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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발표

숨고르기? 실적 부진? 깊이 보는 주요 게임사 2분기 실적

3N 분명한 하락세, 3분기엔 다를까?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1-08-13 18:14:51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이 나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기준, 넥슨은 -55%, 엔씨소프트(이하 NC)는 -40%, 넷마블은 - 43.4%입니다. YoY(전년 동기 대비)로 3N 모두 40% 넘는 감소세를 그린 것입니다. 펄어비스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 당기순이익은 YoY -88.1%를 봤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순이익은 YoY -97.7%입니다. 컴투스도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YoY 순이익은 -65.2%입니다. 네오위즈는 -49%입니다.

 

공통적으로 성장을 거둘 때는 기쁘겠지만, 지난 분기 업계가 벌어들인 순 수입은 과거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돈을 더 번 회사도 있습니다. 순이익 YoY 기준, 최근 주식 시장에 합류한 크래프톤은 7%, 웹젠은 24% 증가했습니다. 선데이토즈는 +98.7%입니다. 데브시스터즈와 위메이드는 흑자전환을 했습니다. 데브시스터즈는 160억 원, 위메이드는 19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습니다.

 

현재까지 공시 자료에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기업들이 순이익 YoY 대비 감소세를 드러내면서 숨고르기 내지는 실적 부진에 놓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코로나19 때문에 게임이 호황?... 마냥 그렇진 않아

 

가장 일반적으로 세울 수 있는 가설은 바로 2분기 동안 게임 이용 및 결제 비용 자체가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게임트릭스 등에서 제공하는 PC방 접속 시간 정보 정도를 제외하면, 절대적인 게임 이용 감소세를 설명할 만한 데이터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닐슨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모바일게임 이용자 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원래 게임을 하지 않던 인구가 판데믹을 계기로 게임에 많이 유입되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대신에 유튜브나 넷플릭스 사용이 늘었습니다)

 

한국갤럽 설문조사를 봐도 코로나19 전파 이후 PC방/게임방 이용이 줄어듦은 물론, PC/모바일게임 이용도 도리어 1% 소폭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PC방 가기 편치 않은 상황에서, 집에 있다고 해도 게임을 다이나믹하게 많이, 자주 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코로나19 때문에 게임이 호황"이라는 세간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출처: 한국갤럽

 

신규 유입이 적었다면, 기존 사용자들의 게임 내 지출 금액도 줄어들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앱애니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세계적인 앱 지출 규모는 줄지 않고 늘어났으며, 한국은 여전히 중국, 미국, 일본의 뒤를 이어 앱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로 기록되어있고, 최상위 순위에는 언제나 게임이 랭크해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결론을 제시해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 규모는 늘지 않았습니다. 게임 내 소비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늘었을 수 있죠) 그런데 3N을 비롯한 주요 게임사 실적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유저 선택이 이들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을 선택했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미반영 수치도 분명할 겁니다.

 

 

# 신작 부진 2분기, 눈에 띄는 모바일게임은 <쿠키런: 킹덤>

 

분기가 아니라 연도를 놓고 봐도 PC방​에서 즐길 만한 국산 PC게임 신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콘솔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모바일게임을 중심에 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어서 전문 조사업체 앱애니가 제공한 2분기 Top 모바일게임 10을 보죠.

 

 

한국 게임이 5개(<제2의나라>, <쿠키런: 킹덤>, <프로야구 H3>, <트릭스터 M>, <무한의 계단>), 중국 게임이 4개(<코모리 라이프>, <파이널 기어>, <파이널삼국지2>, <소녀X헌터>), 일본 게임이 <동물의 숲: 포캣캠프>로 하나입니다. 1분기 대비 양대 마켓 다운로드 및 지출액을 기준으로 정렬한 것인데, 한국 게임은 딱 절반입니다.

 

NC는 산하 엔트리브를 통해 <프로야구 H3>와 <트릭스터 M>를 냈죠. YoY 대비 영업이익 감소와 함께 당기순이익도 줄어들게 됐습니다. 두 게임에 대한 마케팅 비용이 적지 않게 발생한 가운데, 그 성적은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MMORPG <트릭스터M>은 사전예약 500만 명을 모았지만, 일찌감치 매출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NC는 대만과 일본에서 <리니지2M> 최고 분기 매출을 거두었지만, 본진 한국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5%가 감소했습니다.

 

NC의 2분기 실적 요약

2분기에 눈에 띄는 국산 신작은 <제2의나라>와 <쿠키런: 킹덤>입니다. 

 

뒤에서 알아보겠지만 <제2의나라> 매출은 미반영됐고, 앞에서 알아본 것처럼 <쿠키런: 킹덤>은 데브시스터즈에게 흑자전환할 만큼의 돈을 벌어줬습니다. 이외에 2분기 중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과 <데카론M>이 출시됐지만, 각각 해외 시장과 원스토어를 메인 타겟으로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6년 전에 나온 <무한의 계단>이 TOP 10에 모습을 비추었습니다.

 

데브시스터즈의 2분기 실적 요약

 

모바일 MMORPG는 한국에서 여전히 좋은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두루 살펴봤을 때 YoY 대비 성과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 보는 모바일 MMO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작년 12월에 출시됐던 <미르4>가 있죠. 위메이드의 올해 2분기 모바일 수입은 YoY 대비 458% 증가했습니다. 

 

위메이드는 빗썸을 보유한 비덴트에 투자하고, 자사 게임에 NFT 기술을 적용하는 등 블록체인 분야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죠. <미르의 전설> 관련 라이선스 매출도 꾸준히 잡고 있는 위메이드는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메이드 2분기 실적 요약

 

 

# 넷마블&카카오게임즈 약속의 3분기?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제2의나라>(넷마블)와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탈환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의 제대로 된 실적은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2의나라>는 6월 10일에 출시했고, <오딘>은 6월 29일에 나왔거든요. 6월에 나온 두 기업의 온전한 수입이 2분기에 잡혔을 리 없었으니, 3분기 실적은 기대해볼 만합니다.

 

4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YoY 대비 97.7%나 낮은 성과를 냈지만, 이는 <오딘> 마케팅비가 상당히 발생한 영향이라는 것이 카카오게임즈의 설명입니다. 카카오게임즈엔 1,214억 원의 영업비용이 발생했죠.​ 그런데 <오딘>은 출시 20여 일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나오니 1달도 안 돼서 마케팅비를 거의 회수한 것 같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샷: 누구나 골프>, <월드 플리퍼>, <우마무스메> 등 다종의 신작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게임 출시 계획표

넷마블은 <세븐나이츠2>의 글로벌 출시, <마블 퓨쳐 레볼루션>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반등을 약속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 74%의 넷마블은 최근 소셜 카지노 게임 업체 스핀엑스를 인수했고, 방탄소년단(BTS)을 바탕으로 한 넷마블의 또다른 IP 게임 <BTS드림>과 쿵야 IP를 발전시킨 신규 IP '쿠야'를 바탕으로 한 <머지 쿠야 아일랜드>를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합니다.

 

3분기에 큰 이슈 없이 기존 히트작의 라이브를 잘 하면서 신작 출시를 한다면 두 기업의 2분기는 '추진력을 얻기 위한' 시절로 생각해봄 직합니다.

 

넷마블 게임 출시 계획표

 

 

# 올라간 영업비용, 과연 장기 리스크로?

 

넥슨 발 게임 업계 연봉 인상 레이스로 각 회사의 영업비용은 과거에 비해 늘어났습니다. 

 

지난 2월 넥슨이 개발자 신입 초봉을 5,000만 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크래프톤은 초봉 6,000만 원을 선언했고 넷마블, 컴투스게임빌, 조이시티, 스마일게이트 등 여러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 레이스에 합류했죠. 능력 있는 개발자를 모셔오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2021년 2Q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게임사들은 실적발표 보고서에 인건비가 늘어나 영업비용이 증가했다고 썼습니다.

 

컴투스는 상반기 매출 2695억 원으로 최고 반기 기록을 거두었는데, 마케팅비, 인건비, 지급수수료가 나란히 증가세를 그리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습니다. 펄어비스 역시 적자 전환의 원인 중 하나로 인센티브 지급 및 인건비 증가를 꼽았습니다. 그밖에는 <검은사막> 북미, 유럽 지역 직접 서비스 이후 회계상 이연. 팩토리얼 게임즈 인수 등이 언급됩니다.

 

꾸준히 증가 중인 컴투스의 주요 영업 비용.

업계 평균이 올랐으니 중소 개발사들은 고충을 토로했고, 개발/비개발 직군 차별에 대한 지적도 나왔습니다. 아무쪼록 이제 대형 게임사들은 1~2년 전보다 몇백만 원 많은 연봉을 주고 개발자들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장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지 아닌지는 나올 결과물을 보면 알 수 있겠죠. 각 회사는 인상한 연봉이 아깝지 않은 결과물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사람이 아닌 다른 분야에 투자했다가 그 부분에서 마이너스를 낸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넥슨이죠. 넥슨은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40% 가까운 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회사가 보유한 현금에 비하면 적은 규모의 투자인 데다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한 투자일 수 있지만, 보고서상 손실은 손실입니다. 

 

중국에서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고, 해당 분기에 신작도 나오지 않으면서 넥슨의 순이익은 YoY -55%입니다. 그럼에도 91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넥슨은 여러 신작과 IP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고 합니다.

 

일본에 상장한 넥슨 실적 요약표

 

 

# 부록: <로스트아크>의 스마일게이트 과연?

 

연초 몇몇 게임에 관해 진행된 트럭 시위의 반사효과로 <로스트아크>에 유저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죠. 바로 오늘(13일), 스마일게이트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로스트아크>의 7월 순수 이용자는 100만 명,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24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2009년 <아이온>이 동시접속자 25만 명을 기록한 이후, 12년 만에 주목할 만한 동시접속자 기록이 나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로스트아크>는 10여 년 전과 달리 월정액제가 아니라 부분유료화 게임이기 때문에 객단가에 대한 정밀한 평가는 불가능합니다.

 

스마일게이트와 각 계열사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공시 보고 의무가 상장사보다 덜합니다. '난민' 사태 이후 회사의 매출 지표를 확인할 데이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지난 4월 발표된 스마일게이트의 지난해 연매출은 1조 73억 원, 영업이익 3,646억 원, 당기 순이익 3,155억 원입니다. 해외 매출 비중 83.7%로 <크로스파이어>가 작년에도 효자 노릇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 RPG의 2020년 매출은 834억 원, 영업이익은 67억 원으로 나타나면서 지표 상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올해 초 발생한 '붐'은 반영되지 않은 값이므로 앞으로 매출 성과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향후 스마일게이트는 아마존게임즈와 손을 잡고 <로스트아크> 북미·유럽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근 <로스트아크>에 대기열이 줄지 않으며 신규 서버를 추가한 스마일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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