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자키의 두번째 인터뷰의 주인공 길수현 양을 소개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의 백미! 인트로 동영상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주
'첫째'란 말은 부담스럽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내가 먼저 앞서 간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압박이 상당하다. 게다가 '첫째'란 말은 그만한 사명감이 따른다. 첫째가 잘못한다는 점을 꼬집어 전체를 힐난하는 경우도 쉽사리 찾아볼 수가 있다. 무조건 첫째는 잘해야 한다. 그만큼 첫째란 힘든 거다.
오늘 소개한 길수현도 마찬가지. 길수현에게는 따라붙은 꼬리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게임자키 1호'라는 타이틀이다. 남들이 부담을 가질만한 그 '첫째'라는 감투가 길수현 옆에 바짝 붙어 다닌다. 하지만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품어나오는 엔돌핀으로 '게임자키 1호'란 타이틀을 더욱 빛내고 있다.
TV에서만 바라보았던 길수현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났다. 내가 그녀를 이 곳에서 만나게 된 이유는 온게임넷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실제 그녀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길수현은 브라운관이 아닌, 실제로 만날 때 더욱 유쾌한 사람이다.
깜찍한 외모가 매력적인 그녀. 게임자키 1호인 만큼 그 부분에서 왕언니?
◆ 길수현, 게임을 알다
길수현은 요즈음 게임에 대해 새록새록 배우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유일한 공중파 게임방송 프로그램인 SBS 게임쇼에서 '게임명인전'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게임명인전은 게임의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금까지 '게임명인전'에 출현한 인물은 서관희(팡야 개발자), 송재경(리니지 개발자), 정영석(카트라이더 개발자), 류휘만(DJ맥스 음악제작자), 정준호(게임일러스트레이터) 등 이다. 이들은 한국 게임역사에 한 획을 그은 굵직굵직한 사람들이다. 길수현은 이들을 만날 때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던 게임방송과 또다른 느낌이 와닿는다고 털어놨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본만 읽으면 되는 게 아니라, 그 대본을 이해해야지 그들과 좀더 친숙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깐요. 그들을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워요? 나에겐 게임에 대해 좀더 많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게임개발자라고 한다면 왠지 '그들만의 세상을 꿈꾸는 사람'으로 비유되곤 한다. 그만큼 그들의 성격도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른바 '폐인'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그들을 만날 때 걱정되지 않았냐?'라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그에 대해 길수현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사람을 미리 단정지으려 하지 않아요. 제 장점이라면 선입견이 없다는 거죠. 그리고 또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큰 구슬과 함께 찍은 사진
◆ 길수현, 게임자키와 인연을 맺다.
"많이 들어본 질문이죠? 왜 게임자키 1호란 타이틀이 붙게 됐어요?"
그녀에게 툭 던지듯 물었다. 이미 이런 질문을 백번도 넘게 받아본 그녀였을 게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파랗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야외 인터뷰의 재미가 바깥의 자연의 움직임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바람을 느끼던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2001년으로 거슬러 간다.
"오디션을 봤어요. VJ를 뽑는다더군요. 주로 대본진행하는 능력과 순발력을 테스트했었죠.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덜컥! 붙었어요. 웃기죠? 실은 저는 연극배우를 지망했었거든요.
연극으로 선교활동을 하는 '선극선교'를 하기 위해 서울예전 연극과에 지망했어요. 대학시절에 잡지모델 뿐만 아니라, 남대문에서 마이크를 잡고 옷을 파는 시간당 4만원짜리 아르파이트도 해봤어요. VJ 오디션도 그런거였어요. 노하우같은 것은 없어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였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재미있는 거울놀이. 유리에 비친 모습이 자신을 쳐다본다면?
그 순간 호러물이 된다.
처음 맡은 코너는 '생방송 게임콜'. 세트장은 좁았다. 카메라감독, FD, 코디 등 3명만으로도 비좁게 느껴졌다. 이 코너는 하루에 2시간씩 방영된다. 신인에겐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 방송은 그녀에게 유명세를 안겨줬다. 온게임넷에는 그녀의 모습이 가득했다.
그 이유는 초반 제작여건이 열악해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한 터라, 재방송이 많았기 때문이다.
"단촐한 느낌이 들어서였을까요? 생방송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어요. 어느정도 양식만 갖춰져 있다면 진행하는 데 그리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죠. 그래서 제가 어린 나이에 생방송이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게임산업과 문화가 비약적으로 커진만큼 게임방송도 커졌다. 단촐한 세트장에서 익숙한 진행솜씨를 선보인 그녀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관객이다.
"관객을 볼때면 심장이 내맘대로 되지가 않아요. 마치 수학시간에 앞에 나가 칠판에서 문제를 푸는 학생의 심정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에요. 시선을 관객에게 맞추질 못하겠어요."
공중전화 부스에서 추억의 전화놀이. 휴대폰이 없던 시절, 이렇게 놀았다간 무사하지 못했을 듯.
◆ 길수현, 인생을 즐기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요즈음 잘나가는 신용카드 CM송의 한 구절이다. 이 노래가사를 본딴 패러디송이 등장하는 걸 보니 이 노래가 요즈음 대세인가 보다. 길수현도 요즈음 이런 분위기에 묻어가고 있다. 그녀는 인생을 즐기고 있다.
물론 젊음을 즐긴다는 게 나이트에서 젊음을 불태우는 그런 것을 뜻하진 않는다. 인생을 보다 더 재미있고 즐겁게 살기 위해 그녀는 자신에게 투자하고 있다.
욕심도 많다. 피아노 관련 서적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입문서 '바이엘'(상/하)을 구입해 연습하고 있다. 또 EBS 프로그램 영어도 듣고 있다. 물론 얼마나 해낼 지는 의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게임자키와 다소 먼 듯한 이런 것을 배우고자 결심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게임자키 벌써 5년째다. 인터넷창에서'F5'와 같은 리플레시 버튼이 필요할 때다. 그만큼 연륜도 쌓였다. 길수현은 이제 한 박자 늦춰가도 된다는 것을 배운 듯 하다. 주위를 둘러보고 조금씩 심호흡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그녀가 '밸리댄스'를 배운다는 거다.
밸리댄스가 무엇이던가? 늘씬한 여인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인도풍의 춤이 아니던가? 길수현의 이미지와는 어울려 보이질 않는다. (앗! 길수현의 도끼눈이...-.-;;;)
"친구가 밸리학원 강습을 듣는다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밸리댄스를 배우기로 결심했죠. 그런데 친구는 그만뒀고, 저만 다녀요. 아직은 기초반 수준이죠."
그녀에게 밸리댄스를 배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배운단다.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라고.
인생을 신나게 사는 길수현. 그녀는 요즈음 오히려 젊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물론 주위의 평가도 그렇다. 길수현을 본 누군가는 탱글한 피부가 부럽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물어봤다. 피부관리하는 그녀만의 비결! 그 비결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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