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주최하는 게임쇼 '블리즈컨'(Blizzcon)이 오는 11월 1일부터 2일까지(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합니다.
매년 신규 콘텐츠 공개는 물론, e스포츠 경기와 수많은 무대 행사 등으로 유저들의 기대와 환호를 동시에 샀던 블리즈컨. 하지만, 역대 블리즈컨과 비교해 지난해 열린 블리즈컨 2018은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당시 행사에서 블리자드는 최초의 모바일 '디아블로' <디아블로 이모탈>을 공개, 현장 반응이 부정적이었던 것은 물론 출시 자체를 말아 달라는 서명 운동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블리자드는 이후 주가 폭락,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프로게이머 '블리즈청' 징계 등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저 사이에서는 블리자드가 올해 블리즈컨으로 지난 평가를 모두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 않을까는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블리즈컨 2019는 지난해 오명과 별개로 입장권이 매진되며 유저 기대감이 여전함을 증명하기도 했죠. 여기에 그 어느 때보다 신작 출시 루머도 활발한 상황입니다. 여전히 많은 유저의 기대를 안고 있는 블리즈컨. 올해 행사와 주요 게임별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블리즈컨 2019는 신작이 다수 공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블리츠청'을 징계한 이슈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즈 아시아 태평양에 참가한 프로게이머 블리츠청은 지난 10월 6일, 경기 승리 후 인터뷰에서 "광복홍콩, 시대혁명! (光复香港, 时代革命!)"이라 발언, 블리자드는 다음 날 이례적으로 빠르고 단호하게 '경기 출전 1년 금지 및 대회 상금 회수' 조치를 내렸죠. 이후 징계를 완화하긴 했지만, 블리자드의 이런 조치는 여전히 전 세계 유저들에게 비난받고 있으며, 특히 많은 유저는 블리자드가 자신들의 신념을 버리고 '중국 입맛'에 맞는 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최근 다양한 이슈에서 '다양성'을 고려하는 운영을 보여줬습니다. 성소수자나 노인 캐릭터 등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요소를 게임에 적극 포함했죠. 블리자드가 이렇게 '다양성'을 위한 확고한 행보를 보여준 반면, 블리츠청 징계는 이런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입니다. 블리자드 본사 직원들조차 이번 사안에는 반발하고 시위하기도 했으며, 일부 유저들은 블리즈컨 2019에서 시위를 계획하기도 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사실 블리자드가 이번 블리즈컨에서 블리츠청 징계로 시작한 이슈들을 언급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를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향후 블리자드가 공개할 콘텐츠의 성공 여부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 공개된다 하더라도 사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관심과 호응이 떨어질 게 당연하기 때문이죠. 과연 블리자드가 이슈를 정면 돌파하고 블리즈컨 2019에서 공개할 콘텐츠에 시너지를 부여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블리즈컨에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 중 많은 유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건 개막식 후 진행하는 '오전 세션'입니다. 블리자드는 매년 그해 핵심 발표를 개막식 후 첫날 오전 시간에 배치하고 있으며, 행사 핵심이라 생각하는 게임을 첫 번째 순서로 배정하고 있습니다.
역대 블리즈컨 개막식 후 첫 세션들을 살펴보면 ▲ 2018년 <디아블로> -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 공개 ▲ 2017년 <WOW> 7번 째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 공개 ▲ 2016년 <오버워치> 신규 영웅 '솜브라' 공개였습니다. 다만, 첫 세션에서 공개되는 게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예년과 달리 블리즈컨 2019 첫 세션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블리자드는 지난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블리즈컨 2019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행사 시작 보름 전 일정을 공개해온 이전과 달리, 개최 일주일 가량을 앞두고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죠. 더구나 행사 첫날 메인 스테이지(홀 D)에서 진행하는 세션이 모두 미공개로 되어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끌었습니다.
블리자드 2019 첫날,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개하는 세션은 총 4건. 이들은 모두 '곧 공개됩니다!'로 설정되어 있어 어떤 게임이 공개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미공개 세션은 행사 둘째날 2건이 더 있는 상황이죠.
행사에서 진행할 세션 6개가 미공개로 되어있어 유저 사이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특히, 블리자드가 올해 행사를 통해 블리즈컨 2018을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쌓인 안 좋은 반응을 뒤집을 수 있는 내용을 공개했으면 한다는 기대가 많습니다.
여기에 첫 세션에서 발표할 게임, 다른 세션을 통해 공개할 게임 등에 대한 내용도 없어 기존 IP 신작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업데이트, 혹은 완전히 새로운 IP를 공개할 거라는 예측도 있는 상황입니다.
블리즈컨 2019에 대한 의견 중에는 지난해 <디아블로 이모탈>처럼 기존 IP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고 이를 행사 메인으로 밀어줄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올해는 모바일 게임보다는 PC 게임을 주력해 공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리자드 J. 알렌 브랙 사장은 지난 8월, 국내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블리즈컨 2018은 전달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블리자드 J. 알렌 브랙 사장: <디아블로 이모탈>은 공개 후 피드백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디아블로 이모탈> 발표 당시 '앞으로도 블리자드는 모바일 게임만 만들 회사'라는 인식을 줬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다만, 단언컨대 블리자드는 PC 게임을 만드는 곳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 블리즈컨 2018은 전달 과정에서 분명한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블리자드는 PC 게임을 우선시하고 앞으로도 PC 게임사라는 점을 전달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전달이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PC 게임을 주로 만들고자 하며, 모바일로도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 관련 기사
알렌 브랙의 말처럼 블리자드가 PC 게임을 만드는 곳이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지는 이번 블리즈컨을 통해 확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다' 얼라이언스와 호드, 그리고 <WOW>의 미래는?
올해로 발매 15주년을 맞은 <WOW>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소장판을 발매하는 건 물론, 출시 초창기 모습을 담은 <WOW: 클래식>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7번째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가 종지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 유저들의 관심은 '다음 확장팩은 무엇일까?'로 몰리는 중이죠.
사실 <WOW> 확장팩 공개와 발매 역사를 돌이켜보면 어김없이 2년 주기로 한 번씩 발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은 2005년 '불타는 성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단 한 차례 예외 없이 2년 주기로 확장팩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블리즈컨 2017에서 '격전의 아제로스'를 공개, 2018년 출시했으니 올해 블리즈컨에서 새로운 확장팩을 공개하는 건 필연시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확장팩 스토리가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WOW>는 '격전의 아제로스' 시네마틱 '결판'을 통해 실바나스와 사울팽의 대결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해당 전투에는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강한 힘을 사용하는 실바나스와 그 일격을 맞고 사망한 사울팽의 모습이 담겼죠.
이와 관련해 실바나스가 사울팽을 한 번에 물리칠 정도로 강력한 힘을 얻었고,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다음 확장팩에서 관련 내용을 전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확장팩 보스로 한층 더 강력한 힘을 얻은 실바나스 혹은 힘의 원천과 싸우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함께 말이죠.
뿐만 아니라 호드 대족장 실바나스가 호드 연합을 향해 "너희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발언해 순식간에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 호드가 전쟁에서 어떤 행보를 택할지 역시 주목되는 상황. 과연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9에서 <WOW> 확장팩을 공개할까요? 만약 공개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있을까요?
# 블리즈컨 2018에서 실망감을 안겨준 디아블로, 신작으로 분위기 전환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