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창간 15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게임 생태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각 분야 별 리더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그리고 게임 생태계와 관련된 질문들을 던져봤으며, 메이저 게임사부터 관공서, 인디 게임 개발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번 차례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이재홍 위원장입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국내 유통되는 게임물의 등급심의를 비롯해 불법 게임물의 유통 방지 및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진흥정책 추진 등. 대한민국 게임업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기관이죠. 이재홍 위원장은 지난 2018년, 위원회의 3대 위원장으로 취임했으며, 합리적인 일 추진으로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재홍 위원장이 생각하는 TIG, 그리고 게임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Q: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게임물관리위원회 3대 위원장 이재홍입니다. 저는 서강대 게임교육원 디지털스토리텔링학과 교수, 숭실대학교에 재직하고 있으며, 콘텐츠분쟁조정위원, 한국캐릭터학회 부회장, 스토리텔링학과 부회장, 한국게임학회 제7대·제8대 협회장 등을 역임하여 한평생 게임 분야에서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학계에 몸담고 있을 때에는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한민국 게임업계를 응원하며 살았습니다. 또한, 학회에 몸담고 있을 때에는 정부 규제개선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공공기관장이 되면서 비판적인 능력, 합리적인 진흥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생태계는 무엇인지, 밸런싱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서 애국자가 된 기분입니다. 게임이 4차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애착도 많아지고 국가적 차원에서 게임산업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Q: 디스이즈게임이 창간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응원이나 덕담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디스이즈게임’의 창간 1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쏟아 오신 ‘디스이즈게임’의 열정과 노력에 존경과 격려의 말씀 드립니다. 앞으로도 ‘디스이즈게임’이 게임 업계와 유저 모두에게 더더욱 사랑받는 게임 전문 매체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창간 15주년을 축하드리고, 더욱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Q: 디스이즈게임 기사 중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게이머들의 따끔한 비평과 토론이 가득한 ‘디스이즈게임’ 기사는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위원회와 관련된 기사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2019년 위원회는 글로벌 오픈마켓에 국내 연령등급체계 반영, 애플스토어의 ‘청불게임’ 유통, 온라인 결제한도 폐지, 아케이드 결제방식 다양화 결정, 플랫폼별 심의 폐지 등 다양한 제도의 변화를 꾀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하면 청소년 등 개인개발자의 순수 창작물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한 결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위원회는 인디게임과 청소년이 창작한 게임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은 견지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게임물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이 있어 민원이 접수되고 그로 인해 파장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비영리 게임물의 수수료 면제 결정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전 과정을 정부의 입장과 유저의 입장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칭찬과 지적을 해준 디스이즈게임의 “게임위의 등급 분류 수수료 면제 결정, 어떻게 봐야 할까?” 제하 보도 기사를 선정하고 싶습니다.
Q: 2020년 대한민국 게임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006년 게임법이 처음 제정되고 그동안 여러 차례 개정작업이 되었으며, 민간등급분류 확대나 비영리게임 등급분류 면제 등 규제 완화도 있었지만, 주로 사행성 규제 위주로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전반적인 게임 환경이 게임법 제정 당시와 비교할 때 크게 변화하였고, 지금도 블록체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다양한 신기술이 게임에 적용되는 등 급변하고 있습니다.
게임법이 게임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여 게임산업 진흥 정책 근거 규범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시의성을 잃은 규제들이 산업 발전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게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해야한다는 요청도 있습니다. 이번 게임법 전부개정을 통해 합리적 규제 개선이 이루어지고,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 및 게임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게임법 개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높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Q: ‘내 인생의 게임’을 하나만 꼽는다면, 어떤 게임을 꼽을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탄탄한 게임을 좋아합니다. 게임물의 스토리성, 확장성, 짜임새 있는 구조 등이 잘 어우러진 MMORPG 게임을 즐겨하며 이와 관련한 논문도 여러 편 집필하였습니다. 또한, 잔인하고 자극적인 호러게임이 아닌 음산한 분위기 연출로 공포감을 주고 선택한 캐릭터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멀티시나리오 구조의 게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게임 생태계에는 크게 두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게임 생태계의 양극화와 WHO 이용장애 이슈죠. 생태계 양극화 완화와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각각 가장 시급하거나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게임은 그냥 산업이 아닌 ‘놀이’이자 ‘문화’입니다. 대한민국은 기술력으로 ‘게임강국’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지만, 게임생태계변화가 일어나며 우리의 게임산업은 위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게임의 목적성을 부여하는데 있어 캐릭터의 레벨 증가, 아이템수집 등 확률형, 성장형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확률이나 성장에 집중된 콘텐츠의 게임물은 소비의 주기가 상당히 짧기 때문에 게임을 개발하는 시간보다 유지하는 기간 또한 단축되고 있습니다. 즉, 한정된 수익모델과 게임의 짧은 수명이 게임업체간의 양극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게임이 시장에 진출하고 사라지고 있는 지금, 신흥기업과 중소기업은 리니지풍의 MMORPG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에는 순간적인 재미와 수익은 있지만 길게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는 ‘콘텐츠 강국’으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한류의 흐름에 편승하여 해외가 열광할 수 있는 ‘K-GAME’을 만들고, IP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봅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방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의 몰입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방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만들어진 이야기는 영화, 캐릭터,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으로의 확장을 고려한 중장기적 계획수립이 필요하며 스토리 중심의 게임개발 환경조성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양성 과정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