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새벽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사내 서신을 통해 전 사원 13%에 달하는 총 11,000여 명의 정리 해고를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부서가 영향을 받은 가운데 메타가 주력 중인 VR·AR 사업 부문이 주된 인력 감축 대상 중 하나로 드러나면서,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저커버그는 서신에서 “‘패밀리 오브 앱스’ 부서와 ‘리얼리티 랩스’ 부서 산하 모든 조직에서 감축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중 특정 팀의 경우 다른 팀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리얼리티 랩스’는 2012년부터 메타의 VR, AR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팀이다.
저커버그에 따르면 이는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예산 축소, 직원 특혜 감축, 기업 부지 규모 축소 등 다른 비용 절감 노력과 병행될 예정이다. 저커버그는 “메타의 운영 문화에 있어서의 유의미한 변화 노력 중 하나다. 이외에도 재량 지출 절감, 2023년 1분기까지 고용 중단 등 기민하고 효율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추가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단의 배경으로 저커버그는 투자 실패를 들면서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가 급속히 온라인으로 이행하고, 전자 상거래 급증으로 해당 시장의 매출이 대폭 확대되었다. 이러한 가속 현상이 판데믹 종료 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다들 내다봤고 나 역시 그랬다. 이에 투자를 대폭 확대했으나, 예상만큼의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 상거래 트렌드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의 침체, 경쟁 강화, 광고 ID 제공 중단 등 이슈로 인해 내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내 잘못이며 내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메타로 사명을 바꾸면서 메타버스 시장 선도를 목표로 기반 기술인 VR, AR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왔다. 그러나 메타뿐만 아니라 시장 전반이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저커버그의 천문학적 메타버스 투자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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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리얼리티 랩스의 인원 감축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지속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다른 부서 대비 더 많은 타격이 이뤄질 것으로 짐작된다.
메타의 2022년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리얼리티 랩스 부서는 37억 달러(약 5조 819억 원) 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억 달러(약 1조 5,107억 원), 이전 분기 대비 9억 달러(1조 2,360억 원) 늘어난 수치다. 2021년 전체 적자는 100억 달러(약 13조 7,270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