지 않더라도 보물찾기 하듯 탐험을 하고 무기를 조합하는 걸 좋아하더라.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Q. 4회차 후보 당시 웹
게임
<배틀로얄>과
유사성 논란이 있었다.
정신철: 냉정하게 본다면 원천 아이디어를 우리가 다 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어떤 게임을 만들까 고민하던 차에 한 팀원의 추천으로 <배틀로얄>을 알게 됐다. 테스트 차원에서 플레이해봤는데 고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너무 재미있어 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이 왜 잊혀질까 싶어서 ‘우리가 해보자!’라는 마음에서 좋은 취지로 개발을 시작했다. 의도와 상관없이 커뮤니케이션에 한계가 있다 보니 해당 게임의 팬분들이 오해를 사게 만들었다. 칼을 쓰면 무뎌진다든지, 못을 박으면 단단해진다든지 이런 내용은 하나의 개념처럼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템의 구성까지 비슷하게 만든 건 우리의 실수였다. 경험이 부족한 소규모 개발사다 보니 그 선을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 6회까지 오면서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콘텐츠와 로직은 전면적으로 삭제했다. 대신 캐릭터간 상성이나 패시브같은 <서바이벌 게임>만의 특징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Q. 향후 개발
일정과 서비스 일정은?
정신철: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고 밝힐 수는 없다. 퍼블리셔도 찾고 있고, 앞서 말한 플레이타임이나 밸런스 등 테스트하고 싶은 부분이 많다. 오픈 마켓을 통해 테스트도 계획하고 있다.
“스포츠는 자신있습니다” <얼티밋테니스> 나인엠인터랙티브
나인엠인터랙티브의 <얼티밋테니스>는 하복 엔진으로 개발된 정통 테니스 게임이다. 가상패드 조작을 도입한 <얼티밋테니스>는 공을 높이 띄워 치는 ‘롭 샷’(Lob Shot)이라든지 공 아래 부분에 역회전을 걸어 치는 ‘드롭 샷’(Drob Shot) 등 디테일한 조작도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을 노린 만큼 스포츠 게임에서는 드물게 가로세로 두 모드를 지원한다. 가로 모드에서는 이동과 샷이 모두 가능하고, 세로 모드에서는 이동은 자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타격에 집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게임은 크게 대전모드와 PVE의 슈퍼매치로 나뉜다. 대전모드는 다른 플레이어와 실시간으로 겨루는 방식으로 5포인트를 먼저 따는 사람이 승리한다. 나인엠인터랙티브는 1분 30초 내외의 짧은 플레이 타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슈퍼매치는 스테이지 방식의 PVE 콘텐츠로, 후반부로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는 방식. 단순한테니스 경기가 아닌 미니게임 형식의 퀘스트가 삽입된다.
<얼티밋테니스>는 대전을 통한 육성뿐만 아니라 코스튬이나 염색 등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도입할 예정이다.
Q. 나인엠인터랙티브는 생소한 이름이다. 소개 먼저 부탁한다.
김성훈 대표: EA 출신의 일부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된 회사다. 기획자 1명, 프로그래머 4명, 아티스트 5명 총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에 맡았던 게임이 <MVP 베이스볼 온라인>이나 <FIFA 온라인 3M> 과 같은 스포츠 게임이었다. 가장 잘하는 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스포츠게임에 도전하게 됐다.
Q. 재수생도 많은 게임인상에서 첫 출전 만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소감이 어떤가?
김성훈: 작은 회사의 한계를 뛰어넘는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나기도 했는데, 이러한 노력이 일정 부분 인정을 받은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
게임인상 초창기만해도 일정 빌드만 갖춘 게임이 많았는데, 이번 회차에서는 워낙 완성도 높은 게임이 많았다. 현재 <얼티밋 테니스>는 테니스 플레이 외 육성이라든지 디테일한 콘텐츠가 하나도 없을 만큼 완성이 덜 되어 있어서 내심 걱정했는데 대상을 받게 돼서 기쁘다.
스포츠게임이라는 점, 특히 테니스라는 국내 모바일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차별점이 좋은 점수를 얻은 게 아닐까 싶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려고 노력했다. 테니스 장르도 특이했지만, 캐릭터성을 강조했다든지, 가로세로 모드를 동시 지원한다든지 이런 새로운 시도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Q. 테니스는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다.
왜 테니스였나?
김성훈: 기획 단계부터 정말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맞다. 한국에서는 축구와 야구가 가장 인기가 많고, 게임 역시 두 종목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큼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 거라는 판단이 있었다. 또 우리가 이전 직장에서 해당 종목의 게임을 담당했었기 때문에 상도에 어긋나는 것도 있었고.
테니스가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세계적으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 스포츠다. 특히 세계 여자 스포츠 스타 수입 톱10 중 7명이 테니스 선수일 만큼 남녀 차별도 없다. 무엇보다 라이선스를 벗어난 우리만의 캐릭터가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Q. 메인 타깃은
역시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김성훈: 1차 타깃은 한번쯤 테니스를 쳐본 경험이 있는 게임 유저다. 이 타깃은 무조건 잡는다라는 각오다.
하지만 한국은 테니스의 인기가 높지 않기 때문에, <마구마구>나 <FIFA 온라인 3M>과 같은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비인기 종목인 탁구를 소재로한 <역전맞짱탁구>의 흥행을 보며 가능성을 봤다.
Q. 라이선스가 없는데 캐릭터성은
무엇으로 구분되나?
김성훈: 1차적으로 육성을 통한 능력치 등급을 구분 짓는다. 능력치 외에도 실제 테니스 선수는 네트 플레이형, 발리형, 수비형, 파워형 등 플레이 스타일이 다 다르다. 이런 부분을 적용시켰다. 현재는 싱글플레이만 지원하고 있지만 복식 플레이라든지, 3명을 팀을 꾸려 돌아가면서 플레이하는 방식도 기획하고 있다.
2차적인 부분은 역시 비주얼이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육성시키는 재미를 위해 코스튬이라든지 염색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도입할 생각이다. 오픈 시점에서는 30개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Q. 하복 엔진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김성훈: 하복 엔진이 모바일 레퍼런스가 없어서 다루기 힘들지만, 피직스나 애니메이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다른 엔진도 시도해 봤는데, 스포츠게임과 같이 복잡한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게임에서는 하복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냈다. 참고로 <위닝> 최근 시리즈도 하복 엔진을 사용했다.
Q. 비인기 종목이라 마케팅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성훈: 당장 모델을 쓰면 누구를 써야 하는지도 고민되더라.(웃음) 테니스에 맞추기보다는 게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다. 테니스가 가진 고유의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살리고 싶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테니스의 인기가 많아 게임을 알리는 데 한국보다 수월할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 퍼포먼스가 없다면 해외에서도 힘들 거라 생각해 한국 시장에 먼저 집중하고 싶다.
Q. 상당한 그래픽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기존 경험을
살려 플랫폼 확장의 계획도
있나?
김성훈: 욕심은 PC와 콘솔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모바일에서 성공을 해야 하니까. (웃음) 추가적으로 TV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TV나 구글 TV 가 내년부터는 본격화 되지 않을까 싶다. 구글 관계자로부터 가상패드가 모바일에서는 단점이지만, TV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