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게임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4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이하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 게임 시장은 총매출액 14조 2,902억 원을 달성하며 15조 원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5위권의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국내 시장은 사실상 성장의 한계치에 도달했으며, 해외 진출 또한 기세가 꺾였다. 특히 국내 게임사 간의 매출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다수의 게임사가 2017년보다 더 못 벌고 있다.
지난달 발간한 게임백서는 매년 말 발간되는 정기간행물로, 국내외 게임 산업과 관련된 통계는 물론, 한 해의 중요한 이슈가 중점적으로 정리되어 담겨 있다. 게임백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특수법인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것으로 정부 공인 게임 관련 통계로 자주 활용된다.
해가 마무리된 이후, 평균 일 년 동안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다음 해 말에 해당연도 게임백서가 발간된다. 이번 게임백서에는 2018년도 내용이 담겨있다. 게임백서 전문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 모든 표와 그래프의 출처는 게임백서입니다.
# 국내 게임 시장 14조 돌파했지만, 성장 동력은 '글쎄?'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게임 시장 전체 매출 규모는 14조 2,902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보다 1조 1,479억 원 상승한 수치로, 성장률은 한풀 꺾인 8.7%(2017년 성장률 20.6%)다. 전자 게임장 운영업(오락실)을 제외한 모바일 게임, PC 게임 등 모든 분야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특히 콘솔 게임이 전년 대비 큰 폭(41.5%)으로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러한 성장세가 2018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성장률은 답보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9년, 국내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5조 원을 넘을 것이지만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이런 답보 상태는 2021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성장률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사실상 현재의 국내 시장 규모를 임계점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새로운 동력원'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플랫폼별 게임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모바일 게임은 53.7%, PC 게임은 40.5%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을 제친 이래로(각각 54.9%, 40.2%) 그 비율이 유지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 배그와 던파가 살렸나? 2018년 국내 게임 수출 시장
2018년 국내 게임 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64억 1,149만 달러(약 7조 546억 원)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3억 578만 달러(약 3,365억 원)다.
수출액 증가는 PC 게임이 이끌었다. PC 게임은 전년 대비 수출액이 30% 올랐지만, 크래프톤의 <플레이어스 언노운 배틀그라운드>와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가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모바일 게임은 전년보다 수출액이 12% 감소했다. 이는 모바일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보다는 내수 시장에 집중하였으며,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랜드와 내수 시장의 트랜드에 큰 차이가 있었기에 발생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산 게임의 주요 수출 국가는 전년에 이어 중화권 지역(중국, 홍콩, 대만 포함)이 가장 큰 비중을 보여줬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신규 게임 외자 판호가 막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출 비중은 46.5%(전년보다 14% 감소)로 감소했다.
한편 외산 게임의 수입액은 모바일 게임(14.4% 증가)과 콘솔 게임(40.5% 증가)이 이끌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경우, 2019년에는 중국 게임의 수입이 크게 증가한 만큼 내년에는 이 수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0년 세계 게임 시장이 2천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이 연평균 8.3% 증가하지만, 콘솔과 아케이드게임은 연평균 약 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매출을 올린 게임으로 <포트나이트>(24억 달러)로 꼽았고, 이<던전 앤 파이터>(15억 달러), <리그 오브 레전드>(14억 달러), <포켓몬 고>(13억 달러) 그리고 <크로스 파이어>(13억 달러)가 뒤이었다.
# 평균 매출 167억 ... 게임사 60%는 10억도 못 벌어
2018년 국내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개발사 및 퍼블리셔)는 평균 약 167억 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매출액 중앙값은 약 6억 원이며, 10억 원 미만의 매출을 기록한 업체가 전체의 58.7%다. 전년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의 매출액 평균이 약 209억 원, 중앙값은 약 8억 원이며, 10억 원 미만 매출 업체 비율이 45%였음을 고려하면, 국내 게임 업계의 불황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당 조사를 위해 2018년 기준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 모집단 수는 880개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450개의 유효 응답을 확보했다.
한편 게임 유통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컴퓨터 게임방 운영업(이하 PC방)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오른 1억 6,164만 원으로 조사됐다. 식음료 매출 비중은 PC방의 무인 요금 계산기 보급과 함께 PC방 매출의 23.1%까지 상승했다. 또 전국 PC방 수는 11,801개로 확인됐다.
# '스트리밍' 날개 달고 자생을 꿈꾸는 e스포츠
'스트리밍'이라는 날개를 단 국내 e스포츠 산업이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2018년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17% 오른 1,139억 원으로 추산된다. 상금 규모는 줄었고, OGN과 SPOTV GAMES로 대표되는 방송사 매출은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게임단 예산과 인터넷/ 스트리밍 매출이 평균 50% 상승하며 e스포츠 산업 성장을 이끌었다. 스트리밍이 주요 e스포츠 소비 채널로 자리 잡은 2019년에는 스트리밍 매출이 더 크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국내 게임 종목사는 e스포츠를 위해 438억 원 투자했고, 24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은 중계권료 100억 원, 스폰서십 127억 원, 그리고 티켓이 13.4억 원으로 나타났다. 수익이 없다시피 했던 전년보다는 e스포츠만의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국내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8.65백만 달러(약 9,517억 원)로, 직전 해보다 32%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