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G의 상점 구매 타깃은 '신규 유저'가 아니다.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유저'를 주요 타깃인 GGG는 핵 앤 슬래시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와 완성도 높은 구현을 바탕으로 <패스 오브 엑자일> 과금 요소를 설계했다. 다시 말해, GGG는 <패스 오브 엑자일>을 통해 핵 앤 슬래시에 대한 유저들의 갈망부터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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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앤 슬래시 장르는 사냥과 보상이 반복적이고 즉각 이루어진다. 이 흐름은 장르의 근본적인 매력이자 재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복 요소가 강한 나머지 지루함으로 느껴져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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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nd To Win (그라인드 투 윈) :
(게임) 'Grind'는 직역하면, ‘(곡식 등을) 갈다, (갈거나 빻아서) 생산하다’이지만, 영미권 게이머에게는 보상을 얻기 위해 반복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행위로 승리하는 게임을 일컬어 '그라인드 투 윈'이라 칭한다.
대표적인 반복적인 행동에는 경험치 또는 아이템을 위한 무한 사냥이나 무한 던전 콘텐츠 수행 등이 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데스티니 가디언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2>가 있다.
'페이 투 윈'을 포기한 게임사가 선택할 수 있는 게임 과금 모델은 많지 않다. 그중 하나가 특정 캐릭터의 능력치가 아닌 외형만 제공하는 ‘스킨 판매’가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같은 AOS 장르의 주요 매출은 여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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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오브 엑자일>의 상점 판매 콘텐츠는 대부분 단 한 번의 구매로 유저가 영구적인 소유권을 갖는다. 시각적인 효과나 편의가 뚜렷하게 발전해, 구매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이는 잠시 즐기는 콘텐츠가 아닌, 오래 즐기도록 하는 확실한 '가치'를 판매하는 것과 같다. 그 가치는 핵 앤 슬래시 장르만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풍미를 더하며 유저 경험 역시 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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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 치열하게 사냥한 뒤 가득 찬 인벤토리를 마을에서 정리하는 일은 여간 수고스러운 것이 아니다. 스무 종이 넘는 화폐와 카드, 젬, 쥬얼 등 보관 할 것도 많고, 게다가 판매 조합에 따라 얻는 특수 오브들도 있다 보니 판매하기 전에 생각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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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탭' 아이템은 한 번 구매하면 영구 소장하는 단발성 판매 아이템이기에, 회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수익을 노리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GGG는 각종 캐릭터 스킨을 주기적으로 선보이는 형태를 선택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에서 유저가 선택 가능한 캐릭터는 총 7종이지만,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지 않는다. 장착한 아이템에 따라 외형이 변하기는 하나 범위가 꽤 제한적이어서 극적인 외형의 변화는 좀처럼 기대하기 힘들다. 유저들이 선호하는 일부 공통된 아이템도 있다 보니 계정만 다를 뿐 외형은 거의 판박이 수준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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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임에서 마련한 꾸미기 장치를 거치면 꽤 다양한 것들을 표현할 수 있다. 캐릭터 외형부터 캐릭터 주변 효과 부여, 펫, 그리고 이동 시 불이 붙는 효과(물론 성능은 없다), 그리고 마을 복귀 시 열리는 포털의 외형까지. 유저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뽐낼 수 있는 출구를 제공했다.
여기에 타 유저를 만나도록 각 액트(장)마다 거점이 되는 마을을 배치한 GGG의 설계도 눈에 띈다. 장르 특성상 다른 유저를 쉽게 만날 수 없지만, 마을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저가 만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타 유저의 외형도 보며 자연스럽게 외형 꾸미기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다.
'유료' 커스터마이징은 단순히 어깨, 몸통 등 부위별 스킨에서 끝나지 않고, 애완동물, 스킬 이펙트, 발자국 등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종류로 구성됐다. 게다가, 모든 외형 아이템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하지만,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같은 아이템을 착용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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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 완성도가 높은 게임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유저 지갑을 여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모두를 성취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지만, 7년 동안 GGG는 <패스 오브 엑자일>을 통해 '완성도'와 '매출'을 어느 정도 성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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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에는 핵 앤 슬래시 장르에 대한 '존중'이 있다. GGG는 장르의 원초적인 재미를 중심으로 게임 완성도를 높였다. 오랜 기간 유저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유저가 계속해서 '가치' 있다고 느낄만한 콘텐츠를 팔았다. <패스 오브 엑자일>의 가치 있는 콘텐츠는 핵 앤 슬래시 유저의 경험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고, 게임에 대한 만족감은 상승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먼저 완성도 높은 게임을 통해 재미를 제공하고, 과금을 통해 유저가 더 원하는 부분을 자발적으로 채운다. 누군가는 유저의 아쉬움을 볼모로 잡고 구매를 강요하는 동안, <패스 오브 엑자일>은 유저에게 더 큰 만족감을 제공하며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