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클래식 RPG’의 바람이 무섭다.
<바람의 나라> 동시접속자수가 14만 명을 넘어섰고 <테일즈위버>도 4만 명을 돌파했다.
<아스가르드>, <일랜시아>, <어둠의 전설> 등 3개 게임의 동시접속자수도 6만 명을 넘었다.
특히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사상최대 동시접속자수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워 주위를 놀라게 했다.
‘클래식 RPG’의 무료화 선언 이후 벌어진 사건(?)이긴 하지만 단지 무료화 때문에 유저들이 몰렸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수치다.
넥슨 경영진들조차 이번 성공을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매일 매일 오르는 동접수를 보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MMORPG의 무료화 선언은 새삼스러운 사건이 아니다. 정액제 상용화에 실패한 많은 게임들이 무료화를 선언하고 일정기간의 숨고르기를 거쳐 부분유료화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넥슨의 ‘클래식 RPG’처럼 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온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다.
과연 성공요인은 뭘까?
넥슨에서 ‘클래식 RPG’를 총괄하고 있는
지난 3월 ‘클래식 RPG’를 총괄하는 개발1실장로 옮긴지 5개월만에 대형 이슈를 만들어낸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아직 절반의 성공밖에 이루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직 성공을 논하기에는 이른 것 같습니다. 큰 산이 하나 남아 있거든요.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부분유료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낼까 하는 것이죠. 부분유료화는 철저하게 게임의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고 유저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갈 겁니다. 하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충분히 듣고 고민해야겠죠.”
‘클래식 RPG’의 부분유료화는 10월 전후로 해서 시작될 전망이다.
게임플레이나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치장성 아이템,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는 수준에서 판매되는 부가기능성 아이템 등을 각 게임별로 준비중이다.
유료화는 <어둠의 전설>을 시작으로 <일랜시아>, <테일즈위버>, <바람의 나라>, <아스가르드> 순으로 진행하고 겨울방학 시점에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 넥슨의 복안이다.
한편 PC방 정책과 관련해 신 실장은 “무료화로 서비스되고 있는 클래식 RPG를 PC방에 과금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PC방 수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부분유료화 아이템판매와 관련해 판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아이템을 필자 실수로 판매하는 아이템으로 썼습니다. 신 실장과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부분은 정정했습니다.)
TIG> <바람의 나라>가 서비스 이래 사상 최고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했고 다른 ‘클래식 RPG’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 최고동접 기준으로 <바람의 나라>가 14만 명까지 기록했다. <테일즈위버> 역시 동접 4만 명을 넘어섰다. 일단 이번 무료화가 성공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부분유료화라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온전한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TIG> 당초 어느 정도의 성공을 예상했던 것인가?
여름방학을 대비한 마케팅플랜을 짜던 중 기존의 클래식 RPG를 5,000원 수준으로 낮춰 서비스하자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회의를 통해 결국 무료화 쪽으로 가기로 결정했고 기존의 동접보다 2~3배 정도 유저들이 찾아와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반응이 뜨거웠다. <바람의 나라>는 9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사상 최고동접을 기록했다.
TIG> 기존유저들과 신규유저들의 찬반논란이 있었을 것 같다.
정액제로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5년 동안 결제를 했다는 한 유저는 ‘허무하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MMORPG라는 것은 여러 유저들이 함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무료화로 동접이 늘면서 게임에 활기가 생기자 오히려 반기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갔다.
TIG> 경쟁업체에서는 넥슨의 ‘클래식 RPG’ 동접발표를 의심하는 눈치다.
<바람의 나라>나 <어둠의 전설> 같은 게임은 게임 내에서 동접자 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과장해서 발표하는 것은 힘들다. 이번 무료화 이후 유저분들이 팬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동접자 수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
다시 한번 정확하게 밝히면 <바람의 나라> 14만명, <테일즈위버> 4만명이고 <어둠의 전설>과 <일랜시아>는 1만 5,000명 수준이다. <아스가르드>는 2만 5,000명 정도 된다.
TIG> 정액제로 서비스하다가 무료화를 선언한 게임은 많았다. 넥슨의 ‘클래식 RPG’가 기존의 게임들과는 달리 무료화 이후 유저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낸 요인은 뭔가?
무료화 전환 후 실패한 게임들 상당수는 동접이나 매출 등의 성과가 나오지 않자 급하게 수익모델을 무료화로 변경했다. 또 이들 게임 대부분은 무료화로 전환하면서 유료 아이템 개발에만 집중하다 보니 콘텐츠 업데이트를 소홀히 하거나 개발팀을 축소하는 등의 정책을 가져가면서 실패를 자초한 측면도 크다.
넥슨의 ‘클래식 RPG’는 수년간 서비스되면서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해오면서 방대한 콘텐츠를 확보했다. 또 게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과거 해당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이 복귀하더라도 새롭게 즐길 만한 콘텐츠가 많았다. 물론 무료화 선언 이후 개발팀을 축소하거나 하는 것도 전혀 없다.
TIG> PC방쪽 반응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넥슨의 ‘클래식 RPG’가 PC방에서 많이 플레이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무료화 전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람의 나라>와 <테일즈위버>는 무료화 이후 PC방을 찾는 유저들이 꽤 늘어났다. ‘클래식 RPG’는 PC방에 계속 무료로 서비스할 계획이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PC방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TIG> ‘클래식 RPG’의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유료 아이템을 판매할 계획이다. 처음부터 아이템 판매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아이템 판매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게임플레이나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치장성 아이템,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판매하는 기능성 아이템, 밸런스와는 무관하게 플레이 편의를 증진시키는 부가기능성 아이템 등을 각 게임별로 준비중이다.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클래식 RPG’의 아이템은 웹과 게임내에서 모두 살 수 있도록 개발중이다.
TIG> 유료화 시점은 언제인가?
아이템 판매 시스템의 안정된 운영을 위해 빠르면 10월께 각 게임별로 아이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어둠의 전설>의 유료화가 가장 먼저 시작되고 <일랜시아>, <테일즈위버>, <바람의 나라>, <아스가르드> 순으로 유료화활 예정이다.
TIG> 밸런스를 고려해 판매하지 않기로 정한 아이템들이 있나?
다음과 같은 4가지의 아이템은 절대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첫 번째는 캐릭터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촉진하는 경험치 증가 아이템, 습득 경험치 증가 아이템, 경험치가 높은 특정지역으로 입장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두 번째는 플레이 시간투자에 따라 발생하는 캐릭터의 차이를 줄여주는 아이템으로 착용레벨을 낮추거나 레어 아이템이나 게임머니의 습득확률을 높이는 아이템이다. 다음으로 세 번째는 PVP 밸런스와 관계된 것으로 무적상태 아이템, 인플릭팅 대미지 증가 아이템, 대응수단이 전혀 없는 마법아이템 등이다. 마지막으로 확률에 따라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지급하는 일명 ‘가차폰’ 아이템 역시 사행성을 조장할 우려가 있어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아이템들은 게임환경과 밸런스를 붕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부분유료화 아이템에서 제외했다.
TIG> 무료화 이후 어떤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나?
마케팅팀과 논의해 하반기에 개별 게임별로 적정 수준의 마케팅을 진행하고 겨울방학에 다시 개발1실 게임들(‘클래식 RPG’)을 묶어서 대규모의 집중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TIG> 차기작에 대한 언급이 없다. <바람의 나라> 등 다른 RPG의 차기작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차기작은 내부논의 중이다. 아직 공개할 만큼 구체화되지 않아서 말하기 힘들다.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차기작 개발로 인해 기존 게임들의 서비스가 소홀하게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TIG> 기존에 넥슨에서 서비스하다가 포기한 게임들이 꽤 있다. 향후 이들 게임을 무료 형태로 다시 서비스할 계획은 없나?
서비스를 접으면서 해당 개발팀을 다른 팀에서 흡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TIG> ‘클래식 RPG’의 해외진출 현황과 계획은 어떻게 되나?
<바람의 나라>와 <어둠의 전설>은 미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존에 서비스되던 두 게임의 서비스가 종료된다. <일랜시아>는 일본에 진출해 있으며 계속 서비스될 계획이다. <아스가르드>와 <테일즈위버>는 일본, 대만, 중국에 진출해 있다. <테일즈위버>의 경우 한국에서 무료화를 발표한 이후 일본에서도 수익모델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