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시장청(CMA)이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1차 기각한 가운데, MS가 CMA의 결정에 반박하는 성명문을 제출했다. MS는 다양한 근거를 들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독점해 시장에서 독점적 우위를 정할 수 있다는 CMA와 소니의 주장을 반박했다.
(출처: 픽사베이)
# MS의 주장은?
핵심 주장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MS는 이번 인수로 PS에 <콜 오브 듀티>를 제공할 수 없어 생존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의 사례를 들며 <콜 오브 듀티>가 없는 플랫폼도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스팀은 너무나 성공했기에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기존 전략을 철수하고 다시 <콜 오브 듀티>를 스팀에 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2018년 출시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4>부터 <콜 오브 듀티> PC 버전을 배틀넷 독점으로 발매했으나, 22년 출시 예정인 <모던 워페어 II>부터는 스팀과 배틀넷에서 동시에 판매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소니 역시 다양한 게임사를 인수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소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소식이 발표된 후 번지, 헤이븐 스튜디오, 새비지 게임 스튜디오 등의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했으며, 더욱 많은 인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1년 기준 PS에는 280개 이상의 독점 타이틀이 있다고 설명하며 "Xbox보다 거의 5배 많다"라고 언급했다.
오히려 MS는 자신이 소니에게 <콜 오브 듀티>에 대한 권리 연장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성명문 15페이지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체결한 기존 계약에 따르면 소니는 최소 (비공개) 년도까지 <콜 오브 듀티>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았으며,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기간은 최소 2027년 말까지 이어졌다"라고 적혀 있다.
성명문에 언급된 <콜 오브 듀티>와 관련한 소니의 권리
이를 통해 MS는 "소니는 자신의 콘솔 플랫폼과 콘텐츠 포트폴리오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할 시간이 충분하며, '가상 압류 전략'으로부터의 영향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MS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 대해 독점 권리를 행사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해 오고 있지만, 만약 독점을 추진하더라도 소니가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최소 2027년 말까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었기에 영향이 적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MS는 모장의 인수 사례를 들며, 인수 후에도 <마인크래프트>가 멀티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해 큰 성과를 거뒀다며 "MS는 인수 후 경쟁 플랫폼으로부터 게임을 빼앗은 적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비평을 받았던 <콜 오브 듀티: 뱅가드>의 사례를 통해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인기가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통해 다른 플랫폼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소니의 주장은 힘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 <콜 오브 듀티>가 게임 패스 입점 못 하고 있던 이유도 밝혀져
이번 성명문에서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Xbox 게임 패스에 포함되지 못하는 이유도 공개됐다.
22년 1월 필 스펜서는 트위터를 통해 소니 관계자와 통화하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시 기존의 모든 계약을 존중"하겠다는 의도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성명문의 주석에 따르면 해당 계약에는 "몇 년 간 지속되는 <콜 오브 듀티> 타이틀의 게임 패스 입점 제한"이 포함되어 있다.
문서에서 계약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외 매체 '더 버지'의 수석 에디터 '톰 워렌'은 "2024년까지라고 추측하고(Believe) 있다"라고 언급했다.
2022년 1월에 트윗된 필 스펜서의 언급 (출처: 트위터)
MS는 이번 성명문을 통해 해당 내용에는 "<콜 오브 듀티> 타이틀의 게임 패스 입점 제한"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참고로 MS는 2022년 8월 브라질 규제 당국에 제출한 문서에서 "소니는 게임 패스 및 기타 경쟁 구독 서비스에 게임을 추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단권'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소니는 기존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콜 오브 듀티>의 타 업체 구독 서비스 입점에 대한 차단권 협상을 끝내 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는 <콜 오브 듀티> 타이틀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 22년 10월 28일 출시될 <모던 워페어 II> 역시 게임 패스 입점 여부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없다. 필 스펜서는 22년 9월 MS 블로그에 업로드된 글을 통해 인수가 완료되면 "<콜 오브 듀티>를 포함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 라이브러리를 게임 패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 커뮤니티를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언급했으나 아직 인수가 완료되지 않아 구체적인 방안은 알려지지 않았다.
반대로 <모던 워페어 II>에는 PS 독점 예약 구매 콘텐츠가 있으며, PS로 예약 구매를 한 게이머는 멀티플레이 베타를 PC와 Xbox 플랫폼 유저보다 1주 먼저 플레이할 수 있었다.
<모던 워페어 II> PS 예약 구매자 전용 오퍼레이터 스킨
현재 MS와 소니는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핵심 논쟁 중 하나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소유하고 있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 권리에 관한 것이며, 소니는 MS가 게임 시리즈 독점이나 게임 패스 당일 출시를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타 기업의 경쟁력 저하에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MS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Xbox에 독점할 의사가 없다고 언급하며 게임패스 입점은 소비자들에게 게임 이용 방식을 추가하는 일에 불과하고, 소니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콜 오브 듀티> 관련해 기존에 체결한 계약이 있다면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왔다며 소니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