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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육청,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신중' 우세... 사그라든 찬성론

17개 교육청 조사 결과... 남은 시간은 단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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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8-17 10:25:36

17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대한 전국 교육청의 입장이 발표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전국 17개 교육청 중 11곳이 도입 '신중'을 채택했다. 3곳은 찬성, 3곳은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2019년 조사에 비교하면, 찬성론에서 신중론으로 입장을 바꾼 교육청이 많아지며 찬성 입장이 전에 비해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

 


 

# 신중 11곳, 찬성 3곳, 반대 3곳... 신중 우세 속 찬반 의견은?

 

게임이용장애 도입 신중 입장을 낸 곳은 경기, 경남, 경북, 광주, 대구, 부산, 서울, 세종, 울산, 전북, 충북으로 총 11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게임중독을 질병코드화 함에 따라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확보할 수 있고 전인적 성장의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함"이라면서도 "무분별한 질병코드 남발로 인한 부작용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회적 합의와 준비가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은 "<배틀그라운드> 등 총 8가지 게임이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는 등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고 있음"이라며 "게임이 가지는 부정적인 측면, 긍정적인 측면, 교육적 및 산업과 문화로서의 가치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고려할 사항이라고 이야기했다.

 

강원, 전남, 제주 3개 교육청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찬성 입장이다. 

 

전라남도교육청은 "행위중독은 소수의 이용자가 점점 게임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적절하게 즐기는 행동이 아닌 개인의 삶에 대한 심리적 고통과 장애를 유발, 학생의 학업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이라며 입장의 근거를 폈다. 

 

강원도교육청은 "질병으로 관리함으로써 병리적인 중독 현상을 보이는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및 보호 조치가 필요함"이라고 답했다.

 

대전, 인천, 충남 3개 교육청은 질병코드 도입 반대 입장을 전했다. 

 

대전시교육청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낙인이 될 수 있음"이라며 "질병으로 분류하기보다는 학생들이 과몰입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찾아서 심리적, 사회적, 교육적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질병으로 정의할 경우 낙인효과와 함께, 학교 부적응 심화, 심리적 위축 등 교육적 접근이 아닌 유병자로서의 지원은 또래 학생과의 분리와 더 큰 심리적 압박을 더 가져올 가능성이 큼"이라고 우려의 뜻을 전했다.

 

게임이용장애 등재 반대 입장을 밝힌 인천시교육청 (출처: 인천시교육청)

 

# 사그라든 찬성론, 남은 시간은 3년... 민관협의체의 결정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관한 전국 교육청의 입장은 2019년에도 조사된 바 있다. 당시 조사 결과는 찬성 7곳, 신중 6곳, 반대 4곳으로 찬성 입장이 가장 우세했다. 2019년 조사에서 각 교육청은 기관 명을 밝히지 않고 의견을 전했으므로, 교육청별 입장 변화를 짚기는 어려우나 찬성 우세에서 신중 우세로 돌아선 것은 분명하다.

 

17개 교육청의 입장을 보면, 반대 입장은 학생들에게 낙인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점을 우려했고, 찬성 입장은 게임이용장애(또는 게임중독)의 치료 효과에 집중했다. 가장 우세했던 신중론은 사회적 의견수렴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조사를 수행한 이상헌 의원 측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찬성론이 약해진 상황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단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해설했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청소년기 게임 과몰입 원인은 게임이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 "게임이용시간은 부정적 심리상태나 게임장애에 모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등의 발표가 매년 나오고 있다.

 

의료계가 제시하는 게임이용장애 증상이 대부분 청소년층에 몰린 만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과정에서 교육부의 입지는 작지 않​다. 또, 각 교육청은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지자체의 교육 행정 실무에 대한 자치권이 인정된다. 교육청 업무를 총괄하는 교육감은 지방선거에서 직선으로 선출된다.

 

게임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은 2025년에 결정되며, 해당 업무는 '한국 표준질병 사인분류'(KCD) 작업으로 통계청이 담당한다. 앞선 2019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총회에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에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했다. 각 나라는 ICD-11를 참고하여 자국 분류에 질병을 포함시킬 수 있다. 2025년 개정되는 KCD에 게임이용장애가 반영되면, 2026년부터 국내 의료 일선에서는 게임이용장애라는 용어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찬반 양론을 조율하기 위하여 국무조정실 산하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와 학계, 업계가 참여하는 채널을 만들었다. 14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에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찬반의 입장을 정리한 학술 용역을 3건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도 민관협의체는 유지되고 있으나, 연구 용역 발표 이후 활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게임이용장애 민관협의체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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