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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쟁패> 얼짱 유저를 만나다

<구룡쟁패> '호산산 찾아라' 이벤트에서 1등 차지한 강지혜 씨

국순신(煙霞日輝) 2005-10-08 18:19:58

 

 

지난 7월 27일. 온라인 무협게임 <구룡쟁패> 홈페이지에 이벤트 공지가 떴다.

 

이벤트명은 '미인대전 <호산산을 찾아라>'. 1등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무려 1천만원. 영웅호걸들이 가득하다던 <구룡쟁패>가 '호산산'을 찾기 위해 들썩거린다. 상금이 많기에 욕심을 부려볼 만 하다. 여기에서 궁금한 점 한가지. '호산산'이 누굴까?

 

'호산산'은 <구룡쟁패>에 등장하는 9명의 영웅 중 하나. <개방>문파의 후계인으로 게임에서 아름다운 소녀다. 즉, '호산산을 찾는다'는 말은 '미인을 찾는다'는 뜻.

 

구룡쟁패 홈페이지에 모습을 비친 '호산산'

 

 

<구룡쟁패>를 즐기는 여성 유저들은 '호산산'을 지원했다.

 

미모에 자신있는 여성일수록 '호산산' 이벤트의 유혹이 더욱 달콤하기만 했다. 무협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대부분은 남자. 여성의 참여가 얼마나 많을 지 의심스럽다. 분위기만 잘 타면 참가하더라도 경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상금은 무려 1천만원이었다.

 

한달 가량의 응모를 거쳐 마침내 '호산산'의 주인공이 드러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귀면살수령'이란 닉네임의 24살 여대생 강지혜 양. 그녀에겐 '호산산'이란 칭호가 붙여졌다. 한마디로 말해 그녀는 <구룡쟁패> 얼짱 유저가 됐다.

 

이 소식을 들은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 <구룡쟁패> 홍보팀에게 인터뷰하겠다고 졸랐다. 그리고 10월 초 가을 하늘이 푸른 날, 서울 선릉역 근처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구룡쟁패> '호산산' 이벤트에 응모했던 강지혜 씨 사진

 

 

그녀는 예쁘다. 하지만 섬뜩하다.

 

'귀면살수령'(鬼面殺手玲). 닉네임을 풀자면 '귀신의 탈을 쓴 살인자'란 뜻이다. 그녀 설명이 '귀면살수'란 말에 여성스럽고 예뻐보이기 위해 '령'이란 말을 붙였다고 한다. '령'을 붙였다고 한들, 그녀의 닉네임은 '살인자'다.

 

혹시, 이번 이벤트를 참가하기 위해 구룡쟁패에 가입한 게 아닐까? 그녀에게 대뜸 물어봤다.

 

"오픈베타 테스트 이전부터 <구룡쟁패>를 했어요. 아마, 4월 이전일꺼에요. 4월달에 열린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가했으니깐요."

 

여기에서 밝히는 에피소드. 그녀의 얼굴은 이 때 공개될 수 있었다. 구룡쟁패 내 단체 사진 속에 그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게 사진이 너무 작았다. 그리고 그녀와 카메라 사이에는 키큰 사내가 있었다. 그 속에서 그녀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구룡쟁패> 오프모임에 참가한 강지혜 씨. 여기선 안보인다.

 

 

이로 인해 얼굴을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구룡쟁패>를 시작한 지 반년 정도 지난 후다. 그녀가 말하는 <구룡쟁패>의 매력를 들어볼까?

 

"처음엔 게임이 너무나도 재밌었어요. 서버마다 돌아다니면서 캐릭터들을 모두 키웠죠. NPC가 시키는 거 따라갔다 오는 게(퀘스트를 뜻함) 너무나도 재미있었어요. 실은 힘들기도 했죠. 왜냐면 제가 길치여서요."

 

모니터에 미니맵을 띄워보지만 그녀는 목적지를 찾지 못했다.

 

한참 헤매던 그녀. 마침내 영웅단(길드)에 가입하게 됐다. 그녀에게 눈에 되어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목적지 찾아 삼만리를 외쳐대던 그녀다. 길을 헤매다 보니, 빨리 다닐 수 있는 '경공'이란 신공이 남들보다 빨리 깨우치게 됐다.

 

 

가을 여자 콘셉(1) : 연못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카메라 적응 전

 

 

그녀에게 또다른 재미를 안겨준 것은 영웅단 생활이다. 오랫만에 접속을 하더라도 게임에 어색하지 않게 반겨주는 사람들이 바로 영웅단이다. 업데이트된 내용도 알려주고 멤버들이 가끔 주는 아이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남자들이 많은 게임에서 강지혜 양이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이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이러하다.

 

"그 사람의 배려에요. 멤버의 레벨에는 필요없는 아이템이지만 저의 레벨에겐 필요한 아이템이거든요. 저도 저한테 필요없는 건 다른 멤버들에게 주기도 해요. 영웅단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우정이죠.

 

하긴, 어쩔 때는 조심스레 건네주는 사람들도 있어요. 귓말로 조용히 '그냥 받으라'라면서 주는 거죠."

 

영웅단 멤버들과의 만남도 반 년째.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들에게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영웅단의 인원수는 총 17명. 그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남자다. 남자.

 

하지만 이번에 호산산으로 뽑히면서 그녀도 영웅단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호산산'이 됐더니 사람들이 상금 갖고 뭐할꺼냐고 물어보는 거에요. 상탔으니 영웅단 멤버들이 모두 모여 회식한번 해야지요. 이번에 이벤트를 참가하게 된 것도 영웅단 식구들이 적극 독려했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가을 콘셉(2) : 물들기 전 나무와 함께..카메라에 조금 적응

 

 

 

<구룡쟁패>에서 그녀의 소망은 다른 사람들과도 비슷하다.

 

<생사결>에서 보스몬스터를 잡고 레어상자를 얼어보고 싶은 것. 아이템이 탐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자신이 도전하기에 어려운 <생사결>에 도전해서 폼나게 보스몬스터를 잡아보는 거다.

 

그녀가 기다리는 게 있다. 그건 바로 그녀의 언니와의 만남이다. 그녀의 언니도 구룡쟁패 유저다. 강지혜 씨는 '개방' 문파이지만 언니는 '비궁'문파다. 게임속에서 자매는 적이 된 셈이다.

 

게임속에서 적으로 만날 언니와의 한판승부를 기다리는 그녀는 <구룡쟁패>의 열혈유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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