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OP.GG 사옥에서 OGN의 새로운 비전과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OGN 리부트’ 행사가 진행됐다. CJ ENM 소속이던 OGN은 2020년 위기를 겪으며 폐국설이 돌았으나, 22년 6월 3일 OP.GG에 인수되면서 재단장을 거치게 됐다.
행사 진행을 맡은 권이슬 OGN 아나운서
먼저, 남윤승 대표는 “언젠가 OGN이 다시 돌아올 거란 믿음이 있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작년 OGN 사업 철수가 결정된 후 상암 스튜디오에서 마지막 퇴근을 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컸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OP.GG의 도움으로 다시 설 수 있게 됐으며, 올해로 22년을 맡는 OGN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효협 스튜디오 비즈니스 셀 리드는 그동안의 실수를 보완해 OGN이 새로운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OGN은 TV 방송 사업이라는 근간은 보존하되 글로벌 스튜디오로써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콘텐츠 제작 확대”, “메타버스, AI 등 신기술 활용”, “대중성을 확보한 콘텐츠 강화”의 세 가지 키워드를 위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윤승 OGN 대표
본래 온게임넷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OGN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미국 현지에 스튜디오를 설립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롤챔스의 해외 중계 콘텐츠를 만드는 등 대부분이 리그 중심이었다. 조효협 셀장은 이에 단순한 영문화나 리그 중심이 아닌, 기존 프로그램의 리부팅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 밝혔다.
이를 위해 18년도에 운영했던 '44층 지하던전' 유튜브 채널은 글로벌 채널로 개편된다. 그리고 글로벌 역량을 가지고 있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강화를 통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발굴할 예정이다. OP.GG가 가진 MAU나 데이터 리소스 또한 글로벌 콘텐츠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OGN은 내년 상반기까지 300여 편의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효협 스튜디오 비즈니스 셀 리드
메타버스에도 집중한다. 메타버스를 OGN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에서 유저가 즐길 거리를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형식이다. 현재 메타버스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선별하기 위한 대회가 준비 중에 있다.
대중성 확보에도 집중한다. 조효협 셀장은 이전에 OGN이 '온스타넷'이나 '롤게임넷'과 같은 별명으로 불렸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특정 게임을 토대로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은, 게임을 하지 않는 유저에겐 대중적이지 못하는 콘텐츠인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새로운 OGN은 이전에 스타리그를 보며 자란 세대, 게임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모바일을 통해 게임을 캐주얼하게 즐기는 세대,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세대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유명 크리에이터나 게임사, 프로게임단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수급해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며, e스포츠 글로벌 이벤트나 국가 대항전, 클럽 대항전과 같은 콘텐츠 또한 수급하거나 제작해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은 기자들과 현장에서 진행한 질의응답이다.
Q. 현재 OGN이 송출되지 않는 IPTV가 있다.
A. 남윤승 대표 : OGN 채널을 CJ로부터 인수하며 커버리지가 일정 부분 빠졌다. SK 브로드밴드와 스카이라이프, KT 세 플랫폼에서 저희 채널이 빠졌다. 현재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의를 통해 재진입을 준비 중에 있다.
A. 조효협 리드 : 주요 플랫폼에서 빠져 많은 분들이 폐국됐다고 오해하시고 있지만, 일정 수준의 커버리지는 아직 유지되고 있다. 기존 콘텐츠를 재방송하는 수준에서 송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협의가 잘 된다면 기존에 OGN이 가진 커버리지를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Q. 메타버스 이야기를 했는데, 직접 개발하는 것인가?
A. 남윤승 대표 : 저희가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맡을 생각이고, 기존 사업자들과 협의 중에 있다.
Q. OP.GG가 OGN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남윤승 대표 : OP.GG의 결단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OGN이 가진 브랜드 가치와 제작 역량과 방향성이 OP.GG의 서비스와 방향성이 맞다 생각해 과감한 투자를 해 주셨다.
Q. 이미 e스포츠 구단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는 영상 콘텐츠가 많다. 굳이 구단 입장에서 OGN과 협업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는데, 어떤 메리트를 OGN이 제공할 수 있는가?
A. 남윤승 대표 : 이미 상당히 협상이 진행된 구단이 있다. TV 등을 통해 송출 플랫폼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 OGN과의 협업에서 게임단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라 생각한다. OGN이 제작 역량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어 호의적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Q. OGN 수익 절반이 케이블 수신료라 들었는데 현재 3개 플랫폼에서 빠진 상태다. 금액이 상당할 텐데, 만약 협상이 안 된다면 OGN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는가?
A. 남윤승 대표 : 원론적인 답변일 수 있겠지만,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손실된 커버리지에 대해서도 재협상이 계획 중이다. 수신료도 좋은 시드머니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투자금과 합쳐지면 글로벌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
Q. 지금은 OGN이 후발주자로 도전하게 된 셈인데, 선발주자가 많다. 게임 리그에 대한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들이 이미 많다.
A. 남윤승 대표 : VSPN이나 아프리카가 점유한 시장은 서비스다. 저희는 화이트 레이블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
Q. 방송 스튜디오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A. 남윤승 대표 : 서울에 이미 상당한 스튜디오가 있고, 새로 지어지는 곳도 있어 스튜디오 재원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긍정적인 반응을 보낸 곳이 많다. 자체 스튜디오를 구축할 생각은 없고, 필요할 때 임대해서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판단하고 있다.
Q. 새로운 OGN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인력은 어느 수준까지 확충할 계획인가?
A. 남윤승 대표 : 현재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발전에 따라 더욱 늘려갈 생각이다. 현재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고, 올해 말에는 신입을 공개 채용할 생각이다. 많은 분들의 지원을 부탁드린다.
Q. 대중성 확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A. 남윤승 대표 :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게임이 많이 보여지지 않는 등의 사례가 유튜버를 통해 나오고 있다. 유부남들이 게임을 하며 겪는 비애나, 럭스 서포터를 하는 여자 친구의 이야기 등 게임을 주제로 다르지만 게임 화면은 잘 나오지 않는 콘텐츠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콘텐츠를 다루는 방식을 개선할 것이다.
그리고 TV 채널로써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최근 독신 인구가 많다. 이전에 OGN의 주 시청자였던 81년생의 40%가 독신으로 알고 있다. 20년 전 사회 초년생 신분으로 OGN을 시청하셨던 분들이 다시 OGN을 보며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그리고 게임을 잘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OP.GG의 리소스를 활용해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A. 남윤승 대표 :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OP.GG 데이터를 통해 <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있다. 이런 조합으로 갱킹을 갔을 때 승률이 높더라, 이런 조합을 뽑으면 승률이 높아지더라 하는 것이다. 알파고가 들여다보듯이 데이터로 특정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이전에 'DC X Flie' 콘텐츠에서 단군과 클템이 서로의 잘잘못을 따질 때 리플레이로 이를 판단했는데, OP.GG와의 협업을 통해 이를 구체적인 숫자로 대신 설명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이 따라하기 힘든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Q. 젊은 층은 TV보다는 OTT를 선호한다. OTT 진출 계획이 있는가? 그리고 리부트를 계획하며 주요 게임 개발사나 퍼블리셔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게임사와의 교감은 OGN 유튜브로 설명드리면 될 것 같다. CJ로부터 이관을 받으면서 각 게임사들과 IP 사용에 대한 협의를 완료해야 기존 동영상을 다시 공개할 수 있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태다. 이런 논의부터 시작해 콘텐츠 공동 제작이라던지 하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Q. OGN 인수 소식이 발표된 후, 기존 OGN이 보유한 초창기 '롤챔스'나 '스타리그' 필름을 활용한 리마스터 콘텐츠를 기대하는 반응이 있었다. 혹시 계획이 있는가?
A. 조효협 리드 : 당연히 있다. 많은 팬들이 스타리그나 롤챔스 리마스터에 대한 니즈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사와 협의를 거친다면 진행 가능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Q. 인터넷 방송과 기존 TV 채널은 콘텐츠 제작과 송출 방식이 다르다.
A. 남윤승 대표 : 기존 OGN은 제작이 곧 방송이었다. 저희가 추구하는 새로운 OGN은 리니어한 운영과 콘텐츠 스튜디오가 분리되어 있다. 저희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이나 크리에이터, 게임단이 만든 콘텐츠를 수급하고 전이하는 것이다. 스튜디오 운영과 채널 운영은 별개라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남윤승 대표는 "변화하는 OGN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새로운 OGN은 9~10월 경부터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