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로라 스튜디오 브루스 팽 글로벌 프로젝트 책임자, 케이타 양 개발 총괄 디렉터,
넥슨 사업총괄 김용대 본부장, 넥슨 심규현 실장
디스이즈게임> 한국 서비스에 앞서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린다.
케이타 양 총괄 디렉터: 지난해 지스타에도 <천애명월도>를 출품했고, 작년과 올해 많은 한국 유저가 관심을 주시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시연 대기 시간이 2시간이 넘었다는 것도 감사하다. 하루 빨리 한국 유저에게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 좋은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브루스 팽 글로벌 책임자: 과거 중국 게임의 한국 성적이 괄목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다. <천애명월도>가 편견을 깬 케이스로, 글로벌에서도 훌륭한 IP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용대 본부장: 2년 전부터 <천애명월도> 한국 서비스를 준비했는데, 한중관계에 긴장감이 생겨서 유저들도 약간 반목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다행히 최근 해빙되는 분위기가 되어 안도감이 든다. 그리고 서비스를 준비하는 동안 담당자가 변경되거나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개발팀과 일을 하면서 한 번도 변동 없이 계속 같은 분과 일할 수 있었다. 넥슨에서 <천애명월도>에 투입한 운영, QA, 사업, 웹페이지 등 관련 인력을 모두 포함하면 50명 정도 되는데, 그 분들에게 모두 대표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만들어가고 싶다.
<천애명월도>를 보면 흔히 '중국색'이라고 하는 특유의 색채감이나 무협 느낌이 강하다. 이런 게임이 한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는데, 어느 정도로 각색이 들어가는지 궁금하다.
김용대 본부장: 사용한 색 또는 또는 배경의 분위기, 복색의 양상 등이 한국 유저들에게 낯선 것은 사실이다. 과거 한국에 서비스됐던 '중국산 무협 웹게임' 프레임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낮거나 편견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된 게임을 보면 무협이라는 테마를 따르기는 하지만 문파나 캐릭터, 배경 정도만을 차용했고 그 외에는 한국에서 유행한 PC MMORPG 문법을 그대로 따라간다. <천애명월도> 역시 무협을 테마로 하지만, 저희 세대가 읽었던 무협 소설에 등장했던 살수, 악적을 잡는 포쾌, 표물을 운송하는 표사 등 무협이라는 콘텐츠가 대단히 잘 녹아들어 그런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
'중국풍'이라는 느낌의 인식에 대해서는 저희가 최근까지도 UI 개선, 색삼 조정을 한국 유저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렇지만 콘텐츠 관련으로는 맥락과 세계관이 너무나 잘 짜여져 있고, 무협의 여러 부분을 풍부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별다른 각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심규현 실장: 첫 번째 CBT에서는 UI를 바꾸지 못하고 중국 버전을 그대로 한글화했는데, 두 번째 CBT에서는 우리가 제안한 버전으로 UI를 바꿔 들어갔다. 다만 이런 작업은 시간이 많이 들어가서 일부 지점에서는 과거 UI가 좀 남아있었다. 지금은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어서 최대한 바꾸고 있으며, 색깔 톤 등 채도가 강한 색도 많이 다운시키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게임의 UI 특징이라면 텍스트가 전면에 나온다는 점인데, 한국 유저들은 아이콘이나 픽토그램에 더 익숙하다. 그런 차이를 감안해 바꾸고 있다.
텍스트는 성우 녹음을 진행하고 있고, 어떤 단어가 너무 어렵거나 국내 유저의 인식과 동떨어진 단어는 고치고 있다. 예를 들어 본래의 <천애명월도>는 유저 간 대결을 '논검'으로 표현하는데 한국 버전은 'PK'라는 단어를 쓴다.
그 외에는 최대한 원작을 살리는 방향으로 번역하고 있다. <천애명월도>는 필드 사냥으로 레벨업을 하는 타입이 아니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같이 스토리를 진행하며 세계를 체험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 그래서 고유의 느낌을 배제하면 스토리가 살아나지 않는다. 또 고룡 작가의 서사를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깊은 세계관과 캐릭터, 방대한 사건들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중국에서는 2년 넘게 서비스하는 게임이라 콘텐츠가 방대한데, 지난 CBT에서는 콘텐츠를 억지로 많이 넣었다는 인상이 강했다. 정식 서비스에서 그런 부분은 완화되는가?
심규현 실장: 2차 CBT에서는 85레벨까지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데, 원래는 85레벨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80레벨은 되어야 준비한 콘텐츠를 다 즐길 수 있는데, 테스트 기간은 2주뿐이라 레벨링 속도를 원 버전보다 빠르게 가도록 조정했다. 그래서 더욱 가이드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으신 것 같다. 정식 서비스 때는 일부 콘텐츠를 덜어내고, 오픈 후 몇 달 안에 순차적으로 콘텐츠를 풀어갈 것이다.
한국 서비스 후 업데이트 예정인 콘텐츠 중에 특별히 주목해줬으면 하는 콘텐츠가 있는가.
케이타 양 디렉터: 넥슨에서 제안을 주셔서, 중국 서버에는 한중 유저 모두가 좋아하실 법한 귀여운 소녀 캐릭터를 추가했다. 중국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좋아하셨고, 한국에사도 기대하셔도 될 것 같다. 또 올 7월에 항해 시스템이 들어갔다. 바다를 탐색하고 신대륙을 발견하거나 해상 전투를 벌이는 풍부한 콘텐츠가 있는데, 이 부분이 유저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신규 문파도 준비하고 있으니 한국 유저분들도 기대해 달라.
커스터마이즈 기능과 생활형 콘텐츠가 강력해 여성 유저로부터 소소하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서버의 남녀 비율은 어떤지, 어떤 유저를 타겟으로 이러한 콘텐츠를 설계했는지 궁금하다.
케이타 양 디렉터: MMORPG 장르의 인기가 10년 넘게 유지됐는데, 그렇다보니 대부분 비슷하게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 <천애명월도>를 기획할 때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싶다', '창의적인 콘텐츠를 넣고 싶다'는 고민을 하게 됐다. 생각 끝에 다양한 유저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를 포함시키는 것이 중국에서는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하드코어 MMORPG 콘텐츠 뿐 아니라, 가볍게 즐기는 분들도 각자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라이트하지만 정착해서 즐길 수 있는 생활 콘텐츠를 많이 넣게 됐다. 데이터로 봐도 중국에서 여성 유저의 비율은 30% 가까이 되고, 신규 유저로 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여성 유저가 40% 가까이 될 정도로 다양한 영역에서 유저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고 내부에서는 평가한다. 수치 부분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 판단은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이 부분을 강화할 것이다.
브루스 팽 책임자 : 유저 간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소셜 기능이 있어서인지 실제 연인과 부부로 발전하는 케이스도 많다. 제 경우 게임 테스트를 할 때 한 명의 유저로 게임에 접속해 콘텐츠를 즐기는데, 어떤 '악사 신분' 유저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음대를 다니는 한국인 유저였다. 왜 게임을 하느냐고 물으니 <천애명월도>의 악사 콘텐츠가 재미있고 아름다운 음률이 많아서 플레이하게 됐다고 하셨다. 소셜, 라이트한 콘텐츠로도 유저분들께 만족을 드릴 수 있고,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개발 작업에서 유명 영화 감독과 협업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케이타 양 디렉터: 첸커신, 위안허핑 감독과 같은 거장 뿐 아니라 각 영역의 전문가와 협업하고 있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무협이다보니 모션이 큰데, 영화에서는 옷자락이 휘날리는 효과가 많이 등장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그런데 게임을 만들면서 변수 파라미터로 재현해보니 '현실적으로 옷자락이 멋있게 휘날리는' 느낌이 나지 않아서 무협 영화 감독분들께 자문을 구했다.
그랬더니 영화를 찍을때도 실제 옷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적시거나 특수한 재질로 옷을 만들어서 무게감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셨다. 이런 식으로 시각 효과를 다르게 하는 영화적 노하우를 많이 가르쳐 주셨다. 이후 게임에서도 그런 식으로 실제 데이터에 다른 변수를 넣어봤더니 보기 좋은 효과가 나왔다.
또 위안허핑 감독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정통 무협을 향한 애정 뿐 아니라 실제로 본인도 무술에 대한 식견이 높으셔서 노하우를 공유해주실 뿐 아니라 개발에도 참여를 해주셨다. 덕분에 저희가 생각하는 무술과 흡사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첸커신 감독께도 많은 배움을 받았다. 그 분은 "중국의 무협과 서구의 판타지는 본질이 같다. 양 지역 문화의 차이가 있어서 외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지 세계관은 흡사하다"면서 조언을 해 주셨다. 중국 유저 뿐 아니라 글로벌 유저에게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본질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게임 내 카메라 앵글 등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주셨다.
브루스 팽 책임자 :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첸커신, 위안허핑 감독 모두 게임의 배경과 그래픽이 영화 수준이라고 칭찬해주셨지만 인물의 표현은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해주셨다. 그 경험을 받아들여 개발팀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디테일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고, 직접 찾아가서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개선할 부분을 여쭤보며 조언을 받았다.
OBT는 언제 시작하는가?
김용대 본부장: 일정에 맞춰서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는 단계다. 2018년 2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 같다. 목표로 잡고 있는 일정에서 조금 더 빠르고 철저하게 검수해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OBT에서 RvR 콘텐츠가 들어가는지.
김용대 본부장: RvR은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는데, OBT 시점에서는 아마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 첫 번째 업데이트, 론칭 후 1개월 후에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콘텐츠가 너무 많고 방대해서 압축하여 제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RvR은 조금 뒤에 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케이타 양 디렉터: "중국색이 너무 강하다", "무협은 대세가 아니다". "무협 게임은 나이 든 사람만 한다." 해외 출시를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 들었던 걱정이다. 재미있는 건 중국 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도 똑같은 우려를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론칭을 해보니 젊은층, 여성층 비중도 높다는 것을 실제 데이터로 증명했다. 흔한 무협 게임이 아니라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젊은 분들에게도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천애명월도>를 통해 유저분들이 무협과 중국 문화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정식 출시 후에는 한국 유저의 동향을 분석해서 모두 좋아하실 만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김용대 본부장: <천애명월도>가 오랫동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이를 기준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테스트 과정에서 콘텐츠를 오랜 기간 즐기시고 게임의 장점과 개발팀의 노력을 커뮤니티에 자발적으로 알려주신 유저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