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모바일로의 마케팅 지형 변화는 개인이 모바일 기기를 갖게 되면서 시작됐다.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를 하나씩은 가지고 다니게 되면서 훨씬 정교한 행동 분석이 가능해 진 것이다. 모바일 디바이스는 PC보다 더 일상적이고 밀접하게 사용자의 삶과 연관돼 있고 개인화의 정도도 높다. 일상은 물론이고 업무에도 깊숙이 관여하는 모바일 기기는 나의 행동 패턴과 관심사가 모두 담긴 ‘나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통계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은 하루 평균 80분 가량 사용될 정도로 이용 시간이 긴 종류의 앱이다. 이용 시간이 긴 만큼 많은 양의 개인화 데이터가 축적되며, 그 안에는 유저의 행동 패턴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유저가 게임을 깔았을 때 로그인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 지, 튜토리얼은 하는지, 몇 레벨까지 올리고 오랫동안 접속을 하지 않는지 등의 데이터는 마케터 뿐만 아니라 기획자나 개발자에게도 중요한 데이터다.
순위 등락에는 많은 요소가 관여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저들의 행동 패턴 파악은 필수 요소다.
애드테크 기업 IGAWorks에서 데이터 분석 툴 ‘애드브릭스’를 개발하는 이광우 팀장에 의하면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를 이용한 패턴 분석 방식은 ‘마케팅 비용에 대한 효율을 측정해야 하는 곳’에 적절하다. 데이터에 따라 좀 더 정교하게 타게팅 된 유저에게 확실하게 어필하거나, 유저 패턴에 따라 UI/UX를 바꾸는 등 직관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매스미디어나 오프라인에서의 광범위한 마케팅과 대척점에 있다.
애드브릭스 이광우 팀장
애드브릭스는 모바일 앱 곳곳에 최소 단위의 태그를 심어두고 유저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게 해 주는 툴이다. 게임의 경우 현재 게임의 어느 부분에서 유저들이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지,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유저들이 얼마나 이탈하는지, 이탈한다면 어디에서 이탈하는지 최소 식별값을 앱 곳곳에 태깅해 두면 정교한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퍼블리셔는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연이어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서비스 되고 있는 비슷한 게임의 데이터를 통해 이후 게임의 서비스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애드브릭스를 이용하는 퍼블리셔들은 신규 게임의 데이터 분석 세팅을 “이전 게임 사례와 동일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이광우 팀장은 전했다.
이렇게 유저의 행동 변화를 관측할 수 있도록 게임 곳곳에 '태깅'을 해 두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할 지 데이터를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마케팅 외적으로도 큰 자산이 된다”라고 말한 이광우 팀장은 “최근 화제가 되는 머신러닝이나 AI도 정확한 데이터를 착실하게 쌓는 것부터 시작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저 패턴 분석 툴 ‘애드브릭스’의 경우 태깅을 위해 SDK를 앱에 탑재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별도의 테크 서포트 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애드브릭스 같은 데이터 분석 툴을 이용하더라도 마케터들에게는 관문이 하나 더 있다.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 실제로 마케터들은 하루동안 쌓인 자체 데이터와 매체사 등 외부 데이터를 취합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한 때 마케터로 일하다 IGAWorks에서 데이터 대시보드 생성 툴 ‘캠페인 인텔리전스’를 담당하는 안현정 PM은 “마케터들의 오전 시간은 하루간 쌓인 데이터를 취합하고, 보기 좋게 시각화 하는 것으로 끝난다.”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더 나은 마케팅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간에 단순 취합 작업을 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캠페인인텔리전스 안현정 PM
안현정 PM이 맡고 있는 ‘캠페인 인텔리전스’는 마케터가 보고자 하는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대시보드로 묶어 시각화 해 주는 툴이다. 오픈 API와 CSV 파일 업로드 기능을 제공해 통해 데이터 취합을 쉽고 빠르게 해 주며, 얻고자 하는 정보에 따라 국가/매체/타겟 그룹 별 필터링을 제공하기도 한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기획자나 PM이 데이터 취합과 분석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유용하게 쓰인다.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와 자료를 한데 모아 보기 쉽게 시각화 해 주는 '캠페인 인텔리전스'.
안 PM은 데이터 분석이나 리포트를 만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마케터가 서비스와 이용자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마케터가 얼마나 제품, 또는 앱에 관심이 있는지가 데이터와 리포트의 퀄리티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치만 보는 시대는 끝났다. 의미있는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모바일 마케팅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IGAWorks 안현정 PM(왼쪽), 이광우 팀장