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게이머들에겐 밀린 게임을 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기도 하지만, 귀성길 교통편 안에선 멀미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는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게임만 하긴 어려운 시간이기도 하죠.
어린 동생, 조카, 자녀 분들과 함께 봐도 좋을 <포켓몬 컨시어지>부터, 일상 속 근심을 잠시 잊고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사이버펑크: 엣지러너>까지, 게임 IP 기반 넷플릭스 작품들을 모아봤습니다.
이 작품 때문에 이번 기획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력 추천하는 첫 번째 작품은 <포켓몬 컨시어지>입니다.
포켓몬들이 힐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휴양지, 포켓몬 리조트의 일상을 보여주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 하루는 리조트 직원인 '컨시어지'가 되어 포켓몬들의 휴식과 정신적 성장을 돕고, 자신 또한 감정적 교감을 통해 위로를 받습니다. 제작진은 손으로 만져보고 싶게 생긴 다양한 소재로 포켓몬들을 표현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귀여운 고라파덕의 출연 시간이 많은 것도 매력 중 하나죠.
다른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들이 모험과 전투, 우정과 성장에 집중했다면, <포켓몬 컨시어지>는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안에서 더 세밀한 감정들을 일상에 녹여낸 것이 특징입니다. 화려한 기술이나 전투는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산만하지 않고, 귀여운 포켓몬들을 보며 가정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할까요. 기자 본인 또한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한 편에 15~20분 내외, 총 4편 구성으로, 1시간 조금 넘는 시간이면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분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팬들은 이 작품이 짧은 게 유일한 흠이라고 했을 정도인데요. 뒤집어 생각해보면 큰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식사 시간 또는 어린 조카, 자녀, 동생들과 함께 보기 좋은 <포켓몬 컨시어지>입니다.
지난 해, 영화관에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못 봤던 마리오 팬이라면, 이번 명절에 집에서 이 작품을 감상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넷플릭스를 포함한 여러 OTT 플랫폼에서도 이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마리오 형제가 배수관 고장으로 위기에 놓인 브루클린을 구하러 도시의 지하로 들어갔다가, 불가사의한 '초록색 파이프'를 발견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마리오는 피치 공주가 다스리는 버섯 왕국에, 루이지는 쿠파가 지배하는 다크랜드에 떨어져 운명이 엇갈리고, 동료들을 구하는 동시에, 세계를 지배하려는 쿠파의 음모에 맞서죠.
서사만 놓고 보면, 다소 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특유의 '귀여움'과 기존 게임에 대한 여러 오마주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함께 이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매력입니다. 다만, 스토리의 개연성을 중요시하는 분들, 귀여움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분들이라면, 어린 조카나 자녀들에게 감상의 시간을 양보하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영화의 분량은 92분으로,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니, <미니언즈> 시리즈처럼 귀여운 작품을 찾고 계신다면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입니다. 크리스 프랫이 연기하는 마리오, 잭 블랙이 연기하는 쿠파가 궁금하시다면, 마리오의 세계로 뛰어들어 보시죠.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는 집들도 있지만, 바쁜 현대 사회의 흐름 안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럴 땐 오히려 제대로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긴 호흡의 작품이 더 좋을 수 있죠.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을 원작으로 하는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원작 보다 앞선 시점을 다루는 프리퀄입니다. 게임의 흥행까지 극적으로 끌어올렸던 흥행작이죠. 부패와 사이보그 임플란트로 가득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재능은 넘치지만 무모한 길거리 소년 '데이비드'가 엣지러너가 되기 위한 사투를 벌입니다. SF 설정이 잘 살아있는 것은 물론, 데이비드와 루시의 서사가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죠.
누군가에겐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연출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보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해당 장르 특유의 인간과 기계, 문명과 개인,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안에서 찾는 존재와 관계의 의미라는 테마를 잘 녹여낸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입니다. 음악이 특히 많은 호평을 들어서, 공개 당시 작품을 감상했던 사람들은 음악만 들어도 그 여운이 되살아난다고 평을 할 정도죠.
한 편에 26분 내외, 총 10편 구성으로, 시간이 넉넉한 명절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반나절이면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아직 이 작품을 보지 않은 분, 이번 명절에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을 찾고 계시는 분이라면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의 세계에 발을 담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 괜히 음악 1시간 반복 재생이 공식 채널 등에 올라온 게 아닙니다. 여러분도 이 여운을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