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게임 폭력성 실험사건을 기억하는가?
잔혹한 범죄가 발생하면 게임은 단골 '희생양'이 된다. 범죄자 이력을 들추다가 '게임 플레이'을 발견하며 즉각적인 인과 관계가 만들어진다. '폭력적인 게임 때문에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선입견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던 대표 사례는 '뉴스데스크 게임 폭력성 실험사건'이다. 기자는 PC방 전원을 다짜고짜 내리는 만행을 저지른 뒤, 열받은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며 '게이머의 난폭성'을 지적했다.
2022년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로 648명이 사망했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연간 사망자 수 기록이었다.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게임'을 원인 중 하나로 내세우곤 했다. 한국 주류 매체의 레퍼토리처럼, 게임이 사람을 폭력적으로 만들어 범죄를 유발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 브레인스톰 연구소가 이게 사실인지 확인했다. 82개의 의학 연구 논문 등을 검토해 게임과 폭력의 인과관계를 조사했다. 몇 달에 걸친 검토 끝에 이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는 이렇다.
"게임과 총기 난사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
브레인스톰 연구소는 기술과 정신 건강의 교차점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검토된 논문 일부는 게임과 '공격성' 사이 연관성을 주장했으나, '폭력'과의 인과 관계는 찾지 못했다.
▲ 공격성(Aggression): 타인을 심리적, 신체적으로 해치려는 의도가 있는 모든 행동
▲ 폭력(Violence): 신체적 상해를 유발하는 모든 행위, 단순한 밀치기부터 치명적인 공격까지 포함
스탠포드 연구팀은 게임 출시와 범죄율의 관계도 들여다봤다. FBI의 연간 집계 범죄 보고서와 지난 30년 동안의 폭력적인 게임의 판매를 대조한 결과는 이렇다.
"게임이 실제 폭력을 증가시켰다는 어떠한 증거도 얻지 못했다. 오히려 폭력적인 게임 중 인기작의 출시 이후 폭력 범죄가 감소한 사례들이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게임이 폭력의 촉매제가 아닌 폭력적인 경향의 배출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우기도 했다.
연구팀은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에도 주목했다.
▲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며 동반되는 성취감으로 얻는 건전한 시각
▲ 게임의 사회성을 통한 우울증 완화, 스트레스와 외로움의 감소
▲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에 대한 대체 치료법, 청소년 우울증 및 불안의 예방 및 치료에서의 활용
'폭력적 게임'의 대표주자(?) <GTA>
다만, 연구팀은 게임이 만병통치약이라는 주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한 점, 미국 청소년의 8%가 게임 중독에 영향을 받는 점 등을 예시로 들어, 게임이 가진 순기능을 활용하되 일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임 중독은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총기 난사의 원인을 찾은 브레인스톰 연구소의 결론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