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메이커 vs 페이커, 명가의 부활 vs 3연속 우승, 가장 높은 곳에서 재회한 김정균 감독과 페이커 등 2021 LCK 서머 결승에 걸린 키워드는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치명적인 것들뿐이다. 그만큼, 이번 결승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두 팀 모두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기에 온전히 이번 결승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역대급' 결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승부 예측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결승을 앞두고 '운세'부터 고양이를 활용한 '츄르점', AI 등 조금 색다른 방향으로 승자를 예상해보기로 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상천외한 '승부 예측'이 등장할 예정이니 부디 페이지 고정을 부탁드린다. 너무 장난스럽지 않냐고? 걱정하지 마시라.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기자와 필자들의 대담'도 준비돼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으며,
운세는 선수와 감독의 생년월일을 통해 도출된 '28일 자 네이버 운세'입니다.
김정균 감독은 전반적으로 희망적인 문장을 부여받았다. 조상이 큰 행운을 주는 날이며, 기다리는 결과가 있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로 나타날 거라는 긍정적 관측까지 포착됐다. 다만, 안이한 마음이 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도 더해졌다.
팀의 핵심으로 꼽히는 '쇼메이커' 허수의 운세도 나쁘지 않다. 일에서 새로운 성과를 얻고 인정받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문장이 등장한 탓이다. 다만, '실물수'(물건을 잃을 운수)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주변의 상황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는 풀이도 있다.
이번 결승의 승자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두 팀의 전력이 백중세인 탓이다. 그럼에도 대세는 담원기아 쪽으로 '살짝' 기울어있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을 예상하지만, 결국 승자는 담원기아가 될 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따라서 담원기아는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긴장의 고리를 꽉 졸라맬 필요가 있다. '안이한 마음을 주의하라'는 코멘트는 단순히 운세를 떠나, 언제나 가슴에 새겨둬야 할 문장이다.
T1의 운세도 만만치 않다.
손석희 감독 대행의 키워드는 '박장대소'다. 행한 것 이상으로 칭찬을 받을 수 있는 날이라는 풀이가 주를 이룬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인정도 받을 수 있다고. 어떤 일에 손을 대도 술술 잘 풀리며 평소 곤란했던 일이라도 오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긍정적 멘트가 인상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운세는 '케리아' 류민석이었다. 케리아에겐 다른 사람이 떠맡기 싫어하는 일이라도 지금의 당신이라면 할 수 있으니,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라는 문장이 부여됐다. 걸림돌이라 여겼던 일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에 스트레스에서 해소되는 기쁨을 맛볼 거라는 풀이도 더해졌다.
실제로 케리아는 2021년 내내 T1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적 당시만 해도 몸값이 과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그는 이것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실히 증명했다. 케리아가 없었다면 T1이 여기까지 버틸 수 없었을 거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운세가 말해주듯, 케리아는 이번 결승에서도 승부의 키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과학과 미신이라는 대비되는 방법을 통해 2021 LCK 서머 결승을 예상해보자.
먼저, 과학의 경우 자체 AI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승부 예측을 진행하고 있는 팀스노우볼(WA.GG)의 데이터가 해답이 될 수 있다. 26일 기준 팀스노우볼의 AI가 지목한 이번 결승의 승자는 담원기아였다. 예상 승률은 65.3%다.
2020 롤드컵 승부예측을 공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팀스노우볼은, 그해 스프링 시즌 68%의 승부 예측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서머 시즌에는 87%까지 수치를 끌어올린 바 있다. 또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담원기아와 농심 레드포스전은 물론 백중세가 예상됐던 젠지와 T1 경기의 승자를 정확히 맞추기도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문어가 한 마리 있다. 당시 그는 대회 조별 리그는 물론 16강, 8강, 4강, 결승 등 수많은 경기의 승부를 정확히 예측하며 예언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영국산 점쟁이 문어, 파울에 대한 이야기다.
이에 질새라 디스이즈게임도 빠르게 동물을 한 분(?) 모셨다.
주보국 필자와 8년째 동거하고 있는 고양이, '달이'와 함께 츄르(사료)점을 보기 위해서다. 츄르점의 방식은 간단하다. DK(담원기아), T1이라고 적힌 종이 위에 사료를 배치한 뒤, 어떤 걸 고르는지 지켜보면 그만이다. 그 결과, 달이의 선택은 T1이었다. T1 쪽에 올려진 사료의 양이 담원기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그녀는 T1을 택했다. 과연 달이는 제2의 파울이 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디스이즈게임은 대담을 통해 2021 LCK 서머 결승전을 예상해봤다. 이번 대담은 본지 필자로 활동하고 있는 주보국, 서준호 필자가 참여해 담원기아와 T1의 서머 시즌과 결승전에 대한 여러 의견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됐다.
Q. 디스이즈게임: 담원기아에 있어 이번 여름은 유독 덥고, 길었다. 담원기아의 2021 서머, 어떻게 지켜보셨는지 궁금하다.
A. 서준호 필자: MSI에 출전한 RNG와 C9이 그러했듯 담원기아 역시 초반엔 부진했지만, 결국 정규 시즌 1위를 달성했다. '캐니언' 김건부와 쇼메이커가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경기를 펼친 시기에도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는 점 역시 인상 깊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담원기아가 흔들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서머 시즌 후반부에 기세가 올랐다는 점도 포인트다. 양대인 분석관 합류 이후, 캐니언과 '고스트' 장용준, '베릴' 조건희 듀오가 폼을 되찾은 부분도 인상적이다. 물론, 작년보다는 전력이 조금 약해진 느낌이지만... 충분히 강한 팀이라고 본다.
A. 주보국 필자: 담원기아가 '증명'한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일정도 빡빡했고, 멤버 교체 등 여러 해프닝이 있었지만 어쨌든 결승에 올랐고 무난히 롤드컵에도 진출했다. 과정을 떠나 결과로 증명했으니 이번 여름은 성공적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T1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시즌 중 감독과의 계약을 종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고.
A. 주보국 필자: 이 역시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중간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건 사실이나, T1 역시 담원기아처럼 결승전과 롤드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데 성공했다. 경기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성공을 부정할 수는 없다. 어쨌든 결과물을 올렸으니까.
A. 서준호 필자: T1은 초반 라인전에 강점이 있고 라이너들의 세부지표도 굉장히 좋다. 감독이 바뀐 뒤 사고가 줄어들면서 상승세를 탄 건 사실이지만, 설령 그런 일이 없었더라도 결국 반등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T1은 빼어난 지표를 기록했다.
Q. 양 팀의 지표 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서준호 필자: 담원기아는 플레이오프에서 퍼블 성공률 100%를 달성했다. 반면, T1은 드래곤과 전령 등 오브젝트 부분에서 좋은 수치를 보인다. 특히 경기당 획득한 평균 드래곤 개수는 3.29개나 된다. 리브 샌드박스와 젠지를 상대함에 따라 많은 경기를 소화했음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숫자다.
A. 주보국 필자: 플레이오프에서 기록된 분당 대미지와 분당 획득한 골드를 통해 대미지의 효율성을 볼 수 있는 '골드당 대미지'를 만들어봤다. 그 결과, 담원기아의 골드당 대미지는 1.27, T1은 1.09였다. 두 팀 모두 효율적인 대미지를 넣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담원기아는 한타에 일가견 있는 팀으로 꼽히는 농심 레드포스와 경기를 펼쳤음을 감안하면, 굉장히 인상 깊게 느껴진다.
Q. 승부를 가를 포인트를 하나만 꼽아달라. 밴픽, 선수, 외적인 요소 등 딱 하나만 짚어본다면 무엇일까.
A. 주보국 필자: 당연히 밴픽이다. 제이스, 아펠리오스, 리 신, 신드라에 초점을 두고 경기를 지켜보면 재밌을 거다. 제이스와 리 신의 경우 양 팀 선수들이 모두 잘 다루는 터라, 이를 어떻게 가져가고 풀어낼지 기대된다. 아펠리오스는 굳이 쓰레쉬와 같이 쓰지 않아도 최상급 원거리 딜러라는 점에서 담원기아와 T1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반면, 신드라는 담원기아에 유리한 카드로 느껴진다. 최근 T1은 신드라를 미드에서 활용하지 않고 있다. 만약 결승에서 꺼낸다면 비원딜로 쓰지 않을까 싶다. 양대인 분석관 역시 당연히 이를 인지하고 있을 텐데...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할지 궁금해진다.
A. 서준호 필자: 담원기아와 T1 모두 무작정 싸우기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펼치는 걸 선호한다. 따라서 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초반에 유리하려면 합류 싸움도 중요한데... 미드와 바텀 라인전에 따라 구도가 크게 바뀔 수도 있다.
밴픽은... 왠지 '렐'이 핵심이 될 것 같다. 렐은 레오나, 쓰레쉬를 상대로 좋은 승률을 기록했고 뚜벅이 원거리 딜러에게도 꽤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는 픽이다. 게다가 베릴의 렐 전적은 무려 15전 15승이다. T1 입장에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Q. 그러고 보면 T1은 유독 신드라를 꺼리는 듯한 느낌이다.
A. 주보국 필자: 단언할 순 없지만, 신드라를 고르면 높은 확률로 '슈퍼플레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팀원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꺼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일각에서는 '페이커' 이상혁이 숙련도로 인해 신드라를 못 쓰는 거라고 하던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솔로랭크에서도 워낙 잘 다루는 편이었으니까.
Q. 양 팀은 미디어데이를 통해 '바텀'과 '미드'를 핵심으로 꼽았다.
A. 서준호 필자: '테디' 박진성은 올 시즌 '지표의 신'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훌륭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수가 적음을 감안하더라도 15분 골드 격차나 분당 대미지 등이 너무 뛰어나다. 담원기아 입장에서는 경계될 수밖에 없다. 서포터 싸움도 주목해볼 만하다. 베릴은 한타 단계에서 상대를 마크하는 데 도가 튼 선수다. 케리아는 라인전과 로밍 모두 능숙하고... 재미있는 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A. 주보국 필자: 시즌 중 담원기아가 T1에 패했을 때 핵심은 바텀이었다. 당시 케리아는 포식자 쓰레쉬로 담원기아의 바텀을 박살 냈다. 물론, 지금은 고스트-베릴 듀오의 폼이 올라왔지만... 김정균 감독은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바텀 라인이 경계된다고 지목한 듯하다. 결국 라인전이 중요하지 않을까.
Q. 이어서, 쇼메이커와 페이커라는 두 거물의 맞대결에 대한 생각도 궁금한데.
A. 주보국 필자: 고스트와 베릴의 역할을 T1에서는 페이커가 하고 있다고 본다. 잠그는 느낌이랄까. 이번 결승에서도 상대를 찍어누른다기보다 무난하게 굴리는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 누가 먼저 라인을 밀고 빠르게 합류하는지가 포인트다. 쇼메이커 역시 결승에서는 상대를 '뚫는' 카드는 고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페이커가 잘 잠그기만 하면 픽이 상할 가능성도 높고... 굳이 그런 리스크를 감수할 것 같진 않다.
Q. 담원기아와 T1의 약점을 하나씩 꼽아본다면.
A. 서준호 필자: 정규시즌 기준, 담원기아의 15분 지표는 T1에 비해 낮다. 물론, 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준수하지만... 분명 초반엔 T1이 앞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T1 선수 중 일부는 경험 부족을 드러낼 위험이 있다. 특히 '오너' 문현준은 나이도 어린 데다 정규 시즌을 풀로 소화하지도 않은 터라... 리스크가 없지 않다고 본다.
A. 주보국 필자: 담원기아의 바텀 듀오는 T1에게 '바텀 차이'로 정규 시즌 중 패한 적이 있는 만큼,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들도 충분히 강력한 힘을 지닌 바텀 듀오임을 보여줘야할 상황에 놓여있다.
T1은 젠지전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T1이 잘한 것도 맞지만 냉정히 보면 젠지쪽에서 조금 허술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만약 상대가 컨디션이 좋았다면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을 만한 장면도 많았다. 이를 어찌 해석하느냐에 따라 자만심이 될 수도 있고 잘 소화할 수도 있다고 본다.
Q. 가장 어려운 질문이 될 것 같다. 어떤 팀이 승리할 것 같나.
A. 주보국 필자: 담원기아라고 본다. 담원기아는 어디 하나 뚜렷한 약점이 없다. T1은 세세하게 뜯어보면 걸고넘어질 부분이 많다. 한세트 정도 내주는 선에서 담원기아가 3:1로 우승할 것 같다.
A. 서준호 필자: 담원기아의 우승을 예상한다. 설령 T1이 초반에 우세하더라도, 담원기아가 한 번 주도권을 잡기 시작하면 쉽게 경기를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