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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빌로퍼 “블리자드 그의 속사정(?)”

플래그쉽스튜디오 빌로퍼 대표 전격인터뷰

러프 2005-09-27 17:30:54

플래그쉽스튜디오 대표 빌 로퍼(Bill Roper)

 

디스이즈게임은 블리자드 노스의 전 부사장이자 현재 플래그쉽스튜디오의 CEO로 근무하고 있는 빌로퍼 및 <헬게이트: 런던>의 개발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브레빅과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6월 말 갑작스럽게 블리자드를 떠난 빌 로퍼는 회사의 대외홍보업무를 담당하며 전세계 각지에서 블리자드의 이름을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한 인물. 데이비드 브레빅은 <디아블로> 시리즈의 게임디자인총괄 및 메인프로그래밍을 도맡는 등 블리자드 노스의 개발진을 총괄한 전설적인 개발리더로 잘 알려져 있다.

 

플래그쉽스튜디오의 내부 전경

 

이번 인터뷰에서 빌 로퍼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블리자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비롯한 온라인게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세계 최고의 개발사를 박차고 나왔지만 뜻있는 사람끼리의 작당(?)은 언제나 즐겁다며 말문을 연 그는 “MMORPG라는 단순한 유행을 좇기 보단 게이머들에게 보다 흥미로운 교집합을 찾는 일에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개발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2부: 데이비드 브레빅 “디아블로 이상의 충격 안겨줄 것”

 

 

* 빌로퍼 인터뷰에선 주로 게임산업전반에 걸친 이야기가, 데이비드 브레빅 인터뷰에선 <헬게이트: 런던> 게임내용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운영자 주

 


  

TIG> 오랜만이다 ^^ 얼마전 다녀온 독일게임쇼와 동경게임쇼는 어땠나?

 

플래그쉽스튜디오가 독일게임쇼에 정식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독일게임쇼는 다분히 산업적인 면에 입각한 일반적인 게임쇼에서 탈피, 행사장 내에 비치발리볼 시연장이나 카트레이싱 트랙을 설치하는 등 게이머들을 위한 다양한 즐길 거리로 게임쇼가 갖춰 나가야 할 여러 가지 면모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동경게임쇼보다는 독일쪽 행사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물론 동경게임쇼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플래그쉽 멤버들은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서 동경으로 날아올 정도의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동경게임쇼란 게이머 입장에서 보자면 아직은 매력적인 연례행사이지 않겠는가.

 

TIG>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블리자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문구를 인용하곤 한다. 개인적으론 블리자드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가? 독일게임쇼에서의 TIG 인터뷰에 따르면 블리자드노스 폐쇄가 예상됐던 일이라고 했는데…

 

맞다. 블리자드 노스의 폐쇄는 예상됐던 일이다. 외부에서 보기에도 블리자드가 하향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공감한다. 수많은 최고급 개발자들을 잃은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블리자드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게임개발사이기도 하다.

 

파트너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빌 로퍼

 

이 말을 달리 풀이하자면 전세계 수많은 메인급 개발자들은 아직도 블리자드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 갈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최고의 게임개발을 위한 인력수급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전에도 이야기했듯 블리자드노스에서 흩어진 개발자들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내가 보기엔 지금의 블리자드는 어떤 회사든 규모가 커질 때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의 시점을 지나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플래그쉽스튜디오는 최대한 작은 형태의 조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블리자드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그저 발매 준비 중인 게임에 대해 기대를 걸고 싶다는 이야기뿐이다. 곧 발표될 예정인 ‘대단한 무엇’이 궁금할 따름이다.

 

"이것도 다 우리가 만든 게임이라니까~ ^^"

 

TIG> 물론 <헬게이트: 런던> 개발에 정신이 없겠지만 이외 또 다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지 않다면 기획 중인 타이틀이라도 있는지, 만약 있다면 짤막하게나마 소개가 가능한지 묻고 싶다.

 

일단은 <헬게이트: 런던>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며 당분간은 게임완성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도 <헬게이트: 런던>의 라이센스를 더욱 넓히거나 여러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PC게임 개발(온라인게임 포함)에 최대한의 역량을 기울이고 싶다.

 

현재로서는 내부에서 헬게이트 외의 어떠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한 번에 하나의 게임만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 회사 설립시에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린 항상 많은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헬게이트: 런던> 하나만 만들고 해체될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간 여러 게임들을 만나보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폐허가 된 미래의 런던을 배경으로 한 <헬게이트: 런던 >

 

 

TIG> 헬게이트: 런던의 가장 큰 경쟁요소를 무엇이라 판단하는가?

 

디아블로가 그랬듯 상당히 배우기 쉽고, 즐길 때마다 항상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점이다. 작은 시도였지만 <디아블로>의 특징이기도 했던 ‘랜덤’ 형식의 맵과 아이템조합 등 여러가지 매력이 <헬게이트: 런던>의 핵심이다. 항상 새로운 재미를 주는 ‘랜덤’이라는 컨셉을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 우린 이 테스트작업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다.

 

초반엔 다양한 컨텐츠와 스토리를 즐기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게임의 생명력을 늘려주는 것은 이와 같은요소라고 본다. 물론 컨텐츠 업데이트도 계속 이루어질 것이지만 게이머들의 컨텐츠 소비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니까지금도 수많은 게이머들이 <디아블로>를 즐기는 것처럼 무한한 재미를 제공하고 싶을 따름이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비드 브레빅의 인터뷰를 참고하라. (웃음)

 

 

 

TIG> 아직도 헬게이트: 런던이 온라인게임인가, PC를 기반으로 한 멀티플레이게임인가에 대한 의문이 많다.

 

해외에서는 온라인게임 역시 PC패키지 종류의 게임으로 통하지만 한국의 경우 온라인게임과 PC패키지게임은 엄연히 구분되어 있는게 사실이며 일본과 중국도 비슷한 추세다. 이 중 <헬게이트: 런던>은 어떤 범주에 속하는 게임이라고 판단하는가? 서비스나 발매방식에 대해서도 구체화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다.

 

글쎄… 역시 어려운 대답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진보된 MMORPG라고 할까?

 

플레이어들간의 쓸떼없는 분쟁, 그리고 사람이 너무 적어서 서버가 텅텅 비거나 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몬스터가 부족한 문제 등 우린 일반적인 MMORPG에서 문제시 될 수 있는 점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장점만을 모아 <헬게이트: 런던>에 삽입하고 있다. 게임서비스나 발매방식은 온라인공급과 패키지발매 등 두 방식 모두를 고려하고는 있지만 이는 유통사와 먼저 상의할 문제라고 본다.

 

라이프치히 독일게임쇼에서 기조연설 중인 빌 로퍼 

 

TIG> 독일게임쇼의 기조연설에서 빌로퍼 씨는 향후 PC게임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개발체제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북미권에서 온라인게임의 시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현재 온라인게임시장은 단연 아시아시장이 최고의 성장단계에 있는 것이 분명하며 미국에서도 역시 점차 많은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또 수많은 플레이어가 시간과 돈을 온라인에 투자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패키지를 구매하고 퍼블리싱하는 형태도 보편화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어쨌든 이 부분에 있어선 아시아시장이 북미보다 확실히 앞서 있다. 컨텐츠의 디지털 공급방식과 온라인 아이템 구매모델 또한 훌륭한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며 또 이러한 컨셉을 전세계에 퍼뜨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TIG> 가장 강력한 경쟁작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헬게이트: 런던>이 발매될 시기에 말이다.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헬게이트엔 경쟁작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헬게이트는 그만큼 독특한 게임이다. 그래서 어떤 게임도 경쟁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쎄… 뛰어난 작품이 발매된다면 그저 게이머로서 즐기고 싶은 마음 뿐이다. ^^

 

"한국영화 싸랑해요~" 빌로퍼 책상에 놓인 한국영화 DVD들

 

 

TIG> 한국에선 게임표절문제로 시끌벅적하다. 미국의 경우 게임표절과 관련된 판례가 있는지, 또 게임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나 비슷하다는 판정이 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궁금하다.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에 공감하고 우리도 역시 우려하고 있지만 표절은 도덕성에 맡겨야할 문제라고 판단한다. 판례 역시 찾아보기 힘든 문제이기도 하고. 미국에선 이러한 문제보다는 보안을 뚫고 카피본을 배포하는 ‘해적질’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개발과정에서 소스코드가 유출되는 사건도 꽤 있지 않았는가? 정부차원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TIG> 한국은 언제쯤 방문할 계획인가?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릴 지스타쇼에 개발진을 이끌고 참가해 언론을 상대로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마지막 방문에서 한 1년쯤 지난 듯 한데, 이번 지스타참여가 상당히 기대된다

 

TIG> 베타테스트는 과연 언제쯤 시작될 계획인지.

 

게이머를 상대로한 베타테스트는 분명히 실시할 계획이지만 정확히 언제가 될진 아직 알려드리기 힘들다. 하지만 블리자드에서 개발해온 수많은 게임들이 베타테스트를 거쳐 엄청난 변화가 이뤄져 왔던 만큼 <헬게이트: 런던> 역시 규모 있는 테스트단계가 분명히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시아시장이 베타프로그램에 매우 큰 시장으로 담당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길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한 최대한의 지원을 할 것이다.

 

 

 

TIG> TIG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TIG를 통해서나마 한국에 이렇게 말할 기회를 가져서 기쁘게 생각한다. 우린 항상 한국의 게이머들과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해 왔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한 최대한의 재미를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수년간 한국게이머들이 준 도움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디스이즈게임 독자 여러분들도 우리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봐 줬으면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